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우람 기자] 존 그레이 박사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는 '남자는 누군가가 자기를 필요로 한다고 느낄 때 힘이 솟구치고, 여자는 누군가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낄 때 마음이 움직인다'고 말한다.

요컨대 남자가 원하는 사랑은 신뢰하고 인정하고 감사하는 가치인 반면 여자는 관심을 기울여주고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부모 자식간을 여자와 남자 사이에 비유한다는 것이 적절치는 않지만 분명 엄마는 여성이고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들은 남성이다. 심리학적으로 엄마의 사고방식으로는 남자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 성장클리닉 박기원 원장은 아들의 키를 키우고 싶은 엄마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전했다.

초등학교 입학 직후 떠나 십여 년 동안 외국 유학생활을 하다 돌아온 아들을 보고 엄마의 첫마디가 ‘옷이 그게 뭐니?’였다고 한다.

아무리 내 자식이라도 싫은 소리부터 들으면 기분이 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 아이들에게 엄마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면 '잔소리는 싫지만 엄마는 좋다'고 얘기하지만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속된 말로 '짜증난다'고 표현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호르몬 분비 체계가 안정되지 않은 10대 사춘기 시절에는 잔소리에 무조건적인 반항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에 아이의 키를 키운다며 ‘일찍 자라, 컴퓨터 꺼라, 골고루 먹어라, 줄넘기 하자’고 얼굴 볼 때마다 주문을 외우면 아이에게는 스트레스만 쌓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은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해 코르티졸을 다량 생성하게 되며 그 중간 과정에서 부신피질 호르몬, 특히 성호르몬으로 합성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장기간 과도하게 받게 되면 코르티졸 합성량이 늘어나게 되고 곁가지 생성물인 성호르몬 합성으로 인해 성조숙증 유발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먼저 지금까지 당연하게만 여겼던 아이의 모든 것에 감사하면 내 감정부터 다스려질 수 있다.

'너 줄넘기 안하면 과자 안준다', '너 우유 안먹으면 용돈 없다'와 같은 이야기로는 절대로 아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

키 성장은 장기전이다. 줄넘기 한번, 우유 한잔으로 아이의 키가 훌쩍 자라는 것이 아닌 최소한 몇 년간은 지킬 생활습관 및 식습관, 운동습관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아들이 좋아하는 그 여자아이는 최소 175cm는 넘는 남자가 좋다더라'는 등 관심을 가질 만한 동기부여를 하는 편이 낫다.

사춘기 아들의 멘토 역할로는 아버지가 적임자가 될 수 있다. 야동을 보는 아들을 엄마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도 안되는데 대화는 더더욱 되지 않는다. 논리정연하게 오늘 공부할 양, 인생의 목표 등을 늘어놓는 엄마의 말보다는 짧고 굵게 혼내는 아빠의 말이 사춘기에는 더욱 효과적이다.

아빠가 멘토링의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압적 태도를 버리고 아들과 친구처럼 지낼 줄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조차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야단만 맞게 되면 아이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친구집단에 휩쓸리며 게임중독에 빠지기 쉽다.

또한 만일 아이가 성장치료가 필요한 경우 여학생들은 초경이나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는 등 2차 성징의 징후가 뚜렷해 성조숙증의 발병에 대해 부모가 알아채기 쉬운 반면 남학생은 부모가 위기를 느낄 만한 뚜렷한 신체적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성조숙증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들의 경우 보다 접촉이 잦은 아빠가 성장과 신체의 변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 [도움말] 박기원 (서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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