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아방가르드 연극의 전서구, 성북동비둘기 2017년 이후 5년 만의 외부 극장 공연
▶ 파격적인 실험으로 강렬한 연극성 드러내는 한국 연극의 영원한 아방가르디스트, 연출가 '김현탁'
▶ 풍자 문학의 대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원작 「걸리버 여행기」를 해체, 재구성

이미지 제공 = 극단 성북동비둘기
이미지 제공 = 극단 성북동비둘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발적 무대를 올려 열렬한 환호와 거센 비난을 받아온 한국 연극의 영원한 아방가르디스트 연출가 김현탁, 그가 이번에는 풍자 소설의 백미인 조나단 스위프트의 작품 <걸리버 여행기>에 손을 댔다. 제목부터, <걸리버 여행기>라는 제목이 <걸리버스 - Gulliverse>로 바뀌었다. 동시에 극장도 인물도 알 수 없는 스마트폰 속 세상일 것이라고 암시한다.

성북동비둘기와 김현탁은 그동안 고전 원작에서 모티프를 얻어 작품을 창작했는데, 작품으로는 <세일즈맨의 죽음>, <메디아 온 미디어>, <열녀 춘향>, <혈맥> 등 다양하다. 그리고 그 진한 실험과 전위의 맛은 항상 관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이번 <걸리버스> 또한 그간 극단 성북동비둘기와 김현탁의 진한 맛에 빠진 관객은 물론 그 맛을 처음 보는 관객까지 새로운 감동으로 이끌 것이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외부 극장 공연에 나서는 국내 아방가르드 연극의 전서구성북동비둘기

국내는 2017<메디아 온 미디어> 그리고 해외는 2018년에 다녀 온 <세일즈맨의 죽음> 독일 공연. 두 번의 공연이후 줄곧 단체의 창작공간에서의 공연만 진행해 온 성북동비둘기. 코로나라는 상황도 상황이었지만 실험적인 공연을 많이 올리는 단체의 특유의 색깔이 많이 반영 된 행보였다. 2019년 한남동에 이어 성수동에 새롭게 단체 창작 공간 뚝섬플레이스 Took Some Plays”를 만들었다. 그 공간에서 <메이드 인스타그램>을 시작으로 <오더옐로우>, <다있다스 안들어오니쿠스>, <격리 동물원>,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창출 극대화를 위한 연출 연기술 연구> 그리고 최근 SBT Pop-up Theatre 프로젝트로 <대머리 여가수 왜 쟨 이혼했으꼬>,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지 않으랴>, <스트립TV> 그리고 가장 최근 작품 <The Lover 정부> 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공연을 올렸다. 최근 주춤해진 코로나 상황도 있지만 무엇보다 외부 공간 공연과 타 단체나 예술가와의 협업이라는 단체의 새로운 시도의 의지로 본 공연이 기획 되었다. 여러 가지로 그 동안 연극 담론의 틀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성북동비둘기가 지금까지 해 온 작업의 틀과도 조금은 다른, 그야말로 또 다른 자유로운 시선이 될 것이다. 성북동비둘기의 자유로운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삶이나 연극의 현주소에 대한 생산적인 관점들이 생성될 것이라 확신한다.

 

파격적인 실험으로 강렬한 연극성 드러내는 한국 연극의 영원한 아방가르디스트김현탁

 

 김현탁은 이미 한국 연극계에서 자생적 아방가르드의 대표주자로 이름이 난 연출가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연출가로 매 해 외국 유수 축제나 기관들로부터 초청을 받고 있다. 김현탁은 텍스트의 재구성과 창안은 물론 콘셉트, 연출, 안무, 무대 디자인을 포함 한 의상, 조명, 음향, 영상에 이르기까지 공연의 전반적인 Art-Work 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설치미술의 영역에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작업과 작품은 강렬한 자신만의 특유의 색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하다. 그 부분에서 많은 관계자와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호불호가 명확히 나뉘고 때론 공연장을 치열한 격론의 장으로 만들기도 한다. 김현탁의 뻔뻔한 상상력과 새로운 시선은 항상 교감이라는 말로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낸다. 이번 공연 <걸리버스> 또한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동시대 관객과 파격적으로 만나게 된다. 풍자 소설 원작을 스마트폰으로 가져 온 것이나 영상의 사용 등 그간의 김현탁 연극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도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동시대 문명 속 여행기

어쨌든 스마트폰 속 세상, 어플리케이션 세상으로의 여행을 전해드리기 전에 다시 원작 얘기로 돌아갑니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작품 <걸리버 여행기>4부로 된 소설이다. 동화 같은 흥미로운 여행 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사회고발 소설이다. 소인국과 거인국, 하늘에 떠 있는 섬, 말이 지배하는 세상까지 매우 독특한 세상에 도착해 살아가는 걸리버의 이야기가 주요 서사이다. 이때, 여행하는 각 국가들은 매우 특징적인 모습을 띄는데, 걸리버는 각 사회의 규칙이나 모습 속에서 비합리성을 느낀다. 그렇게 낯선 사회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단점을 하나씩 접하면서 결국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흥미로운 여행 이야기는 이야기로 남겨두고, 그 속에 담긴 목소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김현탁 연출가는 이 여행기를 걸리버스라고 바꿔 부르고 우리가 재미있는 동화로만 여겨온 소인국에서도 중요한 교훈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연극의 순간을 함께 하고자 한다. 김 연출가와 성북동 비둘기가 함께 찾아낸 동시대의 문명 속 여행은 다름 아닌 마음 아픈 우리의 현재진행형인 역사이기 때문이다. 극의 표현 방식은 밝지만 다루는 내용은 어둡다.

 

▶시대와 세대가 바뀌어도 반복되는 역사의 비극
 

무대 뒤에 스마트폰의 주인, 오늘날 우리들 자신이 아침에 알람과 함께 일어나면서 공연이 시작되고, 긴 하루를 지나 늦은 밤에 잠이 들면서 공연이 끝난다. 관객은 그저 보는 수동적 형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무대의 배우들과 함께 스마트폰 속 캐릭터들이 되어 주인의 하루를 책임진다. 물론, 전적으로 책임지진 않고 부분적으로 함께 한다. 배경 영상의 스마트폰 주인이 스마트폰을 끄면 무대는 휴식을 취하고 켜면 다시 무대가 바쁘게 돌아간다. 스마트폰 속 앱들이 빠르게 스쳐 가듯, 무대도 분절된 채 지나가기에 배우들의 몸짓과 그림자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렇게 각기 특색을 달리하는 앱들이 주인의 하루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과거의 트라우마와 현재의 트라우마가 충돌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리하여 비극적 역사와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 뒤섞이며 <걸리버 여행기>속 인물들을 뛰어 넘어 오늘날 우리 - 아날로그 세상의 - 에게까지 전이된다.

 

공 연 명 : <걸리버스>

■ 기 간 : 2022. 12. 9() ~ 12. 18()

■ 시 간 : 평일(,,,) 730/ 주말(, ) 4/ 월 쉼

■ 장 소 : 성수아트홀

■ 후 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주 관 : 성북동비둘기

■ 제 작 : 성북동비둘기

■ 관 람 료 : 전석 30,000

■ 관람연령 : 17(고등학생) 이상

■ 러닝타임 : 90

■ 예 매 : 인터파크티켓, 네이버예약

■ 문 의 : 성북동비둘기 02-766-1774, 010-6311-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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