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하이힐을 신고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종이컵을 들고 샤넬 백을 멘 시스루 한복 입은 여인. 동양화에 현대 여성을 표현한다면 이것보다 더 나은 표현을 없을 것 같다. 격식이 있는 한복을 입어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지만, 행동들은 결코 격식을 차리지 않는다. 화폭에 나타난 여인들의 이러한 모습이 화가 김현정이 말하는 '내숭'이 아닐까 싶다.

   
 

어딘가 묘하게 혜원 신윤복의 화풍과 닮아 있다. 그리고 그 속에 나타난 여인들의 모습도 닮아 있다. 신윤복이 당대의 금기시되었던 남녀 간의 연애, 기녀들을 그려내 해학을 담아냈던 것처럼 김현정의 그림 속 여인들의 모습도 내숭을 피우는 모습이 해학적이다. 실제로 김현정이 신윤복의 그림을 보고 동양화에 매력을 느꼈다고 하니 그 모습이 닮아있는 것은 당연한 듯도 싶다.

『내숭』을 보는 20~30대 여성이라면 꼭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재밌으면서도 내숭떨며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조소를 날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화가 자신이 아직 20대라 그런지 그 나이대의 여성들의 속내를 꼭 집는 그림의 주제도 특징적이다.

지난 6월 가나아트센터 개관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는 그녀의 <2014 내숭올림픽> 전이 있었다. 특히 20대의 젊은이들을 그림이라는 어려운 매개체로 끌어들였다는 것이 단연 돋보인다. 화가 김현정을 표현하기엔 한국화의 아이돌이란 단어의 그릇이 너무 작다.

[글] 아띠에떠 아니 artietor@mhns.co.kr 

아니 [부사] 1.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 어떤 사실을 더 강조할 때 쓰는 말. 모두 공감하지 못해도 좋다. 설득시킬 마음은 없다. 내 삶에 나도 공감하지 못한다. 대학에서 문학평론을 전공하고, 언어교육학으로 석사를 마쳤다. 지금은 독서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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