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시대, 코로나블루 치유와 회복에 동참한 세계적인 아티스트 8인 작품
미추홀구 작가들의 작품 전시로 문화예술 자치 실현
1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미추홀구 수봉산공원 일대에서 개최

[사진=(주)문화깡패 제공]
[사진=(주)문화깡패 제공]

[문화뉴스 고나리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수봉산에서 자연과 디지털 아트가 협업하는 색다른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가 주최하고 ㈜문화깡패가 주관, 그리고 인천시가 후원하는 '미추홀갤러리산(Michuhol Gallery Special Art  Nature) - 치유와 회복전(展)'이 바로 그 전시다.

지난달 1일에 시작된 이번 행사는 오는 10일까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수봉공원일대에서 진행된다. 이미 지난 한 달 여간의 전시 기간 동안 많은 시민들이 이 공간을 찾아 마음을 치유하고 문화 향유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

'미추홀갤러리산'은 시민들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원에서 전시를 진행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공공 미술 프로젝트다. 수봉산 전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조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사계절 시시각각  변신하는 아름다운 수봉산의 자연과, 여러 의미를 담은 예술작품이 조화를 이뤄 거대한 공공 문화 공간이 탄생했다. 

이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잃어버렸던 일상을 회복하고, 작품을 통해 시민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 더불어 미추홀구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해 문화예술 생태계를 복원하고 예술의 자치를 실현하는 것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추홀갤러리산'은 수봉공원 내 인공폭포 지역, 정상부 현충탑 지역, 산책로 등 크게 세군데 지역에서 진행된다. 각각의 공간에서 디지털 전시, 디지털  공연, 아트랩 전시가 펼쳐진다.

먼저 인공폭포 앞 디지털 전시장에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인 이강화, 이혜림, 최소리, 피터문, 배달래, 정영한, 홍일화, 김선혁 작가의 디지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자연과의 공생', '인간 본성 회복', '관계 회복' 등을 주제로 디지털 전시를 펼친다. 전시장 인근에는 핑크뮬리 조경 공간도 조성했다.

이 장소에서는 마나 소누스 앙상블의 디지털 공연도 진행되고 있다. 현악 5중주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각기 다른 스크린에서 연주하고, 이 소리가 하나의 멜로디를 만든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도심 속 가을과 겨울의 정취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십장생(十長生)'을 주제로 한 디지털 아트도 펼쳐진다. 미추홀이라는 지명은 백제 시대 이 지역의 지명이다. 그만큼 이 지역의 뿌리가 깊다. 그 깊은 역사를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상징하는 십장생에 담아 현대적인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디지털 전시의 중심에는 자전하듯 돌고 있는 대형 지구본이 자리잡고 있다. 지구본은 기후위기의 위협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다. 

이 장소에는 디지털 전시 뿐 아니라  컨테이너 아트랩을 활용한 미술 작품 전시도 진행되고 있다. 고정남, 민후남, 박준석, 고윤정, 김지영, 한정은 작가 등 미추홀구 지역 작가들이 참여했다. 컨테이너 아트랩의 내부는 미술 전시장과 동일하다.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전시를 통해 문화 예술의 접근성을 높였다.

정상부 현충탑 지역에서는 '미추홀, 빛으로 이루어지는 사진예술'을 주제로 사진작가 이강빈, 함윤수, 이나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놀이공원이었던 수봉공원의 과거 사진을 비롯, 미추홀의 옛 사진들이 아트 컨테이너 내부를 채웠다. 

수봉공원 입구 산책로에는 팬데믹 종식 염원을 담은 기린(麒麟) 설치미술 전시와 어린이들의 작품을 활용한 컨테이너 아트랩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기린 암컷은 새끼가 죽으면 7일까지 물과 먹이를 먹지 않고 비통해 하는 동물이다. 

이처럼 복잡한 사회적 동물이자 장수와 다산의 상징인 기린를 설치미술 작품으로 만들어 통해 팬데믹 종식에 대한 염원을 담고, 이곳을 찾는 지역민들에게 예술작품이 주는 치유와 위안을 전한다. 기린 옆에는 컨테이너 아트랩을 설치해 초등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미술 갤러리가 많지 않은 미추홀구에 이같은 전시가 진행되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문화깡패 측의 설명이다. 문화깡패의 통계에 따르면 인근 지역에 이번 행사가 꽤 알려진 11월  3주차에는 5000여 명이 넘는 시민이 수봉공원을 찾아 전시를 관람했다. 이는 평소에 비해 훨씬 많은 수치다. 날씨가 쌀쌀해진 11월 4주차에도 4000여 명이 넘는 시민이 '미추홀갤러리산'을 관람했다.

이 곳을 찾은 시민들은 "이 지역에서는 그림 전시를 보기 힘들다. 이렇게 열린 공간에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어 너무 반갑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 방역 문제에서도 완전히 자유로운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수봉공원은 33만㎡가 넘는 광활한 넓이의 공원이다. 이 공원에 전시장이 흩어져 있다보니 아무리 많은 시민들이 찾아도 관람객의 밀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또한 야외에 있어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 위험성도 전혀 없다.  

인천시 미추홀구와 이번 행사를 공동기획한 문화깡패의 최지유 아트디렉터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이 '심리적 방역'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인간 삶의 곳곳에 디지털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을 활용한 새로운 전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야외 미술 전시라는 ‘특별한 경험’의 즐거움을 가슴에 담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