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망가져버린 고흐의 환상, '화가공동체'
정신병원에서 탄생한 역작 '별이 빛나는 밤'
캔버스에 '밤'을 담다, '밤'과 관현된 고흐의 4개의 그림

밤의 카페와 밤의 카페테라스

빈센트 반고흐는 화가들끼리 모여 활동할 수 있는 '화가공동체'를 만들고자 1888년 2월 20일 눈 덮인 마을 아를에 도착한다.

당시 인상주의 화가와 같이 일본을 좋아하던 빈센트는 일본과 닮은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의 밝은 빛과 따듯한 느낌을 사랑했다.

그는 8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폴 고갱을 맞이하고자 그의 방을 장식하기 위해 '해바라기'부터 '밤의 카페', '밤의 카페테라스' 등의 그림을 그린다.

밤의 카페 [사진=예일대학교 미술관 제공]
밤의 카페 [사진=예일대학교 미술관 제공]
밤의 카페테라스 [사진=크뢸러 뮐러 미술관 제공]
밤의 카페테라스 [사진=크뢸러 뮐러 미술관 제공]

그는 그만의 독자적인 양식과 눈부신 노란색 등 주로 원색의 밝은 색채를 사용했다.

카페는  사람들이 자신을  파괴할  수  있고,  미칠  수도 있으며,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카페를 낮보다 밝게 표현해 이와 대조된 술에 취한 이들과 갈 곳 없이 밤을 지새우는 이들의 밤을 그려냈다.

화상이던 빈센트의 동생인 테오가 경제적으로 힘들던 고갱의 그림을 팔아주었고 그 보답으로 잠시 아를에 머물기 위해 내려온 고갱은 빈센트의 화가 공동체에 유일하게 찾아온 사람이 된다.

그는 또한 어둠 속에서 그가 본 론강의 경치를 반짝이는 색감을 살려 '별이 빛나는 론강의 밤 풍경'을 완성하였다. 몇 달 후 고흐는 같은 주제의 그림에 대해 또 다른 버전을 그린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사진=오르세 미술관 제공]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사진=오르세 미술관 제공]

고갱과 고흐는 처음에는 야외 스케치도 하고 창녀촌을 다니며 잘 지내는 듯 하였지만, 날이 추워지자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둘의 성격 차이로 잦은 다툼을 하게 된다.

둘의 그림에 대한 생각은 자주 충돌했고, 서로에 대한 비난은 그들의 선배 화가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고흐는 고갱이 떠날까 두려움에 떨었고, 동생 테오가 나를 버리지 않을까자라는 불안으로 이어졌다.

12월 23일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진 빈센트는 면도칼로 고갱을 위협했고, 그날 밤 자신의 왼쪽 귓볼을 잘라내 창녀 라셀에게 선물했다. 그는 상처를 입은채로 침대에 누워 다음 날 아침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게 된다.

이렇게 그가 꿈꾸던 '화가공동체'는 고갱과의 2개월의 동거 끝에 끝나게 된다.

별이 빛나는 밤에(TheStarry Night)

병원에서 회복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청, 환시, 피해망상에 시달렸고 결국 그의 집은 경찰에 의해 폐쇄되었고 병원에 갇혀 외출할 때도 감시받는 삶을 보내게 된다.

결국 그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장기 요양 치료 시설을 알아보고 스스로 1889년 5월 8일 아를을 떠나 그 부근에 위치한 생레미의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생레미의 정신병원 2층 별실을 화실로 사용하며 1889년 6월 중순 '별이 빛나는 밤에(TheStarry Night)'가 탄생시킨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두 번째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이 시기의 고흐는 아를 때보다 거칠고 강렬한 붓 터치로 더 대담하고 역동적인 형태와 다채롭고 강렬한 색채를 표현했다.

별이 빛나는 밤 [사진=뉴욕  현대미술관 제공]
별이 빛나는 밤 [사진=뉴욕 현대미술관 제공]

병원 밖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6월 말부터 간호인과 동반해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지만 건강 악화로 다시 발작과 회복을 반복하게 된다.

밤의 하얀  집

그는 생레미를 떠나 오베르에 정착해 그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베르에 머문 2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하루 1점 이상, 80여개의 그림을 완성했다. 

그의 동생도 빈센트를 치료하던 의사 '가셰'의 초대를 받아 형이 머무는 오베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테오의 아들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된 빈센트는 테오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는 테오의 집을 보고 동생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임을 알게 되고 큰 죄책감에 휩싸이고, 경제적 무능함과 외로움, 우울로 인해 자살한다.

밤의 하얀 집 [사진= 허미 티지 박물관 제공]
밤의 하얀 집 [사진= 허미 티지 박물관 제공]

그는 죽기 6주 전 '밤의 하얀 집'을 그렸다. 집의 우측 창에서 쏟아져 나오는 붉은 빛을 통해 고흐는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의 빈센트의 운명을 암시하는 별을 그렸다.

[출처=이영식. 2021. 현대 정신의학에서 바라본 반 고흐의 정신세계와 정신질환에 대한 고찰. 신경정신의학, 정영인. 2018. 고흐의 작품에 표현된 "밤"의 심리적 의미. 미술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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