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교감하는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우수상 수상
건축 과정에서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자 노력

[문화뉴스 임나래 기자] 대한건축사협회 주관의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전시회가 지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우리나라에서 권위 있는 건축상으로, 건축가라면 한 번쯤 꿈꾸는 상이다.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전경/사진=플랜건축사사무소 제공  ©윤준환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전경/사진=플랜건축사사무소 제공 ©윤준환

신진건축사부문에서 플랜 건축사사무소 임태형 건축가의 ‘구미시립 양포도서관’이 우수상을 받았다. 임태형 건축가의 건축과, 그가 생각하는 건축의 역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으셨는데, 간단하게 소감 부탁드립니다. 

개인의 수상이라는 형식이지만 5년 전에 함께 작업했던 팀원들과의 시간이 떠오르며 그 시절을 공유했던 이들에게 ‘수고했다’라는 마음과 보람을 전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금 더 성숙한 관점을 배우게 되는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랜 건축사사무소의 임태형 건축가/사진=플랜건축사사무소 제공
플랜 건축사사무소의 임태형 건축가/사진=플랜건축사사무소 제공

 

Q.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설계의 메인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현장을 처음 봤을 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교감하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였습니다. 건축물을 부유시키고 넓은 마당과 길을 만들면, 건축물이 지면과 맞닿은 부분의 공공성이 강해지면서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장소가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설계할 때 뚜렷한 목적이 없더라도 누구나 오갈 수 있는 도서관을 상상하면서 누군가에게 이곳이 공원이 되고, 카페가 되고, 또 책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얼굴이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랐습니다.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개념 스케치/사진=플랜 건축사사무소 제공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개념 스케치/사진=플랜 건축사사무소 제공

 

Q. 건축사사무소 플랜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건축주 입장에서 생각하면 플랜과의 설계 경험이 ‘건축에 대한 인식의 척도가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해 원칙과 상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설계, 공사 과정에서 프로젝트 참여자들과 긴밀한 의사소통, 도면에 대한 표현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상대적으로 많은 작업량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Q.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먼저 공공시설의 경우, 이용자가 불특정 다수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또, 대부분의 공공시설은 도시 맥락의 일부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서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건축물 터의 경계가 명확한 장소에서는 건축물이 때로는 배타적으로 보이고, 고립되면서 경계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경계를 불식시킬 적극적인 건축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중정의 모습/사진=플랜 건축사사무소 제공  ©윤준환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중정의 모습/사진=플랜 건축사사무소 제공 ©윤준환

 

민간시설의 경우에는 건축주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설계자가 판단하는 균형 있는 의견 및 주변 맥락에 대한 이해가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건축가

 

Q. 사람들에게 어떤 건축가라고 불리고 싶은가요?

하나의 건축물을 구상, 설계, 공사하는 과정에 많은 설계자와의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완성된 후 건축물 안에서 쌓여가는 경험은 아름다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에서 설계자와 기분 좋은 경험을 하였다면 결과에서 다소 미진하더라도 그 공간은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Q. 지금까지 설계하신 건축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모두 각자의 사연을 담고 있는 작업이기에 소중하지만, 최근 설계를 시작한 백운동의 ‘어르신 주택’을 꼽고 싶습니다. 두 분의 연세가 여든이 훨씬 넘으셨는데, 인생의 마지막 집을 짓기로 하셨다는 점이 저에게 굉장한 경험과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작업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이 집의 경우 ‘산 자와 죽은 자를 위한 집’ 이상의 영속성은 물론, ‘집’이라는 장소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경건해지기까지 합니다.

 

 

과거에는 이정표였지만,

지금은 정체성이 되어버린 건축

 

Q. 나에게 건축이란?

어린 시절부터 안락한 ‘나의 집’을 만들겠다는 순수한 꿈이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일상에 이런 수상이 더해져 제가 한 명의 건축가로 불리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보편의 영역에서 누구에게나 폭넓게 소비될 수 있는 양질의 건축문화 제공에 이바지하는 것을 건축가의 중요한 과업으로 삼는다”라는 모토를 실천할 수 있도록 회사가 존속해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우선의 계획입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다양한 집 짓는 사연을 담은 책을 출판하여 집에 대한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계획도 있습니다.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단면 스케치/사진=플랜 건축사사무소 제공
구미시립 양포도서관 단면 스케치/사진=플랜 건축사사무소 제공

 


원칙과 상식을 중요시하면서 건축물과 사람 사이의 교감도 놓치지 않는 임태형 건축가의 앞으로 건축물이 기대된다.

 

<건축사사무소 플랜 임태형 건축가 주요약력>

광주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KIRA, KIA 정회원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 우수상 /  광주광역시 공공건축가

2020 광주광역시 건축상 은상 /  전라남도 경관위원회 위원

2019 광주광역시 건축상 동상

2018 광주광역시 건축상 금상

2016 광주광역시 건축상 은상 / 월간 건축문화사랑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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