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589회,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온기를 전합니다!
12월 15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문화뉴스 이서연 기자] '한국인의 밥상' 589회에서는 밥상 앞에 모여 앉아 삶의 기쁨과 위로를 나누는 사람들을 만난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싸늘한 겨울바람이 더 시리게 느껴지는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사람들의 마음마저 닫혀가고 있는 것 같은 이 계절,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펴줄 진정한 응원과 위로가 필요하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은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한 끼! 고심해서 음식을 정하고 좋은 재료를 장만해 정성껏 차려내는 한 상은 다시 한번 세상에 발을 내딛게 해주는 더할 나위 없는 격려다. 껍데기뿐인 말은 모두 떠나보내고 향기로운 밥 한술로 서로를 위로하는 진짜 “식구”들의 밥상을 만나본다. 

잘 가요, 우리 이장님! –충청남도 예산군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농촌이 고요해지는 겨울, 텅 빈 논두렁 위로 적막이 감도는데. 그 사이를 분주하게 거니는 한 사람이 있다. 8년째 방아리 이장을 맡고 있는 김홍근 씨다. 한파가 닥치기 전에 마을 이곳저곳을 돌며 어르신들의 겨울 채비를 돕는 김 이장은 마을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자타공인 ‘방아리 이쁜이’! 마을 사람들은 아들같이 살뜰한 김 이장의 손길이 올해 유난히도 소중하다. 김 이장이 올해로 이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내와 함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란다. 속사정 꿰고 있는 마을 사람들, 아쉬운 마음은 접어두고 그의 앞길을 응원하는 마음 가득 담아 환송회를 열어주기로 했다, 그것도 김 이장 몰래! 

김이장을 위한 자리인 만큼 음식도 김 이장 입맛 따라! 마을에 있는 도축장 덕에 방아리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즐겨 먹었다는 부속 고기가 음식 장만의 주재료다. 방아리 스타일로 부속 고기와 묵은지 팍팍 썰어 넣고 냉이로 향까지 가미하면 김 이장이 두 그릇씩 먹는다는 곱창전골 완성! 마을 잔칫날에 빠지면 섭섭한 돼지허파전부터 그간 이장님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떡케이크까지 준비하니 주민들의 정성이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려졌다! 예상치 못한 마을 사람들의 선물 같은 한 상에 김 이장의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웃풍들 새 없이 도타운 방아리 마을의 구수한 정을 느껴본다!
 
빛 아래서 다시 함께 시작하는 삶! –강원도 정선군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지난 10월, 봉화의 아연 광산에서 암석과 폐기물이 무너지며 지하 190미터에 광부 2명이 고립되는 매몰 사고가 발생했다.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 끝에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그들은 이태원 참사로 실의에 빠진 대한민국에 한 줄기 희망을 전해주었다. 사건의 주인공 박정하 씨는 모닥불과 커피믹스에 의지해 갱도의 암흑을 이겨낸 생존기를 전하며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했는데. 그의 생환을 누구보다 기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박정하 씨와 함께 정선 사북 광업소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광부들이다. 사북 광업소가 폐업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에 대한 동료애는 함께 일하던 그 시절만큼이나 끈끈하다는데.

정선으로 무사히 돌아온 박정하 씨를 위해 옛 동료들이 환영회를 열었다! 땅속에서 긴 시간 견뎌낸 박정하 씨를 위해 생 황기 잔뜩 넣고 푹 고아낸 백숙은 허해진 기력을 보충해주기에 안성맞춤. 정하 씨에게 일어난 사고가 자신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기에 더 마음 졸였다는 동료들. 다시 함께 식사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란다. 동료들이 구워주는 귀한 산초두부지짐까지 맛보니 살아 돌아온 기쁨이 실감 난다는 박정하 씨. 새롭게 주어진 삶.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겠다는 박정하 씨의 다짐에서 내일을 바라보는 희망을 배워본다!

한 세월 함께 버텨낸, 말랭이 마을!– 전라북도 군산시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도시 전체가 근대 문화유산 박물관이라는 군산, 그중에서도 신흥동은 격동했던 근대사의 흔적을 안고 사는 지역이다. 1·4 후퇴 당시 군산에 밀려 들어온 피난민들이 자리 잡으며 형성된 빈민촌이 바로 신흥동이었다. 산비탈에 마을이 자리해 산마루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인 ‘말랭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데. 말랭이 마을 주민들의 대부분이 군산항 근처의 생선 공장과 새우 공장에서 일하며 힘든 시기를 건너왔단다. 비록 살림살이는 어려웠어도 다닥다닥 붙은 집들만큼이나 우애가 좋아 김장이라도 하면 온 마을 사람들이 품앗이에 나섰다는데. 말랭이 마을에서 이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전통! 매일 함께 모여 밥을 해 먹는 일이다.

밥상의 단골 손님은 말랭이 마을 주민들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해산물! 갑오징어며 꽃게며 선창가에서 고생하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재료들이라는데. 손이 닳도록 생선을 다듬었어도 그 맛만큼은 싫어할 수가 없다는 말랭이 마을 사람들. 팔고 남은 생선 대가리로 끓이는 서대대가리찌개는 돈이 없어서 생선을 사 먹을 수 없던 그 시절에 해 먹던 추억의 음식이란다. 힘들었던 기억은 마을 사람들을 더 가깝게 엮어주는 공통분모가 되었다. 한 가족처럼 똘똘 뭉쳐 모진 세월을 이겨낸 말랭이 마을의 주민들을 만나본다! 

한편 '한국인의 밥상'은 KBS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영한다.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