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로 표현한 점멸의 시간, 작가 민보라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 오윤지 기자
  • 승인 2019.12.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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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11일(수)부터 12월 17일(화)까지 갤러리 도스에서 작가 민보라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개최
출처: 갤러리도스,
출처: 갤러리도스, 작가 민보라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포스터

[문화뉴스 MHN 오윤지 기자] 12월 3일 작가 민보라가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개최 소식을 전했다.

작가 민보라는 관객이 작품을 관람하기 전, 마음에 지니게 되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에 대한 긴장을 무색하게 할 만큼 동시대적인 이미지를 다룬다. 개념이나 관념보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장면들은 각 작품에 드러난 공간에 몰입하고 공감하게 유도한다.

작가는 먹을 사용함에 있어 획과 같은 선으로 표현하기보다 화면에서 빛을 머금고 형태를 이루는 구체적인 공간과 사건을 안개처럼 채우고 퍼트린다. 순지에 먹으로 그려진 형상은 작품 뒷면에서 관객의 시선을 향해 발산하는 은은한 빛과 함께 부드럽게 스며든다. 먹이 지닌 따뜻하고 투명한 암흑은 태양과 달이 공존하는 어스름의 시간대가 주는 찰나의 명확함과 희미함 사이의 점이지대를 담아냈다.

그의 작품들은 동양화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는 LED조명이나 음향기기같은 기계 매체를 사용했다. 색의 사용이 절제된 화면의 저편에서 발하는 인공의 빛은 순지를 거치고 따뜻한 색감으로 다듬어진 후 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제로 조명은 빛이 투과되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순지의 물성과 어우러져 앞서 소개한 먹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제시한다.

사람이 만들어낸 빛이란 작가에게 있어 자연처럼 반복되는 세월의 조각이다. 조명이 비추는 공간은 그곳을 스친 사람들의 흔적과 함께 새겨지고 풍화되어 무뎌진다. 인공의 불빛 역시 수명이 다하면 교체되고 아무 일 없던 듯 제 역할을 묵묵히 이어나간다. 이렇듯 도시의 빛은 세월을 밝히고 품어가며 느리고 깊은 호흡처럼 순환한다. 작가는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의 거대하고도 느린 세월에 대해 화려하고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그 감탄과 찬사에 가려지고 잊고 있었던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고 소박하며 짧은 세월을 담담히 보여준다.

또한 찬미 받고 공들여 보존된 긴 시간이 차지한 자리의 구석에서 거리낌 없이 교체되고 부서진 작은 시간의 파편에 주목한다. 순지 위에 퍼지는 먹의 맥동은 마치 제어할 수 없는 인생의 힘을 지니고 번짐이 멈추게 되는 어딘가에 도달하며 형태를 자아내고 시간처럼 말없이 우리가 살아온 공간의 주변에서 존재한다. 동양화 기법으로 그려낸 광경에서 보이는 빛과 설명되지 않은 모든 색을 어우르고 있는 그림자 역시 생명을 이어나가는 들숨과 날숨처럼 너무도 당연히 과거에서부터 오늘까지 존재하며 내일도 존재할 것이다. 민보라의 작품은 곧 우리가 살아가며 무신경했던 순간의 모습이며 그렇게 흘려보낸 세월에 대한 기억이자 헌사이다.

작가 민보라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는 오는 12월 11일(수)부터 12월 17일(화)까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에 위치한 갤러리 도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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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로 표현한 점멸의 시간, 작가 민보라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오는 12월 11일(수)부터 12월 17일(화)까지 갤러리 도스에서 작가 민보라 개인전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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