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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김지현 기자] ’한국 대중 음악사의 거장’ 정태춘, 박은옥 부부가 ‘40주년 전국 투어 콘서트’ 전반기 11개 도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태춘, 박은옥(이하 정박) 부부는 최근 순천 문화 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정태춘 박은옥 40’ 콘서트-날자, 오리배’(이하 ‘날자, 오리배’)를 개최했다.

이로써 이번 정박 부부의 투어 콘서트는 제주에서 시작해 서울, 부산, 전주, 창원, 강릉, 양산, 대전, 성남, 인천 등으로 이어져 순천에서 전반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총 11개 도시 투어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다수의 공연이 초기 매진돼 티켓 파워와 현장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전반기의 마지막 순천 공연 역시 일찌감치 모두 매진됐으며, 정박 음악 이력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18곡의 노래들로 채워져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이날 공연은 박은옥의 오르골 연주로 시작되는 정태춘 1집 수록곡 ‘서해에서’로 막을 열었다. “이제 40살이됐다”는 정태춘의 인사 멘트가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낸데 이어 초기 앨범 수록곡들인 ‘회상’, ‘촛불’, ‘윙윙윙’이 연달아 펼쳐졌다. 또 활동 중기의 ‘북한강에서’, ‘꿈꾸는 여행자’를 거쳐 최근 발표한 데뷔 40주년 기념앨범 ‘사람들 2019’에 수록된 신곡 ‘연남, 봄날’까지 40년을 거슬러 오르내리는 시간들로 꾸며졌다.

후반부는 보다 역동적인 레퍼터리들로 진행됐다. 비장한 절창의 ‘5.18’을 비롯해 비극적 서정성의 백미라 칭하는 ‘빈산’과 시대 은유의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정태춘의 서사적이며 힘찬 보컬의 ‘정동진3’,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92년 장마, 종로에서’ 등으로 마무리됐다. 그간 많은 사랑을 받은 ‘시인의 마을’, 전통가요 작풍의 ‘양단 몇마름’도 사이사이에 불려졌다.

공연 마지막 곡은 ‘수진리의 강’으로, 박은옥은 곡 후반에 전체 공연을 마무리하는 편지를 읽었다. “우리의 노래가 여러분들의 위로와 힘이 되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를 오래 기다려주고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돼 준건 오히려 여러분들이었다. 지난 40년 너무 감사했고 그 긴 시간 여러분들의 가수로 살게 해주셔서 영광”이라며 관객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관객들의 아쉬움 속에 ‘사랑하는 이에게’를 앵콜곡으로 부르며 2시간30분에 이르는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공연은 정박 부부의 포크 기타 연주를 기본으로 기타(염주현), 드럼(은성태), 키보드(박만희, 신지아), 베이스 기타(이경남)등의 고정 밴드와 3인의 여성 코러스(유연이, 김은희, 최문정), 바이올린(홍윤경), 첼로(민채연)와 국악 구음창(유주현), 바리톤(박정섭) 등 12명의 협연이 더해져 깊고 다채로운 부부의 음악 세계를 담아냈다.

박은옥의 진행 솜씨도 빛을 발했다. 차분하면서도 때로는 재치있게 곡 배경과 부부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노래 중간중간 풀어나갔다. 이런 진행은 관객들이 공연을 더욱 잘 즐기고 몰입할 수 있게 했다.

공연장 로비에는 세종미술관전시에서 옮겨온 주요 아카이브 자료들과 정태춘의 붓글 작품들이 전시 판매됐다. 공연을 마친 후 정태춘은 붓글, 책과 음반 등에 사인을 해주며 팬들과 가까이 만나는 사인회를 가졌다.

정박의 40주년 투어는 여름 한철을 쉬고 오는 9월부터 울산, 평택, 청주, 수원, 의정부, 진주, 대구, 천안, 원주, 춘천, 서울(앵콜) 등 총 11개 도시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전반기 공연이 뜨거운 관심을 얻었던 만큼, 후반기 역시 연이은 매진 행렬이 예상되고 있다.

정박 40 프로젝트와 방송 출연/
이번 전국 투어 콘서트는 정태춘과 박은옥의 활동 40년의 문화사적, 사회적 의미를 조망하기 위해 2019년 연간 진행되는 기념 사업인 ‘정태춘 박은옥 40프로젝트’ 일환으로 기획됐다. 거기 에 앨범, 출판, 전시, 학술, 아카이브, 트리뷰트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봄에 40주년 기념 정태춘 앨범 ‘사람들2019’가 나왔고, 정태춘 시집 ‘노독일처’와 '슬픈 런치’ 등 총 2권이 나왔다. 또, 문화 예술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40여 명의 필진이 집필한 헌정 출판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미술인들 50여명이 참가한 기념전 ‘다시, 건너간다’가 진행되고 거기에 정태춘의 붓글 작품 30여점이 출품된 바 있다.

정태춘 박은옥은 20여년만에 ‘열린 음악회’와 ‘불후의 명곡’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정박 부부의 음악 활동과 관련한 학술 행사가 상반기에 한차례 있었으며 8월중에 또 한차례의 학술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범문화 예술계의 참여와 대중의 반응/
이 프로젝트는 지난 2월 ‘정태춘 박은옥 데뷔 40주년 기념 사업 추진 위원회 발족식’을 통해 구체화됐으며, 이 가운데 음악, 미술, 영화, 사진, 문학, 언론, 학계 등 타장르의 문화 예술계 인사들 100여명이 추진 위원으로 참여해 그 문화사적 의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나 정박에 관한 언론,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과 예우 역시 각별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그들이 그간 그들의 노래에 담았던 진지하고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와 소외자들에 대한 연민과 연대 등 성실한 실천 활동에 관한 아낌없는 지지와 감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그들이 단지 시대의 유행이나 트렌드에 따라 부침하는 대중 가수로서의 위상 그 이상을 가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박 부부는 “공연 중에 울고 계신 많은 분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이후는/
정태춘은 “프로젝트가 모두 끝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개봉 예정인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정태춘’(가제)가 촬영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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