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 예능의 신조어 웹예능, 방송계에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다
신서유기1에서 시작된 웹예능의 역사
자유로운 제작 환경 탓에 B급 갑성, 빠름, 친숙함으로 시청자들 사로잡아
방송법 상 제재를 받아한다는 일부 의견도 존재해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문화뉴스 전유진 기자] TV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과거 MBC 무한도전이 방영될 때처럼 토요일 저녁 18시 30분에 딱 맞춰 TV 앞에 앉던 시대가 아니다. 지하철에서, 점심시간에, 화장실에서 등 언제든 휴대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동영상을 본다. 자연스럽게 긴 호흡의 예능은 모습을 바꿔야 했다. 짧으면서도 흐름이 끊겨도 몰입이 쉬워야 한다. 그러한 요구에 맞춰 등장한 예능 형식이 '웹 예능'이다.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우리 삶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여러 미디어를 집중 탐구해보고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리즈 기획기사 '미디어 돋보기' 에서 첫번째로 다뤄볼 것은 '웹 예능'이다. 웹 예능이 무엇인지부터 역사와 장점, 특징까지 고루 다루어보았다.

 

웹 예능이란?

웹 예능은 웹 + 예능의 합성어로, 기존 TV 등을 통해 방영되었던 예능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중에서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올린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이 각종 오리지널 웹 예능을 내놓고 있고, 방송사들이 유튜브, 네이버 TV, 카카오 TV 등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한다. 종종 방송과 온라인 콘텐츠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사진 = 신서유기 제공
사진 = 신서유기 제공

웹 예능의 역사, 나PD의 도전에서부터 시작 

웹 예능의 시작은 나영석 PD의 '신서유기'이다. 나영석 PD가 웹예능을 도전하게 된 배경에는 미디어 시장의 변화가 놓여져있다.

과거 방송의 힘은 소수의 지상파 혹은 종편에 있었다. 그 당시 시청자들은 애초에 TV를 통해 방영되는 지상파, 종편 프로그램 외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흥행하는 프로그램은 시청률 30-40%를 흔히 넘기곤 했다. 하지만 '유튜브'가 등장하며 상황이 변했다.

기존 지상파, 종편에 지루함을 느낀 시청자들이 자유롭게 동영상 콘텐츠를 올리고 볼 수 있는 유튜브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같은 OTT도 출시되며 TV를 통한 콘텐츠의 파급력은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방송시작 시간에 맞춰 TV앞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닌 언제 어디선 편안하게 어플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위기를 느낀 각 방송사는 독점하고 있던 TV가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도전을 꾀한다.  방송사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유튜브 등의 OTT로 내보내는 것이다. 시작은 유튜브였고 해당 플랫폼에 맞는 짧은 웹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웹 예능을 대중에게 제대로 선보인 것은 2015년의 tvN의 '신서유기'였다. TV 방송에 6분 가량의 짧은 영상을 공개하고 전체 영상은 네이버TV로 공개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취했다.

그 후 JTBC가 만든 '룰루랄라'의 '와썹맨'이 2018년 2월부터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워크맨이 2019년 5월 큰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열었다. 현재 각종 OTT에서 오리지널 웹 예능을 내보이며 경쟁시장을 형성 중이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TV 예능 vs 웹 예능 전격 비교

TV 예능과 웹 예능은 단순히 채널만 바뀐 것일까? 송출 플랫폼이 바뀌며 예능은 그 모습도 바꾸었다. 특히나 웹 예능은 선을 넘길듯 말듯한 드립으로 참신함으로 시청자들을 유입한다. 이 차이는 지상파 PD들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닌, 제도적인 차이에 의한 것이다.

지상파, 종편 등 TV로 송출되는 프로그램은 방송법 상의 규정을 받는데, 방송법의 규정은 내용과 형식 등 여러면에서 까다로운 편이다. TV 프로그램이 고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인터넷에 비하여 제재받는 사항이 많기에 그러하다. 반면, 인터넷은 아직 방송법 내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제재가 느슨하여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TV 예능에 비하여 영상 길이도 더욱 짧다. 이 덕에 소비자들은 시간의 압박 없이 보고 싶은 영상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이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장소가 변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콘텐츠를 보기 위하여 시간을 따로 내기보다는 짧게 시간이 날 때 영상을 소비하기에 영상 길이가 길면 안된다. 말을 하는 중 짧게 끊어버리는 편집이 대세다. 뿐만 아니라 빠른 흐름으로 전개하여 금방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TV예능과 웹예능이 완전히 연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웹 예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상파에서 입지를 이미 탄탄하게 다진 스타들을 활용하는 전략이 좋다. 국민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오픈되어 있으며 다양한 밈이 존재하고 SNS와 친숙한 스타를 활용한다.

또한 지상파와 웹이 아직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다. 지상파의 방송 속 미공개 영상을 웹으로 공개하던가 혹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편집하기도 한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무시할 수 없는 웹 예능의 장점

제약이 많던 기존 지상파를 벗어난 예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웹의 특징을 활용하며 새로운 인기 몰이를 시작했다. 

웹 예능은 우선 시청자들과의 소통이 용이하다. 주 소비자인 젊은 세대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잘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것이 그대로 웹 예능에도 적용이 되어 소비자와 생산자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기존 지상파의 시청자 게시판이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면 웹예능은 거의 무한대로 소통이 가능하다. 편집을 할 때에도 댓글을 캡처하여 상황에 맞게 편집으로 집어 넣는다. 

길이가 짧고 흐름이 빠르다는 것도 웹예능의 장점이다. 젊은 세대와 한국인들은 빠른 전개를 선호한다고들 하는데 웹 예능이 이러한 선호와 맞아떨어진다. 질질 끄는 것 없이 시원하게 전개되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 쉽다.

PPL도 더욱 솔직하게 진행한다. 지상파의 경우 광고에 대한 제재가 많지만 인터넷 방송은 없다보니 시청자들을 기만하지 않는 선에서 오히려 솔직하게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오히려 광고를 받았다는 것이 흥행의 증표라며 시청자들이 이에 축하를 해주기도 한다.

확장 가능성도 높다. 유행한 '펭수'의 경우 EBS에서 시작되었으나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좋자 여러 플랫폼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웹 예능의 출연으로 '친숙함'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고 이에 방송계의 담도 낮아져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도 도전해보기 시작한 것이다. 펭수는 MBC의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여 유재석과 콜라보를 하기도 하며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인기있는 채널은 플랫폼을 뛰어 넘어 다양한 채널에 전파된다는 것도 웹예능이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웹 예능, 앞으로 더 나아가야할 부분

한편으로 아직 활성화된지 5년이 갓 지난 웹예능은 여러 부분에서 논란을 겪어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자막 및 출연자의 발언 편집 문제이다. 

'워크맨', '맛녀석' 등에서는 혐오표현을 그대로 자막에 사용함으로써 논란이 되었다. 논란 과정 중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삭제함으로써 더 문제를 키우기도 했다. 혹은 이미지를 영상에 넣는 과정 중 적절하지 않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출연자들이 하는 발언이 도를 지나쳐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다.

이렇듯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 속에 방송을 제작하기에 파생되는 논란도 존재한다. 이에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의 영상 등도 방송법에 포함하여 제재를 해야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