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대종상영화제, 개혁 의지 밝혀...투명성·세계화 강조
"무관심과 방치가 문제 원인...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아카데미처럼 대종상으로 한국 알릴 것"

사진=대종상영화제 제공
사진=대종상영화제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그동안 숱한 비판을 받아왔던 대종상영화제가 60년 만에 개혁을 선언했다. 이미 등을 돌린 관객들에게 재신임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제58회 대종상영화제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이날은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이상우 사무총장, 이장호 조직위원장, 김우정 총감독, 유영식 심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58회로 진행되는 이번 시상식은 '국민이 봅니다. 세계가 봅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진행된다. 투명하고 엄격한 절차를 통한 시상으로 새로 발돋움할 것을 다짐했다. 

그동안 보이콧, 공정성 논란 등으로 많은 영화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던 대종상이다. 이에 양윤호 회장은 "문제를 돌아보고 고치려고 하고 있다. 영화인의 무관심, 방치가 가장 큰 문제였지 않나 싶다. 그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허리를 숙였다.

사진=대종상영화제 제공
사진=대종상영화제 제공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심사단 제도를 도입한다. 출품제가 아닌 선정제로 운영해 투명성을 더한다.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신인상 6개 부문에 대해 1만여 명의 관객이 직접 투표한다. 투표는 전문심사단과 1:1 비율로 반영되며, 특정 후보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구매 수량 제한 및 락업 기능, 매크로 등 이상 현상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우정 총감독은 "가장 관객들이 집중해서, 관심 있게 보실 수 있는 분야가 연기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개혁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추후 참여 분야를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내세운 것은 대종상의 세계화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한국 영화와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김 총감독은 "포스트코로나 속에서 관객과의 대면이 가능해졌다. 올해 한국 영화 대작들도 다수 나왔다. 최근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지금이 적기"라며 '세계가 지켜보는 별들의 축제'를 꿈꾼다고 밝혔다.

사진=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 대종상영화제 제공
사진=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 대종상영화제 제공

이에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앰버서더로 임명해 홍보한다. 현역 최고령 배우인 이순재와 신인 최정운이 영화배우로서 이름을 올렸다. 틱톡 크리에이터 원정맨, 시아지우, 창하, 리나대장님, NFT 작가 다다즈, 집시, 샌드뱅, 쿠나, 심모비, 애니마레, 미스터 미상, 웹소설 작가 브라키오, 차소희, 정용,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정대진, 벨르제이 등도 함께한다.

김 총감독은 "글로벌에서 많이 홍보가 돼야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앰버서더로 선정된 인플루언서들은 팬층이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하게 많이 있다. 그분들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해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뉴컬쳐가 메인컬처의 상징인 영화와 만나서 새로운 컬처를 만들 수 있다고도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양 회장 역시 최근 커진 한류콘텐츠의 위상을 언급하며 "지금 화두는 한국 콘텐츠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하느냐다. 아카데미처럼 대종상으로 한국을 알릴 때가 된 것 같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이상우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사무총장, 김우정 총감독 / 대종상영화제 제공
사진=이상우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사무총장, 김우정 총감독 / 대종상영화제 제공

이미 부정적 인식이 박혀버린 대종상이 일순간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영식 심사위원장도 "혁신과 개혁이 한순간에 변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의지가 있다.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대종상영화제 MC를 맡은 팝 칼럼니스트 출신 방송인 김태훈은 "관객분들이 부정적으로 보시긴 할 거다. 그럼에도 보시리라 생각한다. 시상식보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다. 부정적인 시선으로라도 보실 때 긍정적인 모습 보여드리면 될 것"이라며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한편 대종상영화제는 1962년 처음 개최돼 한국 영화 시상식 중 가장 역사가 깊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다. 오는 12월 9일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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