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596회, 천수만, 어제 그리고 내일
천수만 서산, 보령, 황도 방문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 등 음식 소개
16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문화뉴스 정다소 기자] '한국인의 밥상' 596회에서는 겨울 철새들의 낙원, 서해 곳간이 불릴만큼 황금어장을 품었던 천수만을 찾아간다.

70년대부터 시작된 간척사업으로 여의도 면적의 100배가 넘는 땅과 호수가 생겨나고 지도를 바꾼 대규모의 간척으로 사람들의 삶도 조금씩 달라졌다.

오랜 세월 숱한 사연과 생명들을 품어안고 흘러온 천수만의 겨울 밥상을 만나본다. 

땅을 얻고 갯벌을 잃다 –  서산 간척지에서 쌀농사 짓는 4대 가족 이야기

[한국인의 밥상]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서산, 보령, 황도 먹거리 소개/ 사진=KBS1 제공
[한국인의 밥상]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서산, 보령, 황도 먹거리 소개/ 사진=KBS1 제공

서산시 부석면, 이희완 씨는 부지런히 농사지으며 살았다. 2년 전 연구원으로 일하던 아들 창경 씨까지 합류하면서 4대째 쌀농사를 짓고 있다.

간척지 쌀을 이용해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가공식품을 만들면서 시작한 생강 한과가 지금은 서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됐다. 추위에 약한 생강을 땅속 6~7m 아래 저장 굴에 보관한다.

생강을 숟가락으로 긁어 껍질을 벗겨낸 후, 얇게 썰어 끓는 물에 데쳐 아린 맛을 빼고, 설탕이 속까지 깊게 베도록 졸인다. 마지막으로 설탕 옷을 입히고 말리면 가족들의 영양간식 편강이 된다.

쌀농사 지어도 쌀밥을 먹기 힘든 시절, 무를 넣어 양을 늘린 무밥과 갯벌에서 나는 농게와 박하지를 넣고 끓여 먹던 게국지는 추억으로 남은 음식들이다. 땅을 지키며 살아온 아버지와 그 땅에서 새로운 꿈을 만들어가고 있는 아들을 만나본다.

섬사람들 희로애락을 품은 천수만 - 보령 다섯 형제섬 이야기

[한국인의 밥상]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서산, 보령, 황도 먹거리 소개/ 사진=KBS1 제공
[한국인의 밥상]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서산, 보령, 황도 먹거리 소개/ 사진=KBS1 제공

천수만의 입구, 보령시 오천면 효자 2리는 다섯 개의 작은 섬들이 모여있는 작은 섬마을이다. 유인도 중 가장 작은 섬인 육도를 비롯해 월도, 허육도, 추소, 소도까지 다섯 섬이 모여있다.

이장 최영준씨는 낚싯배를 자가용 삼아 바다를 오가며 다섯 섬을 챙긴다. 그는 20년 전 고향인 월도로 돌아와 마을의 살림을 맡고 있다. 

물고기들의 산란장이자, 서식지였던 천수만은 굉장히 풍요롭다.
빠른 조류를 이용해 고기 잡던 시절에는 큰 고깃배가 가라앉을 정도였다. 지금은 낚싯배들이 대부분이지만, 바다에만 나가면 주먹 조개며 해초며 먹거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머니들은 쫄복철이면 쫄복을 칼로 째서 말리는 것이 하루 일과다. 자갈밭에 말려둔 쫄복은 섬사람들의 겨울철 요긴했던 보양식으로 탄생한다. 

뜨끈한 쫄복탕은 바닷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준다. 톡톡 씹히는 식감의 말무침과 조갯살 다져 넣은 말부침개까지 섬사람들의 고단하지만 풍요로운 밥상에 함께 해본다. 

물길을 열고 바다와의 공존을 꿈꾸다 - 태안 황도

[한국인의 밥상]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서산, 보령, 황도 먹거리 소개/ 사진=KBS1 제공
[한국인의 밥상] 생강 한과, 쫄복탕, 소금게장...서산, 보령, 황도 먹거리 소개/ 사진=KBS1 제공

태안 안면도와 이웃하고 있는 황도는 육지가 부럽지 않을 만큼 풍요를 누리던 섬이다. 지금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됐다. 

물길을 막은 둑다리가 생기자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모래가 쌓이고 해수 흐름이 바뀌면서 조개와 물고기가 섬 연안에서 사라지게 된다. 10년 전, 둑을 허물고 바닷물이 오갈 수 있는 다리가 생기면서 갯벌도 바다도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황도에 정착한 5년 차 초보 어부 이홍균, 박춘미 부부는 잡을 수 있는 어종도 다양하고 어장도 가까워서 귀어를 결심했다. 천수만은 부부에게 천수만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해줬다. 어획량이 줄어 애를 태우던 주꾸미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매년 정월 이튿날 지내는 풍어제는 섬사람들에게 1년 중 제일 중요한 날이다.  만선과 무사 안녕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 담아 신우대에 소고기를 꿰어 참숯에 굽는다. 

냉장 보관이 어렵던 시절 옛 방식 그대로 소금에 절여 먹던 소금게장과 잘 말린 주꾸미와 조기를 쪄낸 해물찜까지 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황도 사람들의 추억과 기원이 담긴 밥상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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