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독립영화계에 여성 감독들의 작품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한국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울볼'의 김보경 감독, 육식파 가족이 돼지와 교감하면서 '사랑할까, 먹을까!' 딜레마에 빠지는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황윤 감독, 그리고 청각장애 부모와 건청인 자녀가 함께 살아가는 특별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이길보라 감독이 각각 독특한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들고 극장가에 나타났다.

지난 2일 개봉한 '파울볼'은 한국의 '야신' 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실화를 그렸다. 특히 조정래 감독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김보경 감독은 야구에 관심이 없었던 그가 촬영을 달가워하지 않은 김성근 감독에게 손편지를 전달해 인터뷰 승낙을 받고, 여자에게 금기 구역인 라커룸까지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노력해 영화를 완성했다.

이어 5월 7일 개봉 예정인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돈까스 마니아'라 불리는 영화감독이자 엄마인 황윤이 구제역 도살처분 대란 이후 돼지의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된다. 무려 4년이란 기간 동안 돼지들의 희로애락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공장식 축산 현장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컬리너리 시네마(Culinary Cinema/음식과 환경에 관련된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에 초청되어 개봉 전부터 관심이 쏠렸다.

   
▲ 이길보라 감독(왼쪽)과 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 포스터(오른쪽).

끝으로 26세라는 어린 나이로 독립영화계 여풍을 이을 신예 감독 이길보라는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첫 장편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영화는 청각장애 부모 밑에서 건청인으로 성장하면서 느꼈던 감독 자신의 혼란과 방황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2014년 여성인권영화제 관객상, 장애인영화제 대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관객상을 받으며 이미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장애라는 편견을 넘어 유쾌하고 특별한 가족의 모습으로 23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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