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지즐의 김진수 작 석봉준 연출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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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는 배우이자 <영안실> <진짜 사나이>를 쓰고 연출한 앞날이 기대되는 전천후 연극인이다.

석봉준은 서울창공축제위원장, 서울연극협회 청년회 임원이고 극단 지즐 대표다. 연출작은 <흉터> <오해피> <바람이 되어> <제칠감> <영안실> <서부전선 이상 없다> <진짜사나이> <결혼> <골목길> <소년, 소녀 드림> <달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친구> 등이 있고, 극작은 <흉터> <오해피> <바람이 되어> <골목길> <소년, 소녀 드림> <신의 선물> 등을 집필한 배우이자 작가 겸 연출가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최전방 초소를 무대로 경비병 1, 2가 펼치는 희극이다. 무대 중앙에 초소가 있고, 주변에는 철조망이 있고, 그 너머로 숲이 보인다. 초소 주변은 위장막으로 가려있고, 무대 오른쪽에 낮은 바위덩이가 의자구실을 한다. 초소에 통신전화가 가설되어 있어, 본부와 연락을 취하고, 기이한 음향효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가 하면, 대단원에 산돼지 소리로 기이한 효과음의 정체를 밝힌다.

연극이 시작되면, 경비병 1, 2의 경비모습과 선임이 후임에 대한 얼차려가 희극적으로 전개되고, 군 입대하기 전의 일상이 소개되면서, 경비 2가 소년시절 부모상을 당하고 할머니한테서 자라난 사연이 펼쳐지고, 경비 1은 사랑하던 여인과 그 여인이 경제적 안정과 지위향상을 꿈꾸며 다른 남성에게로 떠나가던 모습이 재현된다. 최전방이라, 기이한 효과음이 들이면, 혹시 북괴군이 침투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또는 귀순병이 사선을 넘어오는 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 속에서 경비병의 할머니가 모습을 드러내고, 경비병의 연인이 등장하기도 하면서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을 무대로 초청해, 극중 인물로 연기를 하도록 해 폭소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장간첩이 침투해 경비병에게 총상을 입히기도 하고, 후임에게 얼차려로 기압을 가하던 경비가 바뀐 입장에서 얼차려를 당하는 광경은 폭소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하고, 대단원에서 경비 1, 2가 다투다가 잘못 발사된 총탄에 쓰러져 선임이 운명하지만, 깨어나니 꿈이었다는 장면은 관객의 옴츠러들었던 마음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흥미만점의 연극이다.

김지용, 김영진이 경비병 1, 2로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호연과 성격창출로 관객의 폭소와 갈채를 이끌어 내고, 박미리가 할머니, 연인, 무장침투적군병사, 경비병 1, 2의 소대장 등 1인 다 역으로 출연해 펼치는 탁월한 연기는 관객의 탄성과 함께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정성윤, 조명 박민한, 조명오퍼 강원진, 무대 유다미 등 스텝의 기량이 잘 드러나, 2015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 극단 지즐의 김수진 작, 석봉준 연출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걸작희극으로 탄생시켰다.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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