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극단 백수광부의 안톤 체호프 작 이성열 연출의 벚꽃동산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이성열은 연세대 사학과에 입학해 연희극예술연구회에 들어가며 연극을 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극단 목화(대표 오태석)에서 연기와 연출을 배우고, 제대를 해서는 극단 산울림(대표 임영웅)에서 연출을 익히며 산울림 소극장의 극장장을 맡기도 했다.

연극으로는 햄릿아비' '벚꽃동산' '과부들' '봄날' '여행' '그린 벤치' '자객열전' '미친극' '키스' '야메의사' '굿모닝? 체홉' '햄버거에 대한 명상'과 무용극은 '비천사신무' '두 도시 이야기' '유랑' '운수좋은 날', 음악으로는 '톨스토이 IN Music' '드라마가 있는 음악회' '파가니니&리스트' '죠르쥬', 오페라는 '손탁호텔'(협력연출) 등을 연출했다.

1998 한국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굿모닝? 체홉>, 2005 서울연극제 "연출상" <Green Bench>, 2007 김상열 연극상 <물고기의 축제>, 2009 서울연극제 "연출상" <봄날>, 작품상으로는 199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키스>·

2004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자객열전>· 2005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 <Green Bench> 서울연극제 "우수상" <Green Bench>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여행>, 2006 서울연극제 "우수상" <여행>, 2009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봄날> 2013 이해랑연극상 수상했다.

<벚꽃동산(러시아어: Вишнёвый сад)>은 안톤 체호프(러시아어: 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영어: Anton Pavlovich Chekhov, 1860~ 1904)가 러시아 귀족사회의 몰락을 묘사한 연극이다. <벚꽃 동산>은 한 귀족가문에서 재배하던 벚나무 동산을 말하는데, 후에 동산을 구입한 자본가에 의해서 베어진다.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 자매> <벚나무 동산>)중의 하나로 1904년 모스크바 예술좌에서 초연된 4막 극이다. 체호프의 시대는 1860년대의 러시아 혁명 운동이 탄압받은 직후의 시기이다. 그의 작품이 니힐리즘 스타일로 보여지는 것은 바로 그 시대적 반영(反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가까운 장래에 오게 될 미래의 밝은 세계를 예견하고, 그 작품 속에 그러한 시대적 변화를 그려냈다. 한국에서는 1934년 12월에 극예술연구회에 의해서 공연되었다

 

<벚꽃동산(러시아어: Вишнёвый сад)>은 몰락한 귀족가문에서 재배하던 벚나무 동산을 지칭하고 백과사전에도 등재된 명소다. 후에 이 벚꽃동산을 구입한 농노의 아들인 자본가에 의해서 베어진다. 4막으로 구성되고, 1막은 농노의 아들이지만 자본가로 성장한 로빠힌과 하녀 두나샤가 라네프스까야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라버니 가예프와 누이 라네프스까야, 그리고 그녀의 딸 아냐가 귀향하면서 귀족가문의 영지 벚꽃동산이 소개가 되지만, 제정 러시아의 붕궤와 공화정의 태동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귀족의 모습이 체홉의 눈을 통해 감성적으로 그려진다. 귀족가문의 영지인 별장과 벚꽃동산이 부채로 인한 경매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심정이 그려지면서 1막은 끝이 난다.

2막에서는 주인공 가족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등장하고, 2막에서는 영주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별장지가 팔려나갈 이 시점에 라네프스까야는 지나가는 인형극을 연출하는 떠돌이행인에게 금화를 주고 마는데, 어려운 상황에도 영지를 지켜온 그녀의 수양 딸 바랴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농노출신 부호 로빠힌을 좋아하는 바랴, 라네프스까야도 두 사람이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러나고, 친딸 아냐가 이 고장의 만년 대학생 페차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장면에서 2막은 마무리된다.

