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자유로워야 할 공론의 장에서 예술과 표현의 자유 짓밟혀

출처: 연합뉴스/ 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참여한 박찬욱·임민욱 작가가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중단에 항의해 자신들의 작업 주변에 붙이려던 '검열에 반대한다' 메시지

[문화뉴스 MHN 김예진 기자] 일본의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표현의 부자유'전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자초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가 예술을 통한 도시 혁신을 꾀하고자 마련한 예술제이다. 나고야시는 본래 도요타로 대표되는 일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트리엔날레는 세계 미술계에서 그 위상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압력에 의해 일부 기획전을 취소하여 "전후 일본의 최대 검열"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비엔날레·트리엔날레는 다양한 정치·사회 현안과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접목하여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가는 국제적인 장이다. 지난 5월 개막한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기후변화, 이민·이주 등을 다룬 작품이 대거 출품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소녀상'이 출품된 기획전인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이름 처럼 스스로 '표현의 부자유'를 선언한 예술제가 됐다.

일본 정부의 압박과 우익 세력의 항의로 기획전을 페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인들은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가장 자유로워야 할 공론의 장에서 짓밟혔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시 현장을 둘러본 한 국내 중견 기획자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명백한 검열이라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기획전에 참가한 일본 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中垣克久)는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사회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 아닌, 비판의 칼날을 일본 정부에 향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시장을 찾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진지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었다. 지역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한 일본인 남성은 "기획전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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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 트리엔날레, '소녀상' 기획전 폐쇄로 '표현의 부자유' 오명을 자초해

가장 자유로워야 할 공론의 장에서 예술과 표현의 자유 짓밟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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