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며 한낮에는 반팔을 입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초여름의 날씨에 가까워졌다. 가벼워진 옷차림과 날씨와는 반대로 아토피 환자들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아토피 환자들에게 여름은 피부로 드러난 염증과 긁어서 생긴 상처들을 가리기에 급급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열에 민감한 질환인 아토피는 여름의 더운 날씨와 내리쬐는 햇빛으로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성인아토피로 몇 년간 고생하고 있는 박경미 씨(가명, 광주)는 “낮 기온이 높아지면서 피부에 열감과 가려움이 심해졌다”면서 “이제 막 날씨가 풀렸는데 벌써부터 한여름이 오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프리허그한의원 광주점 정창환 원장은 “여름은 아토피치료에 있어 어려움이 많은 시기다. 뜨거운 햇빛과 높은 기온으로 외부에서 가해지는 열 자체가 피부 염증 회복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땀이나 습한 환경 등 기타 자극 요인이 피부에 과민 반응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방에서 아토피를 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보는 만큼 다가오는 여름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의 원칙을 제대로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영유아 또는 유소아 시기의 아이들은 활발한 대사 활동 때문에 기본적으로 열이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화된 성인아토피의 경우 인체 내의 열 조절능력이 저하돼 피부로 몰린 열이 건조감과 가려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열이 배출되지 못해 염증을 악화시키고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는 악순환을 만드는데 여름철 높아진 기온과 햇빛 등으로 피부에 열 자극이 심하게 가해질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아토피증상이 악화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체내의 과잉 열을 진정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체열 불균형을 개선해 피부에 몰린 열을 배출시키고 열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아토피치료는 연고를 통해 염증과 가려움증을 신속하게 개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고만으로 아토피 발생 원인까지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신속한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해 처방되는 연고 외에도 열을 과도하게 발생시키는 체내 장부의 문제를 개선하고 땀을 통해 열을 자연스럽게 배출할 수 있는 피부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목적을 둔 한의학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쉽게 말해 피부 장벽이 무너진 상태다. 장벽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피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피부는 체온을 조절하고 외부의 자극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체내의 과잉 열로 피부 고유의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갑자기 높아진 온도와 뜨거운 햇빛에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에 일시적인 증상 완화가 아닌 몸 내부의 문제를 개선해 피부 고유의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방에서는 우선 몸 내부의 과잉 열을 진정시키는 과정이 진행된다. 열을 진정시킨다는 것은 조절력을 회복해 열의 원활한 배출을 돕고, 피부 기능을 개선해 땀이 잘 나는 피부로 만들어 내부에서 발생한 열이 자연스럽게 외부로 배출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어떤 장부가 과도한 열을 만들어내는지 파악하여 장부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 소화기의 문제인지, 스트레스나 피로로 인한 간 또는 부신 기능의 문제인지, 자율신경계 불균형의 문제인지 등을 진단해 그에 맞는 처방과 치료 설계가 이뤄진다.

지난해 여름 엄청난 폭염을 기록했던 만큼 올해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고 기상청이 예측했다. 정 원장은 “올바른 아토피치료와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여름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열과 아토피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고 피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주력해 아토피 환자들도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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