▲ (왼쪽부터) 이동연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예술감독, 이봉주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유명학 정몽구 재단 이사장, 안숙선 판소리 명창, 정명화 첼리스트, 임준희 한예종 교수, 주국창 계촌클래식마을 추진위원장, 이정익 다큐멘터리 감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문화뉴스] 지난해에 이어 첼로 거장 정명화, 판소리 명창 안숙선이 지역의 조그마한 마을을 예술 세상으로 탈바꿈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하 정몽구 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며 강원도, 전라북도, 평창군, 남원시가 후원하는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된다.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는 지역 마을이 지닌 유형 및 무형자산과 장르별 예술을 연계해, 예술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마을주민과 예술애호가와 거장 모두가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의 감동과 가치를 누릴 수 있게 한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정몽구 재단은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를 '클래식 마을'로,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화수군 비전마을을 '국악 마을'로 선정해 계촌클래식축제와 비전국악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해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제2회 비전국악거리축제가 남원시 운봉읍 비전·전촌마을 일대에서 열리며, 제2회 계촌클래식 거리축제가 오는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계촌마을 일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알리기 위한 '2016년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가 2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동 예인홀에서 열렸다.
 
   
▲ 유영학 정몽구 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엔 정명화 첼리스트, 안숙선 판소리 명창을 비롯해, 유명학 정몽구 재단 이사장, 이봉주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임준희 한예종 교수, 이동연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예술감독, 주국창 계촌클래식마을 추진위원장, 이정익 다큐멘터리 감독이 참석했다.
 
유영학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특히 올해는 정명화 선생님과 안숙선 선생님께서 최초로 협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월 19일 계촌클래식 거리축제 개막공연으로 두 예술거장이 협연을 진행할 예정이며, 작곡은 한예종 임준희 교수가 맡았다.
 
이어 유 이사장은 "두 분 선생님께선 지난해엔 산골 마을을 직접 찾아주셔서 꿈나무를 지도해주셨다. 더 많은 이들에게 문화예술 감동을 선사하고 이바지해줄 수 있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이동연 예술감독은 "올해 프로젝트는 마을 곳곳을 무대로 활용으로 하는 거리 축제를 콘셉트로 정했다"며 "마을 주민들의 축제 참여를 높이고, 클래식과 국악 마을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거리 축제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큰 무대가 아닌 작은 무대를 제작했다"고 프로젝트 기본 방향을 이야기했다.
 
또한, 이 예술감독은 "예술꿈나무 양성으로 사회공헌적 취지를 더하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촌마을에서 계촌초등학교, 계촌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 음악가들이 찾아가는 연주 레슨이 열린다. 비전마을에선 안숙선 명창과 제자들이 전국에서 모인 판소리 꿈나무들과 함께 하는 '전국 판소리 꿈나무 캠프'를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 정명화 첼리스트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국악, 동편제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비전국악거리축제에선 17일 안숙선 판소리 명창, 연희집단 The 광대, 칠현금 명인 유경화 & 타악 앙상블 단, 절대歌(가)인, 소리꾼 이자람, 18일 천하제일탈공작소, 피리 명인 곽태규 & 해피뱀부, 판소리 명창 채수정, 19일 남원시립농악단, 청배연희단, 앙상블 시나위,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 등이 공연할 예정이다.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클래식, 계촌 마을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제2회 계촌클래식 거리축제엔 19일 정명화, 안숙선 명창의 협연을 비롯해 계촌별빛 오케스트라, 신나는 섬, 첼리스트 박상민, 20일 킹스턴 루디스카, 온드림 앙상블, 21일 도담도담, 한경필하모닉 신포니에타, 계촌중학교 오케스트라 등이 출연한다. 또한, 음악극, 음악다방, 거리음악대, 골목연주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정명화 첼리스트도 "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평창겨울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 많은 국민이 클래식을 좋아하는 것을 바란다. 이런 개인적 꿈이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로 실현되는 것을 보니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남겼다.
 
안숙선 명창은 "비전마을은 동편제의 창시자 송홍록 선생의 생가가 있는 '국악 성지'다. 지리산 둘레길이 있고, 남천이 흐르고 있는 소박하고 따뜻한 마을이다. 비전마을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악을 사람들이 모두 모일 예정이다. 축제가 보름 남았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안숙선 명창이 협연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명화와 안숙선, 두 음악거장의 협연을 작곡한 임준희 한예종 교수는 "판소리 중에서 일반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춘향가' 중 '사랑가'를 모티브로 세 개의 악장을 구성해 작곡하고 있다"며 "작곡 의뢰할 때, 수 백 년 각자의 길을 달려온 판소리와 첼로 장르가 만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정명화 첼리스트는 "판소리를 처음 듣고, 가슴 깊은 감동이 왔다"며 "평소에 존경하시던 분이고, 판소리 좋아하는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 국악과 클래식을 섞어서 연주를 많이 하는데, 외국에 나가서도 통할 수 있는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판소리와 서양악기를 같이 한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안숙선 명창도 "그동안 판소리가 그 맥이 잘 유지되도록 열심히 했지만, 대중과 만나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점점 더 판소리를 만나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러 장르를 통해 판소리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명화 선생님 공연을 듣고 판소리의 심금을 울리는 느낌을 첼로를 통해서도 받게 됐다. 잘 만나서 다양한 판소리가 공연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 교수는 "정명화 선생님의 첼로를 워낙 좋아했는데, 계속 들어보니 성악적인 선율을 느꼈다. 안숙선 선생님도 우리나라 전통 성악의 정수를 담고 있어서 잘 스며들면 멋진 곡이 나올 것으로 생각해 용기를 냈다. 안숙선 선생님이 먼저 소재가 될만한 음원을 보내주셔서, 어떤 곡을 만들면 좋을지 자료를 검토했고, '사랑가'를 모티브로 하게 됐다"고 작곡 비화를 이야기했다.
 
   
▲ 임준희 한예종 교수가 협연곡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중 계촌마을을 배경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이정익 감독은 "계촌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중심으로 음악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희망을 작품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지난달 초부터 촬영했고, 8월 말까지 촬영한 후 영화 후반 작업을 11월경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상영을 목표로 하는 이정익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아이들끼리의 말다툼이 종종 있을 수 있지만, 물리적 충돌이 없다고 한다. 서른 남짓한 전교생 중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이 없다고 했다. 음악을 통한 장점이자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국창 계촌클래식마을 추진위원장은 "매년 농사만 짓던 작은 마을에 클래식이라는 큰 선물이 왔을 때, 농촌에서 과연 클래식이 되느냐는 두려운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너무나 큰 축제가 됐다. 앞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폐교에 가까웠던 학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을 봤다. 또한, 주민 의식이 바뀐 것이 큰 소득"이라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야기했다.
 
   
▲ 주국창 계촌클래식마을 추진위원장(왼쪽)과 이정익 다큐멘터리 감독(오른쪽)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어 주 추진위원장은 "지난해 메르스 때문에 축제를 치를 수 있는지 아닌지 결정하지 못했다. 메르스가 잦아들 때쯤에 축제 운영이 결정되어서, 홍보를 1주밖에 하지 못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홍보 기간이 짧아 우리만의 리그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외부에서 많이 오셔서 희망 있게 봤다. 지속해서 매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묻자 유영학 이사장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분이 클래식이나 판소리,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우수한 음악가가 나오길 바라는 점이 있다. 끝으로 지역 문화와 발전을 하는 취지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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