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삼풍’ 10여초만에 12층 건물 무너져
美대통령, 플로리다 비상사태 선포

[문화뉴스 강지민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참사의 시작, 붕괴원인, 구조상황 등 생존자 구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 오전 1시 30분…한밤중 고급아파트의 붕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 고급아파트는 한밤중인 오전 1시 30분에 무너졌다. 구조작업은 30분 후인 오전 2시께 시작되었으며, 참사가 벌어졌을 때 주민 소재도 불분명했다.

CNN 등 미 언론이 보도한 붕괴 순간의 영상에 따르면 폭격을 맞은 듯 먼지가 자욱했다. 무너지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2초 정도였다.

구조대는 수색견뿐 아니라 음파탐지기도 동원해 잔해에서 나는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톱과 드릴 등 장비를 동원해 잔해더미에 생존자가 머물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있을 만한 곳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아파트가 폭격당한 마냥 폭삭 내려앉은데다 추가 붕괴 및 화재 위험까지 있어 구조작업이 쉽지 않다. 비까지 내려 작업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 따르면 이번 붕괴 사고로 12층짜리 이 아파트의 136가구 중 55가구가 무너져 내렸으며, 25일 오후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4명이다.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주민은 전날 99명에서 159명으로 크게 늘었다. 행방이 확인된 거주자는 102명에서 120명으로 증가했다.


◇ 잔해 속 15살 소년이 손 흔들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현장에서 15세 소년이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소년은 팽의 아들 조나 핸들러(15)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스테이시 팽(43)이다. 마케팅 관련 기업의 부사장으로 일하는 팽은 아파트가 무너질 당시 집에서 아들과 함께 있다가 건물 잔해에 갇힌 것으로 파악됐다.

조나를 처음 발견한 주민 니컬러스 발보아는 잔해 속 한 소년이 손을 흔들며 "제발 도와달라"라고 외치는 것을 듣고, 스마트폰 조명을 켜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12층 아파트의 붕괴원인은?...’침하 현상’과 ‘바닷물 입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1981년에 세워진 이 아파트가 1990년대에 연간 2mm씩 침하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아파트 외벽에 금이 가느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며 소유주가 관리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소유주는 이전에도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걸었는데, 그때는 관리업체가 손해배상금을 물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또한, 콘크리트가 손상되고 곳곳에 녹슬어 대규모 보수작업을 앞두고 있었다. 현지 규정에 따라 40년 이상 된 건물은 당국으로부터 안전성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보수 작업을 앞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구조공학 업체인 ‘블리스 앤드 니트레이’의 대표 폴 질리오는 붕괴원인으로 바닷물 입자를 지목했다. 해변에서 발생하는 바닷물 방울이나 입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아파트에 스며들어 건물 구조가 약화하는 바람에 붕괴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아파트가 붕괴한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 무너진 아파트…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자국민도 있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라과이 대외관계부는 사고 직후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의 자매와 그 가족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실종 명단에 오른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의 자매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사고 현장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붕괴 참사로 아르헨티나 9명, 파라과이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각 6명, 우루과이 3명, 칠레 1명 등 중남미 6개국에서 최소 31명이 실종됐다.

한국인의 피해 소식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우리 국민에 대한 피해 상황은 없다"며 "추가로 확인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 美대통령, 플로리다 비상사태 선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를 위해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비상사태를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하고, 재난 극복을 돕기 위해 모든 지원을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FEMA는 특히 이번 붕괴 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작업 조직화를 포함한 지원을 총괄하게 된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마이매이데이드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