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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어른들을 위한 이색적인 체코인형극 '다락에서'가 지난해 12월부터 오픈런으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체코인형극장 '다락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대한 기억이 있다. 장롱 속이나 두꺼운 담요 밑, 새로 산 가전제품의 박스 안, 왠지 모를 아늑함이 느껴졌던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우리는 판타지한 꿈을 꾸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자라왔다. 지금 이만큼이나 자라난 우리 어른들은 "그 아름답고 비밀스러웠던 공간으로 들어가 잊혔던 기억과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성과 신비한 에너지를 다시금 느끼고 싶으리라"는 생각으로 어른들을 위한 인형극을 탄생시켰다.

총 열 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다락에서'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다락에서 그 시절을 간직한 채 잊혔던 인형들이 하나하나 살아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무대에서 선보여지는 목각인형의 움직임에 클래식한 음악이 더해져 아날로그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 공연이다.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은 무대에 보이는 인형은 단순히 '사람의 형태를 닮은 인형'의 개념이 아닌 '연극적 오브제'로의 역할을 하며 인형에 더 다양하고 과감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어른들의 감성을 여지없이 자극한다. 또한, '다락에서' 공연은 모두 체코어로 진행되지만 익숙한 영어 표현과 다양한 의성어로 진행되어 공연을 이해하는 데엔 큰 문제가 없다.

   
 

체코인형극 '다락에서'를 만든 극단 '퍼즐'은 인형극이 발달한 체코에서 다년간 많은 작품활동을 해오며, 현재까지도 한국의 문화의 체코의 인형극을 접목해 새로운 공연문화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국악, 판소리 등을 사용하여 마리오네트 인형극이 유럽문화의 전유물이 아닌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담겨있는 공연을 만들어 유럽지역에서 공연하며 체코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 수단으로 사용되는 인형극이 아닌 어른들의 감성을 자극 하는 체코인형극 '다락에서'. 극단 '퍼즐' 측은 "삶에 지쳐 있는 이 세상 모든 어른에게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물론 모든 오감을 만족하게 해 줄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와 8시,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엔 오후 3시와 6시에 막이 오른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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