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예선 노원지부의 최해주 작 신동인 연출의 산송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최해주는 2010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1동 28번지 차숙이네> 무대감독, 2010년 <갈라파고스 생물노트> 연출, 2010년 희곡인큐베이팅 최종당선작 <멧밥 묵고 가소> 작가, 2010 창작희곡 인큐베이팅 최종 당선, 2012 희곡페스티벌 최종당선된 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광대모둠 대표다.

2010 <갈라파고스 생물노트>, 2011 <휘소 그 휘소성>, 2012 <멧밥 묵고 가소>, 2013 <이상없다>, 2014 <젊은연출가전 – 동물농장> <제14회 2인극 페스티벌 – 섹션B>, 2015 <멧밥 묵고 가소> <바다 한 가운데서>, 2016 <결혼전야>, 2017 <일번출구 연극제>를 집필 연출했다.

신동인은 서일대학 연극과 교수, 극단 작은신화 연출이다. <두더지의 태양>, <만선>, <꿈속의 꿈>, <모든 이에게 모든 것>, <블루하츠>, <봄이 사라진 계절>, <거울속의 은하수>, <달빛 안개길> 등을 연출한 장래가 기대되는 연출가다.

<산송(山訟)>은 조상의 무덤을 두고 벌이는 경주 최씨(慶州崔氏)와 남평 문씨(南平文氏)의 다툼을 극화한 작품이다.

경주최씨(慶州崔氏)의 시조 최치원(崔致遠)은 진한(辰韓) 사로(斯盧) 돌산고허촌 촌장 소벌도리(蘇伐都利)의 24세손이며 신라 말기의 대 문장가다. 최치원은 869년(신라 경문왕 9) 12살의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을 간지 5년후 17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승무랑시어사에 이르고 자금어의를 하사받았으며, 제도행영 병마도총 고변의종사관을 역임하고 귀국하여 시독 겸 한림학사 병부시랑 지서서감이 되었으나 외직을 원하여 대산, 천령, 부성 등지의 태수를 역임하고 아손이 되었다. 그 후 난세를 비관하여 전국을 유랑하다가 해인사로 들어가 은거하며 수도하다 생을 마쳤다. 그는 한시문집으로 '계원필경(桂苑筆耕)'(20권) 등의 명저를 남겼다.

남평문씨(南平文氏)는 전라남도 나주시 남평읍을 본관으로 한다. 문씨 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감천 문씨와 정선 문씨를 제외한 대다수의 다른 문씨들은 남평 문씨의 세거지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감천 문씨의 일부도 남평 문씨의 분파이며 정선 문씨는 2000년 통계청 조사상 106명에 불과한 소수성이므로 사실상 한국의 거의 모든 문씨는 남평 문씨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별 인구 분포로는 전라도에 본관을 둔 성씨답게 전라도에 많이 분포한다. 하지만 경남과 경북의 일부 지역에도 남평 문씨가 많은 편이다.

남평 문씨의 시조 문다성(文多省)은 신라 말에 남평에서 출생하였는데, 서기 472년(신라 자비왕 15) 전남 나주군 남평현 동쪽에 장자지(長者池)라는 큰 못이 있고 그 못가에는 큰 바위가 솟아 있었다. 하루는 군주(郡主)가 그 바위 아래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바위에 오색구름이 감돌면서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신기하게 여긴 군주가 사다리를 가져오게 하여 바위 위에 올라가 보니 석함(石函)이 놓여 있었다. 함을 열어보니 그 속에는 피부가 옥설(玉雪) 같이 맑고 용모가 아름다운 갓난아이가 있었다. 기이하게 생각된 군주(郡主)가 아이를 거두어 기르니 나이 불과 5세에 문사(文思)에 저절로 통달하고 무략(武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총명(聰明)하여 사물(事物)의 이치를 스스로 깨닫는지라 문(文)을 성(姓)으로 삼게 하고 이름을 다성(多省)으로 지어주었다고 한다.

