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애런슨 사장을 비롯해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토니 셀라, 마케팅담당 공동 사장인 케빈 캠벨과 파멜라 레빈에게 해고 통보

월트 디즈니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박현철 기자] 마블 스튜디오, ABC, ESPN등의 회사를 계열사로 둔 '콘텐츠 공룡'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로 과거 '20세기'부터 폭스를 이끌어오던 인물들이 대거 해고됐다.

21일(현지시간)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디즈니와 21세기폭스의 인수합병에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21세기폭스에 오랫동안 몸 담은 주요 임원들이 잇달아 '핑크슬립'(해고통지서)을 받게 되었다.

21세기폭스는 1935년에 설립되어 20세기폭스로 설립해 지난 2013년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크리스 애런슨 사장은 20세기폭스 시절부터 미국내 영화배급 담당 책임자로 일해왔지만 이날 아침 "디즈니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통보를 피할 수는 없었다.

애런슨은 "영화산업이 황금기였던 시절에 배급 책임자로 일한 건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디즈니가 그의 신변 정리에 60일을 줬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토니 셀라를 포함해서 21세기폭스 영화사업부의 월드와이드 마케팅담당 공동 사장인 케빈 캠벨과 파멜라 레빈이 나란히 해고 통지를 받았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 ⓒ연합뉴스

이외에도 과거 20세기폭스 시절부터 영화사업을 함께한 많은 임원들이 '디즈니-폭스 체제'가 들어서면서 살아남지 못했다.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아이거는 전날 총액 71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이번 합병을 마무리한 뒤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하루가 지나가기도 전에 21세기폭스 주요 임원들이 해고 대상으로 거명된 셈이다.

미 방송연예매체들은 디즈니가 이동통신사와 미디어기업이 합병한 AT&T·타임워너 연합군과 미국 내 스트리밍 업계 1위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20세기 스타일의 오프라인 영화산업 주역들을 대거 정리한 것으로 해석했다.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인수로 엑스맨, 데드풀, 심프슨스 등 콘텐츠를 강화함과 동시에 FX,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인디아 등 채널을 다변화하였고 경쟁사 넷플릭스의 경쟁자인 훌루 지분 30%도 덤으로 얻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 '콘텐츠 공룡'이 된 디즈니로서는 넷플릭스 등과의 스트리밍 전면전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계획중이고 미디어업계의 새로운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폭스뉴스와 폭스스포츠는 21세기폭스에서 뉴스·스포츠 부문을 맡고 있었는데, 디즈니와의 합병에서 제외돼 폭스 코퍼레이션이라는 독립회사로 새 출발했다. 미디어 황제로 군림하던 루퍼트 머독이 폭스뉴스에서 여전히 실권을 행사하며 그의 아들인 라클란 머독이 회장을 맡았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