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고영찬. yeongchanko@mhns.co.kr
맛집을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고등학생 시절 NGO활동을 시작하여 이사장을 역임한 독특한 청년. 20대 청년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를 이야기한다.

[문화뉴스] 새누리당이 오는 9일에 개최되는 제4차 전당대회에서 청년들에 대한 필요성과 당내에서 청년 지도자를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사상 최초로 '청년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매번 혁신을 외치며 청년들에 대한 파격적인 실험을 통해 구애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관심과 흥행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이번 전당대회가 메인리그에 경량급 후보들만 출마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최고위원 제도가 처음으로 시도되었고 그동안 청년당원들이 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상당수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치권이 청년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시작한건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시작된다. 당시 민주통합당(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청년비례대표를 처음으로 선발하면서 청년들에게 정치권 입문의 기회를 제공했으나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청년 비례대표 순번을 당선권에서 제외해 1명도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취지가 퇴색되고 청년들에게 비현실적으로 강도 높은 선출과정을 요구한다며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만45세까지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40세 미만의 청년대표는 찾아보기 어렵다. 새누리당 청년 최고위원 후보 3명은 모두 40대이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전국청년위원장(청년 몫 최고위원) 후보인 김병관 의원도 40대다.

따라서 청년 대표들의 대표성도 논란이다. 청년을 대표한다고 외치지만 사실상 이들이 2030세대를 대변하기는 어렵다. 당내 2030당원들이 활동하는 기구가 있지만 자립적인 활동이 어려워 쉽게 와해되고 조직구조상 참신한 인재가 당내에서 길러지기란 기대하기 어렵다.

젊은 청년들이 선거에 나섰을 때 부담해야하는 비용도 문제다. 새누리당의 청년 최고위원의 경우 돌려받지 못하는 기탁금만 1000만원이고 당선되면 최고위원의 경우 월 70만원 이상을 당비로 납부해야한다. 더불어민주당도 등록비용과 본 선거비용을 합쳐 1000만원으로 비슷하다. 여기서 선거를 치르는 운영비용은 별도로 지출한다.

현실적으로 2030세대들에게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절대 깰 수 없는 진입 장벽이 있는 셈이다. 이번 선거에 새누리당은 매출 300억이 넘는 회사의 대표, 더불어민주당은 2천억이 넘는 재산을 가진 후보가 출마했다. 대다수 청년과는 거리가 멀어도 많이 멀다.

사실상 정치권은 청년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구애를 하고 있다. 물론 당의 청년을 대표하는 사람은 훌륭한 인물을 선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청년은 당이 모두에게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삶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대표의 모습을 원한다.

신나는 음악과 영화 속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후보, 그리고 피켓을 들고 콘서트에 온 팬처럼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미국의 전당대회 모습과 우리나라의 전당대회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청년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각 지역에서 버스대절로 동원되는 당원이 대다수다.

지난 몇 년간 재창당 수준의 당이 혁신했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청년들에게는 정치권은 멀기만 하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고 청년들의 삶이 가장 어렵다는 지금. 정치권은 '청년 포퓰리즘' 속에 병들어있다.

지금의 청년들은 악재만 가득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N포세대는 기본이고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미래의 복지부담은 커지고 중위연령은 40세를 넘겼다. 정책의 우선순위와 정치권의 관심도 청년에게서 멀어졌다.

의존할 곳이 없는 청년들의 힘든 삶을 정치권이 외면한다면 청년들은 영원히 등을 돌릴 수도 있다. 정치가 궁금해서 입당하거나 선거를 돕는 청년들도 많다. 그러나 이들을 소모품처럼 이용만하고 버려둔다면 당을 이어가거나 정의와 참정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청년들은 다시 좌절하게 된다.

정치권은 늘 청년들을 멋진 문구로 현혹하고 수단이 아니라고 했지만 수단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청년들이 당에 유입되어 참신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제안하고 당은 청년인재를 육성해서 국익신장과 정의실현을 할 수 있는 미래 정치가를 양성해야한다.

정치권은 늘 청년을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실험은 단지 청년층의 표를 많이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 현실성있는 청년대표와 진정성있는 청년들의 정치참여구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당장 세상을 바꾸기보다 지금 당장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공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청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은 정치권 진출을 통한 직접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처음부터 청년이 정치입문을 하기 위해 할당된 비례대표 경선과정만을 거쳐야하는 것도 문제지만 제공된 기회를 보다 적극 활용하는 것도 청년의 몫이다. 청년정치인 배출을 제도화하고 지금의 여성이 비례대표 홀수번을 배정받는 것과 같이 자기계발과 적극적인 참여로 청년들의 입지를 꾸준히 넓혀야 한다.

이제는 청년들을 상대로 포퓰리즘은 멈추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당을 포함한 정치권이 진심으로 청년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 비현실적인 실험을 하기보다는 점차 문제점들을 해소하면서 선순환할 수 있는 청년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손을 내밀기 전에 청년에게 이해와 설득을 구하는 것도 정치권의 중요한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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