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그리는 작가 노원희, 학고재 전관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
  • 이은비 기자
  • 승인 2019.11.0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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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보다 현실적인 초현실적 회화
은유의 미학
출처=학고재
출처=학고재/지붕 위에 앉고 싶은 사람, 2018, 캔버스에 아크릴릭, 100x80.3cm

 

[문화뉴스 MHN 이은비 기자] 학고재는 오는 11월 8일(금)부터 12월 1일(일)까지 노원희(b. 1948, 대구) 개인전 '얇은 땅 위에'를 연다. 노원희가 지난 1991년 이후 28년만에학고재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노원희는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활동한 민중미술가다. 지난 40여 년간 비판적 현실주의와 여성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학고재는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민중미술 대표 작가들의 전시를 열었다. 뚜렷한 시대 인식을 바탕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미술의 언어로 비판해온 이들이다. 역사의 목격자이자 현장의 일원으로서, 오늘을 충실히 기억하고 더 나은 내일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는 학고재 본관과 신관에서 함께 여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노원희의 구작 중 10여 년이상 전시되지 않은 작품들을 처음으로 내보이는 한편, 최근 2년 간 제작한 새로운 화면을 심도있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1990년대 구작부터 최근작까지 총 36점의 작품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지난 2017년 아트인컬처에 '노원희전: 타자의 서사'를 기고한 장파 작가가 전시 서문을 쓴다.

노원희는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현실과 발언' 동인이다. 삶과 예술이 서로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작가로서의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노원희는 자신과 가족의 일상을 바라보는 눈으로 사회 현실을 관찰한다. 그러다 무거운 사건을 마주하면 붓을 든다. 폭력에 내몰린 약자들의 삶을 온기 어린 붓질로 기록한다. 거대 서사가 누락한 개인의 상처를 보듬는 일이다.노원희가 목격한 오늘의 현실은 곧 무너질 땅처럼 위태롭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은 비단 소수의 피해자가 아니다. ‘얇은 땅 위에’ 발 디딘 우리 모두의 삶이다.

학고재 전관에서는 총 36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품 제작연도가 1995년부터 2019년에 걸쳐 있다.본관에서는 최근작을 집중 조명한다. 근래 일어난 한국의 사회적 사건과 이를 겪은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회화다. '얇은 땅 위에'(2019)의 화면에 현대중공업 노조 시위자들의 엎드린 모습이 드러난다. '광장의 사람들'(2018)은 광화문 촛불집회를 소재로 한다.세월호희생자, 삼성반도체 산재 희생자, 민주언론시민연합 후원회원과 주변 인물등 작가가 보고 들은 모든 이름들을 배경에 빼곡히 적었다. '기념비 자리 2'(2018)에 그린 검은 탑은지난 2012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의 송전탑 고공농성을 떠올리게 한다. 작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참변으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얼굴도 함께 보인다.

신관에서는 구작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자화상을 잘 남기지 않는 노원희의 '95 자화상'(1995)을 만나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작업은 주로 자신과 가족, 주변인의 삶을 소재로 한다. 개인의 삶을 중심으로 하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바라보고자 했다. '돼지국밥 30년'(2006), '오래된 살림살이'(2001) 등에서 노원희 작업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노원희는 일상적인 사물과 주변 풍경에 문제의식을 투영한다.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삶에 무게와 의미를 부여한다. '집 구하러 다니기'(2006)에서는 보금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의 돌처럼 무거운 심경이 잘 드러난다.

그녀가 그림으로 그려내는 기록과 재현의 윤리는 타인의 삶을 기억하는 것, 그들의 삶을 말하는 것, 그리고 투명하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생의 의미를 조명하는 것, 바로 그런 것이다. 노원희의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8일(금)부터 12월 1일(일)까지 학고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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