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강동지부의 김수미 작 이성구 연출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서울연극협회(서울연극협회장 송형종)와 강동아트센터(관장 노재천)가 공동주최하는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예술감독 정상철)가 오는 4월8일(토)부터 27일(목)까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강동지부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을 시작으로 6월에 있을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의 본선티켓을 두고 서울시 9개 지역구 대표 작품들이 벌이는 예선대회다. 서울연극협회 산하 9개 지부(강동, 서대문, 서초, 강북, 금천, 구로, 동작, 노원, 양천)가 각 작품 활동을 지원, 운영한다.

첫 번째 공연인 강동지부의 김수미 작 이성구 연출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을 관람했다.

김수미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199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1999년 제1회 옥랑 희곡상 수상, 2000년 제19회 한국 희곡 신인 문학상, 2002년에는 한국연극협회선정 우수공연 'BEST 7' 수상, 2004년 경기도 연극제 동상 수상,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05년 日本劇作家大會 심사위원상 수상, 2005년 제8회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2005년 마포구 (양화진 성지화 사업) 희곡공모 당선,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우수상 수상, 2008년 제1회 동랑 희곡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작가창작활동지원 선정, 2010년 제1회 명동예술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 2011년에는 제5회 차범석 희곡상, 2014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희곡상, 2015 서울연극제 그룹 動 시대의 <그녀들의 집>으로 자유참가작 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나는 꽃이 싫다>로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 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 서울연극협회 강동지부의 실제 책임을 맡고 있는 작가다.

연출가 이성구는 대학로의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2010 차세대 연출가 인큐베이팅", "2011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012 서울연극제 기획초청작", "2013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월요극장 시즌 0~2"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 "변신"은 지난 봄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로 작품상을 거머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평론가들의 집중조명과 분석을 기다리고 있다. 대표작은 <사라-0>, <찬란한 오후>, <유실물 보관소와 바람개비>, <햄릿 이야기>,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 외 다수 작품이 있는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연출가다.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은 나이 들어 처음으로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문 연극배우들과는 다르지만, 살아온 경륜에서 얻은 열정과 감성표현으로 무대에서의 형성된 공연이 독특하고 친 대중적인데다가 감동이 따른다.

 

무대는 객석을 무대 배경 쪽에 계단식으로 만들고 관객은 원래 극장의 객석방향을 향해 앉아서 관극을 한다. 극장의 막이 배경 역할을 한다. 긴 탁자와 의자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탁자는 쓰러져 있고, 의자도 몇 개는 쓰러져 있다. 무대 상 하수에 설치된 조명과 천정에 부착된 조명, 그리고 커튼 쪽 조명은 극의 말미에 역광으로 비추어 장면변화에 따라 조명으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음악과 음향은 출연자 중 손 건반악기와 음향으로 역시 극 분위기에 대처한다. 의상 역시 출연자의 성격과 나이든 배역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등장하고 의상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반백의 미녀가 등장해 무대를 둘러보며 막을 어루만지고 쓰러진 의자를 바로 놓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긴 탁자를 일으켜 세우려는데 젊은 여인이 등장해 여기가 연극 오디션을 보는 장소냐고 묻는다. 반백 미녀의 요청으로 젊은 여인은 탁자를 바로 놓는데 협력한다. 반백의 여인은 연극의 제작자, 젊은 여인은 연출가로 상대에게 소개가 된다.

나이든 남녀 인물들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등장을 하고, 하나하나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 보인다. 시를 낭독하는 멋진 남성, 손 건반악기를 연주하는 재주가 철철 넘쳐 보이는 남성, 친구와 함께 온 수다스러운 여성, 그러나 오디션을 보겠다고 찾아오는 인물이 몇 명 아니 되어, 작품으로 선정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하기에는 인원이 절대 부족하다.

연습에 들어가면서 연출가와 남녀 참가자들의 성격과 형편 그리고 장끼가 소개가 되고, 자신은 감추려 들지만 앓고 있는 질병이 은연중 드러나기도 한다. 연습이 고조를 이룰 때 난데없는 젊은 부인이 등장해,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를 이유로 발악하듯 소리치며 여성연출가의 따귀를 때린다. 그러나 연출가는 부인에게 미안하다거나, 잘 못했다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연습을 하던 인물들이 경악을 하고, 그 중 가장 젊잖게 보이던 남성이 따귀를 때린 젊은 부인에게 "얘야" 하며 다가간다.

젊은 부인은 바로 이 남성의 딸로 밝혀진다. 젊은 부인의 남편과 여성연출가의 불륜, 그리고 아버지가 이 여성연출가와 연극연습을 하는 미묘한 관계가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젊은 부인의 부친은 연극을 그만두겠노라 하며 퇴장을 하고, 젊은 여인도 증오의 눈빛을 보이며 퇴장을 한다. 연출가도 더 이상 연출을 할 수 없다고 퇴장을 하려 하니, 반백의 미녀 제작자와 공연에 참가한 인물들 모두가 연출가에게 생활과 예술 활동은 별개라며 연극연습을 계속하자고 종용을 한다.

한여름 밤의 꿈의 연습장면이 다시 펼쳐진다. 그런데 몸의 질병을 숨기고 손 건반악기를 연주하던 인물의 별세소식이 전해지고, 연습은 중단의 위기를 맞는다. 그 때 연극을 그만두겠다고 떠난 젊잖게 생긴 남성이 다시 찾아오면서 연습장은 활기를 되찾는다. 연출가는 극의 대단원을 재 각색을 해 왈츠의 군무장면으로 마무리를 맺겠다고 알린다.

그때 젊고 잘생긴 남성이 편지를 들고 등장을 한다. 부친의 장례소식과 부친의 편지를 제작자에게 전한다. 편지는 자신의 부인보다 제작자인 여인을 더 사랑했다는 내용이다. 평생을 홀로 보낸 여인은 그 편지로 인해, 에드몽 로스땅의 "시라노 드 벨쥬락"의 마지막 편지장면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드디어 공연이 펼쳐지고 군무장면으로 연극은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서 성공적인 마무리를 한다. 그 때 연출가에게 따귀를 때렸던 젊은 부인이 꽃다발을 들고 등장한다. 그리고 부친에게 드리려고 가져온 것이 아니라며, 여성연출가에게 꽃다발을 쥐어준다. 연출가는 젊은 부인에게 비로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한다. 두 사람의 미소와 젊은 부인이 분장실로 부친을 찾아 들어가는 장면에서 조명이 꺼진다.

 

대단원은 제작자 미녀가 연출가와 만나는 장면이다. 이제는 공연을 더 이상 않겠다는 그녀에게 연출가가 남은 생애를 함께 연극을 하자고 설득을 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제작자의 모습에 연출가는 기쁜 마음으로 퇴장을 한다. 반백의 미녀 제작자가 무대에 홀로 남아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감동어린 눈빛으로 무대를 둘러보고, 막에 손을 대자, 막 천체가 천정으로 올라가고, 수천의 객석이 노출되면서 무대와 객석의 모든 조명이 켜지고 대낮처럼 밝아지는 장면에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전국향, 신현종, 조영선, 손성호, 장용철, 이경미, 김담희, 김경숙, 김지선, 황순미 등 출연자 정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과 군무와 연주는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강동지부(대표 윤주상)의 김수미 작, 이성구 연출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은 작가와 연출가 그리고 연기자들의 기량이 감지되고, 연극성 작품성 대중성이 제대로 드러나는 성공적인 공연이라 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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