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2014 국립극단 가을마당'에서 세계 최초로 청소년극 '타조 소년들'을 선보인다.

키스 그레이의 히트 소설 '타조 소년들(Ostrich Boys)'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영국 어린이 청소년극의 촉망받는 극작가 칼 밀러가 극본을 쓰고, 지난해 국립극단 '노란 달(Yellow Moon)'로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토니 그래함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토니 그래함 연출은 '노란 달'에서 국립극단 청소년극이 청소년만을 위한 연극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이번 '타조 소년들'도 역시 풍부한 상상력과 세밀함으로 네 소년의 여정을 그려낸다. 이번 작품은 관객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블레이크, 씸, 케니와 로스는 서로에게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절친한 친구 사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친구 로스가 죽고 남은 세 친구는 실의에 빠진다. 게다가 그의 장례식장은 온통 위선과 실망으로 가득하다. 남은 세 친구는 친구 로스가 살아 있었을 때 했던 말을 기억하고 그의 유골함을 훔쳐 긴 여행을 떠난다. 동쪽 해안을 따라 작은 마을 '로스'까지 261마일에 걸쳐 좌충우돌 험난하기만 한 소년들의 여정 속에서 이들은 잃어버린 로스의 삶의 조각들을 찾아가고, 마주하기 힘든 진실과 직면하게 된다. 로스는 불확실함으로 가득한 인생에서 친구들을 안내하는 등대가 되어 세 소년을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만나게 한다. 우리는 이들과 함께 인생의 한 부분인 죽음과 상실을 가슴 깊이 끌어안으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극적인 여정을 함께 떠나게 된다.

'타조 소년들'은 온전히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작품 속에서는 단 네 명의 소년만이 무대를 채운다. 죽은 로스를 제외한 세 명의 소년들은 어른이 되었다가, 여자가 되었다가 다양한 인물들의 역할을 해낸다. 이를 통해 소년들의 눈으로 본 어른, 소년들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려낸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누구보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불안과 혼란이 너만의 외로움이 아니라고 슬쩍 손을 잡아주며 위로를 건넨다. 세 소년은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와 진정한 자아로 거듭나게 된다. 작품은 갈수록 각박해진 세상을 사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박차고 깨어나 행동할 용기를 준다. 이 엉뚱한 여행은 잊고 있던 '소년'들의 뛰는 심장과, 감출 수 없이 폭발하는 감정들을 발견하게 하며 삶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놀라운 희망으로 조용히 우리를 안내한다.

'타조 소년들'은 소년다운 모험과 역동이 넘치는 연극이다. 네 소년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경쾌한 연극적 상상력과 위트는 마치 4인조 록밴드 음악을 듣는 것처럼 다양한 개성과 매력이 넘친다. 원작의 탄탄한 극적 전개를 따라가는 소년들의 섬세한 심리변화와 극적인 반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단 네 명의 배우가 출연해 스무 명이 넘는 배역을 변화무쌍하게 선보이는 '타조 소년들'은 연극이 가진 진짜 재미와, 진실, 수많은 질문과 유머가 담긴 작품이다. 연극의 형식은 작품의 주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품을 완전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만들고, 배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오감을 집중하게 한다. '타조 소년들'은 관객들을 무대로 깊게 빠져들게 하며 새로운 스토리텔링 연극의 긴장감 넘치는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원작 소설인 키스 그레이의 '타조 소년들'는 2008년 발표되어 각종 상을 휩쓸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원작은 십대 소년들의 이야기 중에서도 자살이나 왕따 같은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우정과 희망을 이야기 한다. 작품의 핵심에 모험이라는 흥미로운 요소가 담겨있고, 로스의 죽음에 의문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짜여져 있어 서사의 재미 또한 알차다. 칼 밀러는 현재 영국 어린이 청소년극의 주목받는 극작가로 20명이 넘게 등장하는 원작을 단 네 명의 배우가 소화할 수 있도록 집약적인 극본으로 탄생시켰다. 오로지 배우의 연기와 이야기만이 연극의 진실 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는 토니 그래함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역시 배우들과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김지훈, 김평조, 오정택, 박용우 네 배우의 넘치는 에너지와 활기에 토니 그래함 연출의 깊고 따스한 손길이 더해져 작품을 더욱 풍부하고 알차게 만들 것이다.

이번 공연은 15일부터 30일(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8시,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 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리며, 예매는 국립극단과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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