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 100명이 한국 근현대문학의 주요한 중단편소설 100편을 낭독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EBS, 커뮤니케이션북스 등 세 기관이 함께 한국 문학 100년을 재조명하는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낭독 작품은 EBS 라디오를 통해 방송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오디오북으로 유통한다. 낭독자 인세에 해당하는 수익금은 참여 배우의 공동명의로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되어 연극인 복지를 위해 쓰인다.

세 기관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낭독 배우 섭외를, EBS는 콘텐츠 제작을,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작품 확보와 오디오북 유통을 맡았다. 세 기관은 출판과 연극과 라디오의 '콜라보'를 통해 100여 년에 걸친 한국 근현대문학의 발자취를 재조명하고, 함께 읽고 귀로 즐기는 낭독이라는 새로운 독서 문화 확산에 앞장선다.

낭독 작품은 한국 근현대문학 중단편소설 중에서 문학사적 가치와 작품성, 그리고 낭독성을 고려해 작가별로 각 1편씩 총 100편을 선정한다. 1차로 근대문학의 태동기인 1910년대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발표된 작품 중 50편을 선정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민족진영 작가의 인기작뿐만 아니라 잊혔던 카프진영 및 동반자 작가의 작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여성주의 소설 등을 포함했다. 2차는 한국전쟁부터 제5공화국 시기까지 50편을 선정할 예정이다.

참여 배우는 박정자 이사장을 비롯해 우리 시대의 내로라하는 연극배우들을 망라한다. 남자 배우는 원로 이순재부터 신예 이희준까지 고루 참여한다. 스크린과 TV에서 한창 바쁜 황정민, 송일국, 안재욱, 오달수 등도 소설 한 편을 맡아 읽는다. 여자 배우로는 강부자, 손숙, 박해미, 오지혜, 예지원 등이 친숙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낭독은 작품 발표 당시의 문장과 어투를 가능한 한 그대로 살려 읽음으로써 원작의 맛을 최대한 살린다.

낭독 작품은 내년 1월부터 EBS FM '책 읽어 주는 라디오'에서 방송한다. 이후 오디오북으로 제작해 공공 및 초중고 도서관에 유통하는 것은 물론 여러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개인에게도 판매한다. 시각장애인학교 등에는 무료 배포한다. 추후 스마트폰용 앱 개발도 추진한다.

   
 

김명순의 '나는 사랑한다' 작품을 낭독한 한국연극인복지재단 박정자 이사장은 "평소에도 낭독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소설이나 시를 관객에게 들려주는 공연을 하고 있다"며 "오디오북 낭독은 연극배우에게 새로운 무대, 새로운 기회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용섭 EBS 사장은 "낭독으로 작품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능력과 드라마 연기능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이번 낭독 프로젝트에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100명의 배우가 참가하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는 이번 작업이 "근대를 통과하면서 잃어버린 우리 문학의 낭독성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스마트폰 세대에게 문학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세 기관은 2일 오전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각 기관 대표와 배우 남명렬, 송일국, 예지원, 김호정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김석만 교수가 참석했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작품의 낭독을 시연하기도 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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