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틸다', 4년만 두 번째 시즌
아역 배우들 군무, 퍼포먼스 완성도 돋보여
오는 2023년 2월 26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마틸다'가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사랑스러움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아역 배우들이 해왔을 노력을 떠올려보면 대견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마틸다'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동문학가 중 하나인 로알드 달(Roald Dahl)의 소설을 뮤지컬화 한 작품이다. 똑똑하고 책 읽기 좋아하는 어린 소녀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에 맞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18년 이후 국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마틸다'는 어린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어린이 뮤지컬은 아니다. 당연히 완성도에 대한 기대 수준도 여타 뮤지컬보다 낮지 않다. 마틸다 역은 약 7개월 동안 3차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고, 전 배역이 약 4개월간 연습 시간을 가졌다.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동화 속으로 초대하는 듯한 무대를 배경으로 화려한 안무가 끝없이 이어진다. 성인과 아역 배우들이 뭉쳐 선보이는 칼군무에서 그간의 노력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여기에 그네, 레이저, 뜀틀, 블록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연출도 볼거리다. 재기발랄하게 통통 튀는 넘버들도 계속 귓가에 맴돈다.

극중 마틸다는 나이 만 5세, 키 130cm 내외의 작은 몸을 가진 소녀다. 이번 시즌에는 임하윤(9), 진연우(11), 최은영(10), 하신비(9) 네 명의 배우가 발탁됐다. 이중 하신비는 정말 작은 체구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커다란 존재감을 뽐낸다. 

그 어린 나이에 방대한 분량의 대사와 안무를 어찌 다 외웠을까 신기할 정도다. 대사를 소화하는 데 어색함은 있지만, 단순히 외운 것 이상으로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한다. 무대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걸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마틸다 외에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단연코 미스 트런치불 교장. 로알드 달 이야기 속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이 가장 잘 묻어난 인물이다. 최재림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미스 트런치불 역으로 참여했다.

거대한 체구와 기괴한 몸짓, 남자와 여자를 오가는 목소리로 웃음을 유발한다. 아이들을 극도로 싫어하는 악역이지만 어쩐지 계속 보고 싶다. 미스 트런치불이 아닌 최재림이 보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마틸다는 부당함을 보면 참지 않는다. "그건 옳지 않아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용기를 지녔다. 자신을 믿고 운명을 개척하는 것.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강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이다.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마틸다'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유쾌한 작품인데 끝맛이 영 달지만은 않다. 익살스럽게 포장됐지만 교육, 아동학대 등의 무거운 문제들도 담겼다. 마틸다가 부모를 떠나게 되는 결말 역시 마냥 해피엔딩은 아니라는 생각에 어딘가 씁쓸함이 남는다.   

한편 '마틸다'는 오는 2023년 2월 26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마틸다 역 임하윤, 진연우, 최은영, 하신비를 비롯해 최재림, 장지후, 방진의, 박혜미, 최정원, 강웅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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