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이재우(20·용인대스포츠레저학과)-장혜정(37) 커플은 휠체어댄스스포츠계에서는 살아있는 전설과 같은 커플이다.

4년 전 부터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커플은 국내외 대회를 잇달아 석권하며 최고의 커플로 급부상했다.

특히 장혜정은 중증장애인이라는 신체 조건을 극복하고 장애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다른 선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2014인천장애인AG에서도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휠체어댄스스포츠는 크게 장애인 커플의 휠체어 댄스와 장애-비장애인 커플의 댄스로 나뉜다. 장애-비장애인 커플의 경우 서로 다른 신체적 조건과 능력을 감안해 춤을 추는 만큼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물론 숙련도와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이재우-장혜정 커플의 경기 종목은 스탠더드 부문으로 왈츠, 탱고, 비엔나 왈츠, 폭스트롯, 퀵스텝 다섯 가지다.

이재우는 현대무용을 전공한 어머니의 권유로 초교 2년 때 처음 댄스스포츠를 접했다. 초교 5년 때 전국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고교 재학 시절 전국체전 댄스스포츠 부문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는 등 댄스스포츠계의 꿈나무로 주목받았다. 4년 전부터 휠체어댄스스포츠로 무대를 옮겨 장애인스포츠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 아이를 둔 장혜정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구지부에서 상담일을 하는 '워킹맘'이다. 네 살 때 배꼽 아래 감각을 모두 잃은 그는 2001년 처음 댄스스포츠를 접한 뒤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춤을 추는 동안엔 자신이 장애인인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처음엔 몸이 부자연스러워 장애를 더욱 인식하게 돼 고통스러운 순간도 경험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작은 몸짓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매료되게 됐다. 특히 그는 댄스스포츠 경기 특성상 미적인 부분도 점수에 반영되는 만큼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심혈을 기울여 치장하고 나면 자신감과 활력을 되찾는다.

그는 "배꼽아래 감각이 없지만 이 외의 근육들은 운동을 통해 단련되고, 못하던 움직임도 조금씩 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며 "요즘 들어 진짜 춤을 추는 느낌이 들기 시작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몸을 지탱하기 위해 끈으로 다리와 발목 등을 칭칭 감는 탓에 다리가 많이 붓기도 하지만 그 정도의 고통은 춤을 출 때의 기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동안 국내 대회에 출전하다 지난해부터 세계대회로 눈을 돌린 이재우-장혜정 커플은 이번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댄스스포츠 종목 자체가 이번 대회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인정돼 주변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는 상황. 이런 만큼 이재우-장혜정 커플은 매일 끊임없는 훈련을 반복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커플의 꿈은 댄스스포츠가 패럴림픽 종목에 선정되는 것이다. 금빛 메달을 따 세계적인 휠체어댄스스포츠 커플로 이름을 올리는 게 목표다.

이들은 "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지만 유럽 선수들에 비하면 뒤처지는 게 실상"이라며 “더 노력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문화뉴스 이밀란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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