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과 섬세함의 실내악 연상케하는 정교함및 세밀한 뉘앙스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

공연일시: 10월 26-2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

빈필(Wien Phil)로 대표되는 오지리(墺地利) 교향악이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외교관계 130주년을 기념해 뜻깊게 처음 국내 내한공연을 가진 브르쿠너 오케스트라 린츠에 의해 실내악을 연상케하는 정교함과 세밀한 뉘앙스의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로 빈필만이 오지리 음악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국내 관객들에게 일깨워줬다. 

지난 10월26일과 27일 서울서 내한공연을 가진 브르쿠너 오케스트라의 린츠의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의 첫날 연주와 이튿날의 보완적 의미의 대비(對比) 베토벤 교향곡 제7번 연주를 듣고 추가적으로 쿠르트 아이리호른이 녹음한 브루크너 교향곡 제7번이나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수석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가 녹음한 브루크너 교향곡 제8번의 녹음연주등을 각각 듣고 있자니 이런 브르쿠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실내악을 연상케하는 정교함과 세밀한 뉘앙스가 내게 선명하게 다가왔다.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연주하고 관객의 환호에 답하는 수석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연주하고 관객의 환호에 답하는 수석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브루크너 교향곡 5번 연주로 자신들 악단의 아이덴디티 보여줘”

2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르쿠너 오케스트라 린츠는 오스트리아 제3의 도시 린츠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1967년 공식명칭을 지금의 ‘브르쿠너 오케스트라 린츠’로 변경한데 이어 수십년만에 중부유럽을 대표하는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해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서울 공연장에서의 이 오케스트라의 객석 관객 점유율은 그리 국내 관객들에게 많이 이미지가 아직 각인이 안되어 있어서 그런지 공연장이 다 차지는 못하는 흡인력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린츠의 오랜 고도(古都)의 깊은 울림을 담아낸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의 울림과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의 대비의 연주는 국내 해외교향악단의 내한 연주목록에 독특한 오지리 교향악단의 내한연주회로 비단 나뿐만이 아니고 연주회를 함께 했던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뇌리에 기억될 듯 하다.

첫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브르쿠너 교향곡 5번은 초반의 다소 미흡한 연주 느낌에도 불구, 마치 11년전 2011년 11월 내한공연을 가졌던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필이 당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교향곡 9번의 단 한곡의 연주로 래틀과 베를린필의 다양한 색채감으로 실연연주의 최고봉의 연주를 선보였던 것처럼 위대한 브루크너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 해석에 있어서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만의 고유한 길을 개척하겠다는 자신들 악단의 아이덴디티(identity)를 보여준 연주였다고 본다. 참고로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는 2021년부터 시작해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2024년 완성을 앞두고 있는 수석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와 함께 브루크너 전곡 연주사이클 프로젝트(카프리치오)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며 이들이 들려준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의 2악장 Adagio, Sehr langsam은 린츠의 전원(田園)을 들려주는 듯 했고 3악장 Scherzo, Molto vivace 역시 린츠가 갖고 있는 고도의 깊은 울림을 관객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이튿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가 연주한 올 베토벤 연주곡들인 코리올란 서곡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1번,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또 어떤가. 특히 베토벤 교향곡 7번의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연주는 독일 악단들에 비해 좀 연주파워가 부족한 듯 느껴지기도 했지만 앞서 언급한 부드럽고 섬세한 실내악을 연상케하는 정교함과 세밀한 뉘앙스를 프란츠 슈베르트 로자문데 간주곡 3번 Andantino 앙코르등이 추가되며 이들의 연주로 또한번 그런 연주의 정교함을 맛보기에 더없는 레퍼토리였던 듯 싶다.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의 2악장 Adagio, Sehr langsam, 린츠의 전원(田園) 들려줘”

사실 지난해 리카르도 무티와 서울 내한공연을 가졌던 오지리 교향악의 대명사 빈필은 지휘자 무티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고 그런 리카르도 무티의 영향력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내한연주회였다. 

올해 2022년 1년만에 다시 11월초 3-4일 프란츠 뵐저 뫼스트 지휘로 드보르작 교향곡 8번과 브람스 교향곡 3번,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작품번호 30을 연주할 빈필의 지난해 연주에 대해 나는 “베르디의 ‘운명의 힘(Overture of La forza del destino by Verdi)’ 서곡 앵콜의 연주가 끝나자 1층 관객은 거의 다 일어나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펼쳐졌다.”고 모 매체에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 11월14일부터 네차례에 걸쳐 국내 연주무대를 펼친 빈필 한국투어의 세 번째 무대인 11월16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무대로 이날 빈필의 연주는 내게는 2016년 1월 리카르도 무티가 시카고심포니와의 2016 내한공연시 보였던 “무티의 격정적 지휘와 시카고심포니 금관 사운드에 흥분한 관객의 전율”을 흡사 연상시켰던 무대로 기억된다.

이런 오지리 교향악계의 대표격인 빈필의 내한연주회를 다시 반추해보자면 그런 면에서 독일 태생의 마르쿠스 포슈너가 올해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와 펼쳐낸 그런 부드럽고 섬세한 실내악을 연상케하는 정교함과 세밀한 뉘앙스의 연주는 오지리 교향악 연주단체의 브루크너 연주에 대한 새 신선한 이미지로 내게 오버랩 각인될 것 같다. 

이번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내한연주회 지휘를 이끈 마르쿠스 포슈너는 부드러움과 섬세함의 브루크너 교향곡의 실내악을 연상시키는 정교함과 세밀한 뉘앙스의 연주로 깊은 잔향과 두터운 음향을 특징으로 하는 베를린필과의 브루크너 교향곡 연주와 대조를 보인 연주를 이끌었다고 적시할 수 있겠는데 포슈너는 무엇보다도 베토벤, 브람스, 말러의 탁월한 해석과 녹음으로 유명하며 특히 레퍼토리의 고전작품에 관한한 그의 대담하고 색다른 접근방식이 이번 서울 내한공연의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 연주무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음악칼럼니스트 여홍일

2012년부터 몇몇 매체에 본격 음악칼럼 리뷰를 게재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글로벌협의회에서 주한 대사 외교관들의 지방축제 탐방 팸투어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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