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DDP 디자인박물관서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

 

ⓒ폴 스미스 홈페이지

 

[문화뉴스 MHN 이채원 기자] 세계적인 디자이너 폴 스미스(Paul Smith)의 특별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는 DDP 개관 5주년을 기념해 런던 디자인 뮤지엄과 협력한 특별전으로, 오는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열린다. 
 
폴 스미스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넘치는 에너지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어떤 작품들이 담기는지 미리 살펴보겠다. 

더불어 전시를 관람할 계획이라면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을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1. 폴 스미스

폴 스미스는 패션계의 세계적 거장으로 불리는 영국 출신 패션 디자이너이다. 

폴 스미스는 '위트 있는 클래식'(Classic with a twist)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선보이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의 새로움을 살리는 이른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실천하는 디자인을 지향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간 넘치는 화려한 색채, 과감한 프린트, 장난기 가득한 디테일은 폴 스미스의 작품을 묘사하는 대표적인 수식어이다. 

그가 어릴 적 간절한 꿈을 쫓아 야간에 재단 수업을 들으며 틈틈이 패션 디자인을 배운 곳은 영국의 '노팅엄 뒷골목'이다. 그에 따르면 이 노팅엄 뒷골목은 골목 골목마다 봉제상인과 의류 소재 상점들이 모여있는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메카'인 동대문과 매우 닮아 있다고 전해진다. 

즉 동대문은 폴 스미스의 디자인 철학과 인생을 되짚어보기에 더없이 적절한 상징성을 갖고 있고, 이번 폴 스미스 특별전이 동대문에 위치한 DDP에서 열리는 이유이다. 

한편 폴 스미스는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장은 "모든 곳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You can find inspiration in everytihing)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벽의 그래피티, 꽃, 바다, 개인 작업실 등 특정한 곳에 얽매이지 않은 모든 곳, 모든 사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폴 스미스의 작품세계는 의류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카메라, 자전거, 자동차, 물병 등 다양한 제품군의 디자인에 도전해 온 바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2. 전시 소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에는 폴 스미스의 개인 소장 미술 작품 540여 점 등을 포함한 15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우선 '작은 출발'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폴 스미스가 개업한 첫 번째 매장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 있다. 3m X 3m 남짓한 아주 작은 매장인 '노팅엄 바이어드 레인 1호점'이 정확하게 실제 크기 그대로 전시된다. 

또한 매장을 열고 7년이 지난 시점에 열었던 첫 패션쇼장도 포함된다. 그는 정식 패션쇼를 열 돈이 부족해 작은 호텔방을 패션쇼장으로 사용해 작은 옷장과 침대 위에 옷을 전시했다. 월요일에 전시를 시작했지만 화요일, 수요일까지도 단 한명도 찾아오지 않았던 패션쇼장에 목요일 오후 4시에 첫 손님이 방문했다고 한다. 폴 스미스는 '목요일 4시의 첫 방문객이 폴 스미스의 시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일화가 있는 호텔방 역시 당시 그대로 전시에 재현된다. 전시되는 침대는 실제 폴 스미스가 사용한 침대이다. 

다음으로는 런던에 위치한 폴 스미스 개인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있다. 온갖 잡동사니 같은 오브젝트들이 널려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이 작품을 통해 그가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는 과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Inside Paul's Head'라는 이름의 작품 역시 그가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를 보여준다. 창조, 영감, 콜라보레이션, 위트와 뷰티가 어우러진 이 작품에서는 마치 폴 스미스의 머릿속을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의류가 아닌 다른 제품군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던 역사도 그대로 전시된다. 

영상으로 진행되는 전시품도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 하다. 전시에는 그가 가장 최근에 진행한 패션쇼 영상이 상영되는데, 빈 공간에 세트가 들어오는 것부터 쇼가 끝나고 무대가 철거되는 모습까지가 전부 담긴다. 

폴 스미스는 이 작품을 통해 패션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궁금해하는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3. 관람 포인트

폴 스미스의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가 그대로 재현된 공간, 그가 영감을 얻는 방법 등을 중심으로 표현되는 이번 전시회에에는 '미리 알면 좋은' 3가지 관람 포인트가 있다. 

 - 솔직함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오늘 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폴 스미스는 "솔직함"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다른 디자이너 전시의 경우 자신이 영감을 받는 방법이나 본인의 작업공간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폴 스미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디자이너를 꿈꾸는 지망생들을 위해 솔직하고 과감하게 자신의 작품세계를 낱낱이 공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2013년 런던에서 처음 개최된 폴 스미스 특별전은 역대 런던에서 열린 전시회 중 학생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며 "한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이 전시를 보고 개성적인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시의 제목인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역시 그의 솔직함이 드러난다. 그는 이러한 제목을 짓게 된 이유에 대해 "모두가 제 이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경계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작품에서 드러나는 폴 스미스의 솔직함을 찾아 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다. 

 - 노력

폴 스미스가 '솔직함' 다음으로 강조한 것은 '노력'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무려 2만6천개의 단추를 손으로 하나하나 붙인 작품이 전시된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돈이 아니라 사람들의 노력이 직접 들어갔다"며 "사람들이 직접 노력을 많이 들인 것이 폴 스미스의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전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폴 스미스 브랜드 매장 역시 노력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매장 벽의 그림을 직접 그리거나 특별한 데코 아이템을 고민해서 배치하는 등 '노력'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폴 스미스는 그가 생각하는 패션 디자인에 대한 노력이란 '하이패션'(High-Fashion)과 '데일리 패션'(Daily Fashion)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요즘 세계의 패션 트렌드는 양극화되어 있어, 하이패션만을 추구하거나 데일리 패션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하이패션만을 추구하면 수익을 올릴수가 없고, 데일리 패션만을 추구하면 수익을 올릴 수가 없다. 따라서 이 두 경향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을 하는 것이 패션세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아내에 대한 사랑 

폴 스미스는 이번 전시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을 여기저기에 담았다. 

그는 기자 간담회에서도 "아내는 내 영감의 원천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아내와 연애하던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보여주며 "나는 많이 늙었지만, 폴린(아내)은 이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해 기분좋은 웃음을 자아냈다.  

첫 매장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 'First Shop'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드러나는 폴 스미스의 아내 '폴린'에 대한 사랑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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