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가볼만한곳
12월 17일 저녁 7시 10분 KBS 방송

[문화뉴스 이기찬 기자]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심장, 부산진구. 예부터 부산 중심부에 자리해 부산포와 동래를 잇는 길목이었던 이곳은 부산 경제의 원동력이 돼준 동네다. '동네 한 바퀴' 199번째 여정은 걸음마다 역사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부산의 정중앙, 부산진구로 떠난다.

부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황령산 봉수대

사진 = KBS 제공​

부산진구 동쪽에 우뚝 솟아있는 황령산. 임진왜란 때 부산 앞바다에 몰려든 왜군의 적선을 발견하고 최초로 불을 밝혀 서울의 목멱산까지 알렸던 봉수대가 남아있는 곳이다. 해발 427m 정상. 해운대와 광안대교, 부산항과 서면, 부산진구 일대까지 부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황령산 봉수대에 올라 부산진구 한 바퀴를 힘차게 시작해본다.

부산의 맛, 보약 같은 돼지국밥 한 그릇

사진 = KBS 제공​

행정구역상 부산진구의 부전동과 전포동 일대를 일컫는 서면. 부산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지리적 요건 덕에 교통·금융·유통·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하며 서면시장 뒤편으로는 다양한 식당들이 모여들어 먹자골목이 만들어졌다. 특히나 6.25 전쟁 당시 피란지에서 돼지 부산물로 국밥을 만들어 먹으며 탄생한 부산의 돼지국밥은 약 6개의 가게가 한 골목에서 성행하며 오늘날까지 서민들의 든든한 한 그릇이 돼주고 있다. 어릴 적 키가 작은 아들을 위해 달여 주시던 어머니의 사골국처럼 돼지 사골로만 15시간 이상을 고아낸 육수로 몸에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들고 있는 부부의 진한 돼지국밥을 맛본다. 

호랑이 살았던 산동네, 호천마을 한 바퀴

사진 = KBS 제공​

항구도시 부산에도 호랑이가 내려올 만큼 산세가 험하고 숲이 울창했던 곳이 있다. 호계천 주변의 산자락에 형성된 호천마을. 부산 속 오지였던 땅에 전쟁 피난민들이 모여들어 터를 잡고 이후 산업화 바람을 타고 고향을 떠나온 이들까지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지금의 대단지 마을을 형성하게 됐다. 수도가 없어 산을 올라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고 도로가 없어 남의 집 대문을 넘나들며 동네를 오가야 했던 곳. 힘든 시절을 함께 겪어낸 마을 사람들은 이제 이 동네가 떠날 수 없는 진짜 고향이 됐다는데. 오늘까지도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호천마을을 찾아가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나눠본다. 

공구 골목의 변신, 전포동 카페거리 속 수제 화과자 

사진 = KBS 제공​

1950년대 말부터 인근 군 시설과 전포동의 자동차 공장에서 나온 자재들이 서면 일대에서 거래되면서 부속품 상점이 하나둘 들어서고 ‘서면 공구 골목’이 만들어졌다. 1960~70년대 당시에는 부전동과 전포동에만 500여 개의 공구상이 자리하기도 했지만, 1980년 이후 사상 산업단지로 대거 이전하며 점차 쇠락하게 되었다. 그러던 2009년, 빈 상가들이 늘어가던 골목에 젊은이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소자본으로 빌린 허름한 점포를 리모델링해 작고 예쁜 카페와 밥집을 차리게 된 것. ‘전포동 카페거리’란 새 이름을 얻고 오래된 공구상과 핫한 신상 가게가 공존하는 도심 속 이색 골목으로 자리 잡은 이곳에서 3년 전 화과자 전문점을 오픈한 김희진 사장님. 10년간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지쳤던 몸과 마음에 자유를 준 전포동 골목을 영원히 지키고 싶다는 그녀의 아기자기하고 뚝심 있는 인생을 만나본다.

옛 골목을 밝히는 뜨거운 청춘들! 부산진구 관광두레 아트샵

사진 = KBS 제공​

부산의 관광 1번지로 급부상한 전포동 골목에 감각적인 작품을 만드는 청년작가들도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부산 다대포, 서울, 전라도 광주 출신의 삼총사가 꾸린 스튜디오가 바로 그곳. 작년 5월, 부산진구에 터를 잡은 세 사람은 금속공예, 목공예, 도자공예 등 각자의 전공을 살려 부산을 표현한 아트 상품을 개발하고 부산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민들이 모여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운영하는 한국관광공사 주관 ‘관광두레’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는데. 오래된 골목을 새롭게 밝히는 청년작가들의 꿈이 담긴 부산진구 관광두레 아트샵 탄생 비화를 들어본다. 

100년 만에 되찾은 쉼터, 부산시민공원

사진 = KBS 제공​

부산의 범전동과 연지동 일대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일본군 부대가 자리 잡고 훈련소가 설치되는 등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일본군대는 철수했지만 한국전쟁 발발로 주한미군 부산기지사령부인 ‘캠프 하야리아’가 설치돼 부산과 오랜 세월 애환을 같이 하였다. 100년간 이방인의 땅으로 묶여있던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1995년. 여러 시민단체가 모여 부지반환 운동을 추진해 마침내 2010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와 도시공원이 조성됐다. 오늘날에는 부산사람들의 피크닉 명소로 꼽히며 도심 속 쉼터가 되어주고 있는 부산시민공원을 찾아가 평화로운 한때를 만끽해본다.

부산 신발 역사의 진짜 주역들을 만나다

사진 = KBS 제공​
사진 = KBS 제공​

부산은 1970~80년대 세계 최대 운동화 생산 도시이자 1,100여 개가 넘는 신발 업체가 자리했던 곳이다. 특히 동천이 흘렀던 부산진구는 접근성이 좋은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산업용수를 바탕으로 국제상사, 태화고무, 삼화고무, 동양산업, 진양화학 등의 큰 공장들이 들어서 국내외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해 우리나라 경제를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었다. 대한민국 신발산업을 이끌어왔던 대기업은 사라졌지만. 빛나던 청춘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운동화 끈을 조이며 ‘메이드인 코리아’ 신발을 만들고 있는 이들이 있는 개금동 신발재봉공장을 찾아간다. 

서면의 인생맛집, 양곱창 골목

사진 = KBS 제공​
사진 = KBS 제공​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진가를 찾는 서면의 번화가. 퇴근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모님들의 손맛을 느끼러 찾는 거리가 있다. 10여 곳의 양곱창집이 모여 있는 골목이 바로 그곳. 모둠 하나만 시키면 곱창부터 대창, 양, 염통에 마무리 주먹밥까지 전부 직접 구워서 먹여주는 사장님들의 정을 느낄 수 있어 손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 가게에 사장님 여러 명이 모여 있는 양곱창집에서 일을 시작해 7년 전 온전한 나만의 가게를 오픈. 젊은이들의 입맛을 저격한 양곱창구이 골목을 20여 년째 지켜오고 있는 사장님의 일상을 엿본다.   

부산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눈부신 인생들이 있는 곳, 동네를 이끌어가는 이웃들의 행복으로 가득한 부산진구의 풍경은 12월 17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 제199화 나란히 걷는다, 그 마음 - 부산 부산진구'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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