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승탑 중 가장 개성있고 화려한 '지광국사 현묘탑', 100년만에 천년거처로 돌아갈 전망

지난 1911년 일본 반출됐다 귀환해 경복궁 한켠에서 현대사의 풍파 견뎌

[문화뉴스 MHN 주재현 기자] 우리나라 승탑(僧塔) 중 가장 개성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받는 국보 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이 보존처리 후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초 승려에게 내려지는 최고의 법계인 '국사(國師)'가 지광국사 해린(984~1070) 스님 입적 후 사리를 모시기 위해 1085년 조성한 승탑이다. 통일신라 후기 승탑의 계보를 이음과 동시에 양식과 표현이 독창적이고 우수해 고려 초 조각의 최고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한때 국내 최대 사찰 중 하나였던 원주 법천사에 모셔져 있던 지광국사탑은 법천사가 몰락하면서 수모를 겪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기억에서 잊혀져 황량한 폐사지에 버려져있던 지광국사탑은 지난 1911년 일본인에 의해 오사카로 반출됐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학술조사 없이 1915년 경복궁 한쪽에 방치된다. 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며 경복궁 인근으로 날아드는 포탄에 산산조각난 것을 십지난 1957년 복원한다. 그러나 복원 기술과 인식의 부족으로 시멘트로 복원하는 등 제대로 된 복원에 실패했다. 

  

국보 101호 '지광국사 현묘탑' ⓒ 연합뉴스

한편 법천사가 있는 원주를 중심으로 폐사지의 석조 유물이 본래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역사계도 본래 자리가 확실한 만큼 귀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날림 보수로 본래 자리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016년 지광국사 현묘탑의 전면 보수·해체가 결정되면서 보존처리 후 어디에 모실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던 중 27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가 지난 21일 법천사지가 있는 강원도 부론면에서 회의를 열고 지광국사 현묘탑을 법천사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되 최종결정은 일단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승탑 복원 위치로 본래 자리인 법천사지 승탑원을 1안, 법천사지 전시관을 2안으로 제시했다. 두 안 모두 원주로 지광국사 현묘탑이 이전하는 방안이라 일단 승탑이 고향으로 돌아오는것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해체 수리 중인 '지광국사 현묘탑' ⓒ 연합뉴스

보존처리중인 전문가는 "1안은 원래 위치지만 보호시설을 설치하면서 경관과 유적 훼손 문제가 있고 지반도 보강해야 한다. 2안은 안정적인 보존환경이 장점이지만 원위치 복원의 진정성이 훼손된다"고 각 안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다른 석조 문화재와 달리 모르타르(시멘트) 복원 공사를 받은 지광국사 현묘탑은 풍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다 습기에도 매우 취약해져 이전에 많은 제약 조건이 따르는 상황이다. 

법천사지를 둘러본 문화재위원들은 이런 전문 의견들을 참고해 보류 결정을 내린 뒤 절터 야외에 노출된 지광국사 현묘탑비(국보 제 59호)와 지광국사 현묘탑을 함께 실내에 보존하는 방안을 수립해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원주시는 올해 전시관 설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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