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합작 2016 아시아 연출가전 이지은 작 이광복 연출의 정란 피에타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이지은은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장생전의 양귀비 형상 연구](2006)로 박사 학위를 받고, 중국 중산대학교에서 포스트 닥터를 역임했다. 고려대학교 중국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경북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 [중국문학의 즐거움](2009), [중국 고전극 읽기의 즐거움](2011), [희곡 삽화의 서사성 고찰 - 난홍실본 장생전을 대상으로](2014) 등이 있다.

이광복은 중국희곡학원에서 경극연기를 전공하였으며, 연극연출, 무용극연출, 뮤지컬 연출, 안무가로 다양한 작품에 참가해 왔다. 연극, 무용, 중국경극 등의 경계를 넘나드는 움직임이 강조되는 작품에 관심을 갖고, 홍콩, 한국, 중국의 페스티벌에 참여해 왔다. 한국, 홍콩, 중국, 대만, 몽골 등에서 연기, 문화콘텐츠, 한국 연극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작품으로는 '이중문' 'Old Time' 'Blow - up' 'THE NEEDS', 국립창극단 '적벽' 등이 있다.

   
 

<정란, 피에타>는 각목사친은 중국 원나라 곽거경이 쓴 '이십사효'(二十四孝) 중에 22번째 나오는 이야기다. 중국 한(漢)나라 때 효자 '정란'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나무로 조각해 모셨다. 그의 아내가 불만을 품고 조각상의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자 피가 흘러 나왔다. 나무 조각상들은 외출하고 돌아온 정란을 보자 피눈물을 흘렸고, 자초지종을 들은 정란은 아내를 쫓아냈다.연극제목 <정란, 피에타>에서 '피에타'란 이탈리아어로 슬픔을 뜻한다.

중국의 각목사친(刻木事親)을 재창작한 <정란, 피에타>의 내용은 50대 가장이 치매증세로 작고한 모친을 여전히 생존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앞에 머문 노숙자 노파를 고향에서 올라온 노모로 착각하고 집안의 한 방으로 모신다. 이런 남편의 행동을 보고 대하는 부인과 딸의 동태와 친지인 의사의 진단, 그리고 노숙자 노파가 이 집에서 죽기까지의 일화와 가족의 모습이 극 속에 펼쳐진다. 남편의 효성 심 을 잘 아는 아내는 남편의 행동을 이해하고 버티지만, 한창 피어오르는 중학생 연령의 딸에게까지는 납득시키지 못한다. 남편의 치매 증세까지 감내해야하던 아내는 노숙자 노파가 숨지자 비로소 제 정신으로 돌아온 남편과 딸의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 <정란, 피에타>는 이 불볕 같은 여름 무더위를, 효성심과 가족 사랑으로 식혀주는 한편의 청명한 바람 같은 연극이라 평하겠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중앙에서 하수 쪽으로 낮은 단을 깔고, 상수 쪽 객석 가까이에도 단을 깔아 중앙부분은 식탁과 의자를 놓아 거실로 설정을 하고, 상수 쪽은 작은 방으로 노파가 머물도록 한다. 여러 개의 백색 수직의 선으로 된 조형물을 천정으로부터 내려 차단벽으로 설정하고, 대형매점이나, 카페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무대 전면은 상수 쪽 집 문까지의 통행로가 된다.

   
 

이규동이 치매를 앓는 가장, 전애현이 부인, 김예림이 딸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여지영이 노파로 출연해 독특한 무언극 연기를 펴고, 김흥모가 의사, 김은혜와 손은경이 딸의 학교동급생, 양 범이 대형매장에서 일하는 젊은이로 출연해 역시 호연을 펼친다.

협력연출 유홍도, 움직임감독 구효신, 무대감독 강현호, 무대디자인 홍수화, 조명디자인 최관열, 음악감독 심재윤, 작곡 김건수, 편곡 최민성, 의상 김정향, 분장 이승주, 사진 유창화, 조연출 서지원 등의 공연 스텝진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겸 예술감독 성준현, 기획 지대현 그 외의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한중합작 2016 아시아연출가전 이지은 작, 이광복 연출의 <정란, 피에타>을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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