3막에서는 집안에 파티가 열려 음악과 분주한 분위기로 극이 시작된다. 라네프스까야의 오빠인 가예프는 별장 경매장에 로빠힌과 함께 떠나 소식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라네프스까야는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다가 별장지가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 집안이 떠들썩해 진다. 가예프와 로빠힌이 등장하고 가예프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로파힌은 차근차근 경매장의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고 결국 자신이 벚꽃 동산을 샀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쁨을 토한다. 그런 상황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서로 달라, 묘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리고 모두 홀을 떠난 이 자리에 라네프스까야만 남아 울고 있다. 막내딸 아냐가 다가와 엄마를 위로하며 애써 밝은 미래를 얘기하는 장면에서 3막은 마무리된다.

4막에서는 라네프스까야의 가족들과 하인들이 모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라네프스까야와 가예프 남매는 저택을 바라보며 미련을 보리지 못하고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다독인다. 라네프스까야는 수양 딸 바랴가 로빠힌과 맺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로빠힌과 바랴는 맺어지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현관문에 못질을 하고 모두 떠난 영지 저택 안쪽에서 늙은 하인 피르스가 걸어 나와 문을 열어보려 애쓰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체념한 듯 조용히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듯싶은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객석을 제외하고는 무대 삼면을 백색의 매끈한 벽을 세워놓았다. 좌우 벽에 두 개씩 문이 있고 등퇴장 로 구실을 한다. 정면은 섬유로 된 벽이라, 조명효과에 따라 내부의 인물의 움직임이 드러난다. 책장과 어린이 방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있고, 책과 인형이 들어있다. 난로형태의 조형물도 보인다. 대단원에서 배경의 섬유막이 올라가면 상수 쪽을 향한 언덕길이 있고, 가지만 보이는 벚나무 여러 그루가 보인다. 정면 벽과 좌우의 벽에 대학로 거리 풍경이 투사되고, 만개한 벚꽃영상이 투사되기도 한다. 우물 같은 조형물을 만들어 그 속에서 요정들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극 전개에 따라 요정들이 배경 쪽을 행진하기도 한다. 요정들은 연주자 구실도 한다. 조명변화로 태양의 낙조를 표현하고, 해가 진후에 청색바탕으로 무대 색상이 바뀌기도 한다. 콘트라베이스나 기타가 등장을 하고 출연자들은 19세기 풍의 정장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은 마술사 여인이 꽃잎 같은 절단한 종이를 허공에 날린 후, 탁 티인 무대 조명이 비추어진 공간에서 피르스가 잠을 자려는 듯 누워버리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이지하가 라네프스까야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태형이 로빠힌으로 출연해 역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관객이 가슴 깊이 다가간다. 임진순이 노역인 피르스로 출연해 관객 자신의 노년을 상상하도록 만든다. 김동완이 라네프스까야의 오빠로 출연해 제정 러시아 말, 몰락해 가는 귀족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갈채를 받는다. 박윤정이 바랴로 출연해 음전한 모습과 강한 자존심의 표현으로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민병욱, 송명기, 박산서 등 3인의 중후한 연기력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김원진, 박하영, 민해심 등 3인의 미녀 출연자 역시 미모와 연기력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그리고 양윤혁 역시 훤칠한 용모에 플레이보이 같은 역할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주예선, 심재완, 윤상원이 악사와 벚나무 동산의 요정으로 출연해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손호성, 조명 김영빈, 의상 박인선, 음악 김은정, 분장 이동민, 영상 윤형철, 안무 양은숙, 소품 박예슬, 인형제작 유성진, 사진 이은경, 마술지도 박필주, 무대감독 김은선, 무대감독보 박기범 임근혁, 오퍼레이터 전주영 이하늘, 조연출 정정현, 기획 이정은 김혜연 서동연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백수광부의 안톤 체호프 작, 이성열 연출의 <벚꽃동산>을 러시아 본고장에서 공연을 해도 좋을 한편의 명화 같은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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