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뮤지컬 배경이 갖는 숨은 의미를 찾아라"

뮤지컬 '로빈훗',  권력이 미치지 않는, 약자의 안식처 셔우드 숲

 
'로빈훗'에 등장하는 셔우드 숲은 잉글랜드 노팅엄셔에 있는 실제 숲으로, 전설 속 로빈훗의 주된 은신처로 알려졌다. 수령 천 년에 육박하는 메이저 오크(Major Oak)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로빈훗'에서도 등장인물들이 오르내릴 수 있는 거대한 나무가 세트로 등장해 숲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로빈훗' 속의 숲은 권력이 미치지 않는 공간이자 누구든 숨어들 수 있는 안식처의 의미가 있다. 특히 로빈훗 일행이 유대감을 다지고 필립 왕세자가 서민들과 함께 이상적인 국가를 구상하는 중요한 공간이 되어 로빈훗이 이야기하는 정의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로빈훗'은 오는 19일부터 5월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연장 공연에 들어간다.

뮤지컬 '팬텀', 이루지 못한 꿈과 사랑이 비극으로 펼쳐지는 파리 오페라 극장

 
'팬텀'은 파리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정식 명칭은 극장 건축가의 이름을 딴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 또는 가르니에 궁(Palais Garnier)이다. 파리 오페라 극장은 2,200석 규모의 거대한 극장으로 1층에서 극장의 가장 높은 탑까지 56미터, 내부의 대리석 계단만도 30미터에 이르며, 신 바로크 양식의 조각과 그림이 가득하다. 이 거대한 극장의 화려한 무대와 어둡고 넓은 백스테이지는 흉측한 외모 때문에 천부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극장 어딘가에 은밀히 숨어 사는 팬텀의 꿈에 대한 집착과 좌절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파리 오페라 극장은 그 자체로 극장, 무대, 아름다운 목소리에 대한 광적인 열망을 버리지 못한 팬텀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드러내는 무대가 된다.

뮤지컬 '드림걸즈', 흑인 음악의 메카 모터 시티(Motor City) 디트로이트

 
뮤지컬 '드림걸즈'는 미국 북동부에 있는 도시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한다. 디트로이트는 1910년경부터 더 나은 삶을 찾으려는 흑인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모터 시티로 불릴 정도로 자동차 산업이 성행했던 1960년대에는 인구의 30%가량이 흑인이었다. 그러나 증가한 인구에 비해 사회적 처우는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고, 이런 백인 위주의 사회 속에 1960년대 ‘슈프림즈’라는 여성 그룹이 팝 음악 사이에서 최초로 흑인음악을 성공하며 흑인들의 자존감을 북돋아 주었다. 뮤지컬 ‘드림걸즈’의 드림걸즈는 이 슈프림즈를 모티브로 하며, ‘드림걸즈’와 그 매니저가 왜 그렇게 성공을 향해 내달았는지, 백인 위주의 음악계에 흑인 여성그룹이 던진 파문은 어땠을지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생각하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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