남평 문씨의 시조 문다성(文多省)은 고려태조 왕건의 밑에서 무신으로 봉직하였으며 고려가 후삼국의 통일을 이룬 후 삼중대광 고려 개국 벽상공신 남평 백으로 봉함을 받고, 식읍 3천호를 하사받았다. 그런데 묘소가 유실되었는지 소재는 불명이라, 시조 단을 만들어 종중에서 제사를 지낸다. 유명한 인물로는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文益漸), 대통령부인 저격범 문세광, 문익환 목사, 통일교 교주 문선명, 민주당 문재인, 문규현과 문부식 신부 등 다수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무대 좌우를 가로지른 세자 높이의 단을 만들어 계단으로 오르도록 해 놓았다. 계단 아래는 선산의 묘역으로 사용되고, 비치파라솔 같은 조형물과 의자들을 나란히 배치해 출연자들이 앉도록 했다. 오케스트라 박스 중앙에 통로를 가설해 무덤으로 내려가는 길로 설정을 하고, 오케스트라 박스 하수 쪽에는 연주석이 있어 타악기와 목관악기를 연주한다. 출연자들은 대부분 베옷으로 된 상복차림으로 출연하고 검은 상복도 눈에 띤다. 상여와 만장을 들고 등장하고. 측량 기구를 가지고 등장해 선산을 측량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경주최씨의 후손인 주인공이 죽어 선산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혼백이 된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그 외의 친척들을 만난다. 아버지는 화장(火葬)을 해 얼룩덜룩한 상복차림으로 등장하고, 나이도 늙수그레해 보이는데,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작고했는지 아버지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부녀자들도 마찬가지다. 할머니는 젊어 보이는데, 딸은 꼬부랑 할머니다. 주인공이 혼령들과 조우하던 중 경주 최씨 가문의 선산을 남평문씨 가문에서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는 일이 발생한다.

연극에서는 남평 문씨는 경주최씨의 하인이나 종복이었던 것으로 설정이 된다. 경주최씨의 주장에 남평 문씨는 반대와 분노를 한다. 그러나 남평 문씨의 주장과 행동이 만만치 않다. 양 가문의 혼백<魂魄)들이 선산에 떼 지어 등장한다. 남평 문씨 측에서는 소유권 증명을 위해 생존자를 죽도록 만들어 등장시킨다. 양 가문의 혼백들의 대결이 생사람 싸움에 못지않고, 희극적으로 전개되기에 객석에서는 폭소가 끊이지를 않는다.

거기에 출연자들의 열연과 호연은 물론 익살스러운 동작과 대사 그리고 독특한 웃음이 이어지고, 혼백 중에 애교가 철철 넘치는 미모의 부녀자 혼백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양가의 대결에서 만장이 폭력의 도구로 사용되는가 하면, 생존자를 죽도록 해 합류시킨 결과 경주 최씨나 남평 문씨나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가문이라는 결론에서 주인공의 분노가 폭발하고, 주인공이 봉분을 파헤쳐 해골 같은 유골을 꺼내 사면팔방에 던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도형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공호석이 아버지, 민충석이 할아버지, 깅용선이 어머니, 조은경이 할머니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와 폭소를 이끌어 낸다. 차승호, 신승용, 김세환, 조문경, 이형주, 권혁풍, 박주원, 김혜진, 조우현, 김대엄, 신혜정, 이경열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고른 연기 기량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푸로듀서 김도형, 기획 김 현, 드라마트루크 배선애, 움직임 오충섭, 음악감독 김승덕, 무대 임 민, 조명 이상근, 의상 소품 김경아, 분장 최정아 조미영, 사진 윤준섭, 조연출 전정욱, 조명오퍼 송지예, 음향오퍼 김지아, 공연진행 함유운 손규홍 이람 권동렬 문정원 등 제작진과 기술징의 기량이 드러나, 노원지부(지부장 김도형)의 최해주 작, 신동인 연출의 <산송(山訟)>을 다소 어두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개그 코미디에 비견되는 성공적인 희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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