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580회, 인연의 한끼, 마음을 잇다
13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문화뉴스 조아현 기자] '한국인의 밥상' 580회에서는 특별한 인연이 만드는 든든한 한끼를 소개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보이지 않는 끈이 이어져 인연이 된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따뜻한 끈이 음식이다. 함께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 밥으로 정을 쌓고 마음으로 맺은 아주 특별한 인연의 한끼를 만난다.

뜻밖의 인연, 음식으로 소통하다
- 예산 밤농장 농부와 프랑스 가족의 특별한 만남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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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7년 전 귀촌해 밤농사를 짓고 있는 유혜선씨. 늦밤이 떨어지는 이맘때면 밤을 미처 다 줍지 못해 애를 태우곤 했지만 올해는 든든한 일꾼들이 프랑스에서 찾아왔다. 프랑스에서 농사짓고 빵을 굽던 뤼도비크, 플로렌스 부부. 2015년 한국 청년 정다운 씨와 인연을 맺고 그 연으로 한국을 시작으로 두 자녀들과 1년간 세계여행 중이다. 프랑스에서 다운 씨와 함께 담갔던 ‘김치맛’에 반한 플로렌스. 한국의 김치와 장 등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아 민물고기로 액젓을 만들기도 해봤지만 바로 무쳐서 먹는 겉절이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젊어서 우프(WWOOF)로 호주 농가에서 지내며 여행한 경험이 있는 혜선 씨는 귀촌 후 밤농사를 짓게되면서 본인이 받았던 따뜻한 마음을 다시 나누고자 우프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프 운영도, 농사도 초보라 걱정이 많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시작된 다운 씨와 플로렌스의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 끈이 된 것이다.

열심히 주운 밤으로 밤쨈 만들기에 도전했다 번번이 실패했던 혜선 씨에게 13년 차 제빵사 플로렌스가 어머니표 밤쨈만들기 비법을 전수해준다는데. 밤쨈을 이용해 만드는 밤식빵에, 된장 풀어 달큰한 가을 배추 썰어 푹 끓인 배추된장국 한그릇에 밤 가득 넣고 지은 따끈한 밥까지 한 집에 살며 함께 한 끼를 나누는 이들의 밥상을 소개한다.

고마운 인연, 밥정으로 살다
- 보육원 소년과 엄마가 되어준 족발집 주인의 40여년 인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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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 누렇게 익은 벼 사이를 누비며 메뚜기 잡기에 여념이 없는 김명임 씨. 33년째 족발집을 운영하면서 틈날 때면 논밭에 다니며 자식들에게 나눠줄 반찬 만드는 재미로 산다. 부지런하기로는 동네 제일이라는데. 그도 그럴 것이 챙겨야 할 아들딸만 열넷, 조카에 손주들까지 더하면 수십 명이 넘는다. 그중 제일 맏이이자 어머니의 자랑인 이성남 씨가 가족들과 족발집을 찾았다. 능숙하게 족발 포장하는 솜씨가 한두번 해본 실력이 아닌데, 보육원에서 자란 성남 씨에게 40년간 엄마가 되어준 명임 씨는 부모형제 없이 외로움과 세상의 편견속에서 살아온 그에게 한결같이 엄마의 자리를 지켜준 든든한 울타리였다.

밥 한끼, 누군가 챙겨주는 한 끼를 먹는 자체가 행복이라는 성남 씨. 어떤 음식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솜씨 좋은 엄마 덕에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었다는데. 단순히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가 아닌 언제든 마음 붙이고 방앗간처럼 들를 곳이 있다는 게 든든했단다. 제일 기억에 남는 메뚜기 볶음은 가을마다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이라고 논두렁을 누비는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별미. 엄마 손맛 가득 담긴 된장찌개와 야들야들 삶은 보쌈 한 접시는 언제 먹어도 그리운 집밥. 따뜻한 한끼로 정을 나누며 살아온 두 사람의 소중한 40년 인연을 들여다본다.

함께라서 더 좋다
- 동네 밥상을 차리는 북한이탈주민 부부 이야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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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동네에서 부지런하기로 첫손에 꼽힌다는 부부가 있다. 매일 산에 올라 버섯을 따고, 내려오면 포도밭으로 달려가는 이광일, 장경희 씨 부부. 함경도에서 촉망받는 달리기 선수였던 광일 씨와 어머니를 잃고 동생들과 살아남기 위해 탈북을 결심한 경희 씨는 하나원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네 아들과 함께 고향과 닮은 산촌을 찾아 영동에 자리를 잡았다. 정착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야무지게 일도 잘하고 싹싹하게 어르신들을 챙기다보니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데. 북에서 ‘돼지버섯’이라고 불리었던 능이버섯을 백숙에 넣는 것도 영동에 와서 처음 알게 됐다. 능이버섯 넣고 뭉근하게 끓인 백숙은 이사오는 날부터, 동네 일이며, 농사며 하나하나 다 가르쳐준 마을 어르신들을게 대접하는 최고의 한그릇. 잔치 때마다 등장하는 올갱이탕은 북에서 맛본 적 없지만 영동 사람 된 후로는 없어서 못 먹는다는데. 시래기 듬뿍 다져넣고 당면 대신 찹쌀을 넣는 북한식 순대는 1년에 한두번 돼지를 잡아야만 맛보던 특식. 북에서 즐겨먹던 두부밥은 튀긴 두부에 칼집을 넣어 밥을 채워넣어 한 끼 든든하게 때울 수 있던 고마운 음식이라고 한다. 다른 듯 닮은 음식들처럼, 음식으로 소통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부부의 사연을 만나본다.

술 한잔의 인연, 가깝고도 먼 마음의 거리를 잇다
- 북한전통주를 빚는 의자매 이야기

사진 = KBS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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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4년 째 술에 빠져 산다는 김성희 씨와 박영금 씨는 함경도 같은 마을에서 살다 고향을 떠난 후 베트남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인연이 이어져 13년째 동갑내기 딸과 아들을 함께 키우며 자매처럼 지내고 있다. 성희 씨 집안 대대로 내려온 전통주는 고두밥 대신 생쌀에 엿기름을 넣어 발효시키는 것이 핵심. 고추씨를 넣어 푹 발효시키면 매운맛을 날아가고 고추씨의 성분만 남는 태좌주, 북한 서민 의 술 농태기 등 북한 전통주를 빚는 두 사람에겐 술로 맺게 된 특별한 인연들이 있다. 지역에 어른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언니처럼 챙겨주게 되었다는 마을 안주인 이몽순 씨를 비롯해, 술맛에 반해 찾아왔다 친정아버지처럼 가깝게 지낸다는 마을 어르신들, 그리고 북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 어르신까지, 모두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고마운 이웃들이다. 

날이 추운 함경도에서 배추우거지 넣고 푹 끓인 뜨끈한 된장국수는 아버지 상에 늘 올랐던 안주, 몰래 술을 빚어 팔며 살림에 보탰던 어머니는 술 짜고 남은 술지게미로 돼지를 먹여 키웠고 덕분에 삼남매를 가르칠 수 있었다고. 식감 좋은 돼지귀를 얇게 썰어 갖은 채소 넣고 무친 돼지귀초무침은 북한에서 손꼽히는 별미,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옥수수와 콩을 넣고 이틀 꼬박 달인 옥수수죽 한 그릇으로 달래고는 한다고. 술 한 잔, 추억의 음식 한 술 나누는 귀한 인연들의 밥상에 함께 해본다.

한편 '한국인의 밥상'은 KBS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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