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김은선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궁금증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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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홍일 음악칼럼니스트

2020/21 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 김은선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궁금증이 풀렸다.

지난 7월 21일과 22일 이틀간에 걸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과의 국내 데뷔무대 지휘를 통해서다.

지휘자 김은선은 신시내티 심포니와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를 지휘하며 북미지역에서 명성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21/22 시즌 김은선은 <토스카>와 <피델리오>를 지휘하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다.

근데 정작 일반 관객들이 지휘자 김은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유튜브 동영상에서의 김은선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의 시카고 데뷔 야외음악회, 그랜드팍 뮤직 페스티벌에서의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의 약 4분짜리 압축 영상이나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의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베를리오즈의 Hungarian March 등의 짧은 서곡성 연주 영상이나 기껏해야 Rodion Pogossov가 부르는 약 18분짜리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Mahler (Live Broadcast) Conductor-Eun Sun Kim의 영상 등만 볼 수 있는 것에 불과해 지휘자 김은선이 전곡을 지휘하는 모습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을 키웠다.

 

세 작곡가의 연주곡들은 시대를 뛰어넘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다. (사진은 루토스와프스키 첼로협주곡을 협연하는 첼리스트 크리스티안 폴테라)
세 작곡가의 연주곡들은 시대를 뛰어넘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다. (사진은 루토스와프스키 첼로협주곡을 협연하는 첼리스트 크리스티안 폴테라)

 

세 작곡가의 연주곡, 시대를 뛰어넘는 연결고리

지휘자 김은선이 비단 미주지역에서만 활동의 성가가 높은 것은 아니다. 지휘 김은선은 유럽 오페라하우스에서 객원지휘자로 정기적으로 공연, 베를린 국립오페라와 긴밀히 협업하며 <라 트라비아타>등을 지휘했고 이 밖에도 바이에른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 드레스덴 젬퍼오퍼, 쾰른 오페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등 독일 전역에서 공연했다.

북유럽 지역에서는 스웨덴 왕립오페라, 덴마크 왕립오페라, 예테보리 심포니, 노르웨이 방송 교향악단, 말뫼 오케스트라 등과 공연했고 관현악 공연으로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슈투트가르트 오케스트라 및 뮌헨 낭시 밀라노 팔레르모 밀워키 등지에서 지휘했다.

한국 작곡가 김택수의 ‘스핀-플립’과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협주곡, 지휘 김은선의 미국진출 위상이 오버랩 투영된 작품의 지휘였던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는 21세기, 20세기, 19세기 각각 작곡가들이 살았던 시기는 다르지만, 인간의 인간다움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시대를 뛰어넘는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었고 21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음악 여행이었다.

먼저 서곡으로 연주된 김택수의 ‘스핀-플립’은 탁구곡의 움직임의 계획성과 우연성,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스토리텔링이 확실한 게 보였고 악기군들도 정말 잘 사용한 멋진 곡으로 김택수 작곡가의 작품은 미국악단과 ‘스핀-풀립’을 포함해 지휘자 김은선이 세 곡을 연주해본 것으로 전해진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일명 신세계교향곡이 낯선 외국 땅에서 인간의 내적 감정인 동경과 그리움을 담아 지휘자 김은선의 경우 자상하고 열정적으로 요소요소 짚어주며 마치 미국에서 생활하는 자신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어보려 했을까 싶기도 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은 김은선의 음악을 다루는 개성을 만날 수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시종 빠른 템포를 유지해 조금이라도 긴장이 풀릴까 봐 쉴 새 없이 나사를 조이는 것처럼 템포에 박차를 가했다는 여타 블로거의 의견도 있었다.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협주곡은 첼로의 기교와 모든 역량이 담긴 곡으로서 솔로 첼로와 각 악기군, 전체 오케스트라가 긴장과 대치 속에서 만들어나가는 스토리텔링이 두드러진 첼로 협연 곡이었는데 크리스티안 폴레라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담겨진 첼로 협연 곡으로서 이 곡과 자라왔다는 것이 폴테라의 얘기다. 

“서울시향 연주자들의 해석과 음악적 능력 최대치 끌어올리는 지휘 이끌어”

스위스 출신의 크리스티안 폴테라가 협연한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협주곡은 낙차 큰 연주가 압권이자 특징인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이나 재크린 뒤 프레가 연주해 더 애절하게 느껴지는 엘가의 첼로협주곡 만큼 등에 비해 연주의 극적 드라마틱한 면이 없지 않을까 하는 당초의 우려나 생각을 전혀 바꾸게 하는 첼로 협연 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휘자 김은선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궁금증이 풀린 서울시향 김은선의 드보르자크 신세계교향곡. (사진 서울시향)
지휘자 김은선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궁금증이 풀린 서울시향 김은선의 드보르자크 신세계교향곡. (사진 서울시향)

 

이 곡의 첼로협주곡 답지 않은 도입부는 극적 드라마틱한 면이 떨어지는 첼로협주곡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처음에는 갖도록 했지만 독주첼로와 오케스트라간 갈등으로 가득 차 있는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협주곡은 첼로 독주 악기가 홀로 연주되며 표현력을 탐구하는데, 오케스트라의 극적 방해를 받고 이후 대화에 돌입해 종결구에서는 갈등과 억압에 저항해 개성이 살아남고 승리하는 아름다운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었다.

블로거들의 다수 글에서 지휘자 김은선이 후반부 드로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완전 무대를 장악한 지휘리더십으로 포디엄을 지배했다고 해서 많은 기대감을 안고 개인적으로 이튿날 공연에 참석했었다.

이번 지휘자 김은선의 서울시향과의 국내 데뷔무대는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이자 2019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감독으로 임명된 최초의 한국인이자 동양인 최초의 여성,

그리고 최연소 지휘자라는 김은선 지휘자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에서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콘서트홀을 찾았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 연주회는 온전히 김은선씨의 지휘를 보고 싶어 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과연 그녀의 지휘는, 그녀가 만들어내는 음악은 어떠한지 넘 궁금했다고나 할까?”하는 블로거들의 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런 기대치에 부응하게 지휘자 김은선은 국내 데뷔무대를 통해 서울시향 연주자들의 해석과 음악적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지휘를 이끌었다고 보며 콘서트홀을 찾은 관객들 각자 고유의 생각과 느낌을 발화시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음악을 통해 관계성을 맺게 하는 연주회를 이끌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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