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페기 구겐하임'이라는 이름만으로 무거운 드라마 같은 영화가 다가왔다. '페기 구겐하임 : 아트 애딕트'는 천재적인 직관력으로 무명의 예술가들을 발굴해서 현대 미술 화단의 기둥을 만들어준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페기 구겐하임'은 그가 한 일로 이미 어마어마한 사람이고, 그 이전에 기존에 보편적이던 여성의 역할을 개척한 최고의 모험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섹스'를 하나의 소통방식으로 여겨 호사가 들에게 자주 내리올라 가십성에도 맞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면이 있는 여자를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렸을까? 개인적으로는 그 사람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 하기에 다큐멘터리로 그렸어도 충분이 어느 극적인 소설 못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유명한 타이타닉 영화에서처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몇백억을 유산으로 받은 어린 아가씨. 그리고 독학으로 예술을 공부하고, 최고의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화단과 예술계를 휩쓸고 세계대전에서 미술품들과 아티스트를 구하고, 베네치아에서 자신의 섬을 만들어 최고의 명성을 만들었던 사람. 그 때에는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어느 교과서 속 사람처럼 혼자 외로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결국 인정받은 영웅과 같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너무 사소한 것조차 '페기 구겐하임'을 중요시 여겨 마치 잘못된 부페 식단을 선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 너무 대단해서 골라 영화로 만들기 어려운 소재이지만, 그래도 드라마틱한 전개와 흡입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절제도 필요하거늘, 마치 감독과 작가가 자신이 모든 수집한 것들을 선보이는 것에 끝나는 것 같다.

이야기는 나열 되었지 힘겹게 전개된 느낌이다. 우리가 굳이 '베네치아에서 페기 구겐하임이 제공했던 음식이 맛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할지, 그것이 유머였다면 개인적으로는 코드가 안맞었던 것 같다.

페기 구겐하임이 대단한 면이 있는 줄을 알았지만, 이런 속 이야기가 있었구나! 라는 것을 넘어서 참 조사하느라 노력했네 근데 굳이 저런것 까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글쎄, 이것은 영화라기 보다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보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페기 구겐하임과 그의 역사적 가문, 그리고 멋있는 예술가들을 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하고 좋았지만, 완벽한 영화라 하기엔 그 구성력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페기 구겐하임'이기에 좋았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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