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실수연발' 중 에페서스의 드로미오(김정환) 대사

[문화뉴스]

   
 

"넌 내 거울이지, 동생이 아니야."

떨어져 지내던 동명의 쌍둥이가 처음 만났을 때, 둘은 서로를 뭐라 부를까?

에페서스에 사는 안티포러스(임영준)와 시라큐스에 사는 안티포러스(안병찬)는 쌍둥이다. 어렸을 적 불의의 사고로 각각 에페서스와 시라큐스에 거하게 된 두 안티포러스는 각각 쌍둥이 하인 드로미오(김정환, 김정호)와 함께 자랐다.

아버지와 함께 살던 시라큐스의 안티포러스가 자신의 쌍둥이를 찾기 위해 국교가 단절된 에페서스에 몰래 들어오게 되는데, 여기서 에페서스의 안티포러스를 아는 이웃, 친구, 가족들은 시라큐스의 안티포러스가 자신들이 아는 안티포러스라고 생각하게 되며 여러 오해가 쌓여나간다. 두 명의 안티포러스를 하나의 안티포러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깊어지는 오해, 쌓이는 실수. 결국 대단원에서 두 안티포러스가 재회함으로써 이 소동은 행복하게 결말이 난다.

 

   
 

안티포러스와 함께 엄청난 혼란을 겪어야 했던 두 명의 드로미오. 이들은 두 안티포러스가 서로의 만남을 감격해하며 기뻐한 이후에 마음 놓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감격할 수 있었다. 시라큐스에 사는 드로미오는 에페서스의 드로미오에게 '형님'이라 부른다. 그러나 에페서스의 드로미오는 '형님'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 그는 시라큐스의 드로미오에게 "넌 내 거울이지, 동생이 아니야"라 말한다.

보통의 가족의 의미를 넘어, 잃어버린 내 반쪽, 자신의 자아를 되찾았다고 생각한 탓일까? 아님, 소중한 사람을 찾았다는 그 기쁜 사실 자체가 서열 따지기에 의해 조금이라도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탓일까? 결국 드로미오는 누구 먼저 파티의 장에 들어서지 않고, 함께 손잡고 발걸음을 맞춰 동시에 무대를 떠난다. 두 드로미오의 불편하고 들떠있던 보폭은 앙증맞은 균일함으로 진정되고 있었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실수연발
   - 공연날짜 : 2016. 12. 3 ~ 28.
   - 공연장소 : 명동예술극장
   - 작가, 연출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서충식, 남긍호(공동연출)
   - 출연배우 : 박윤희, 백익남, 김정호, 김정환, 이동준, 박완규, 박지아, 이기돈, 황순미, 임영준, 정혜선, 김선아, 우정원, 백석광, 문현정, 정현철, 안병찬, 이기현 등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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