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일시: 2월17일(금)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서울시향의 숨은 여성합창단, 해왕성 넘어 우주 저 멀리로 사라져가는 독특한 음향 선사

독특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요즈음 국내 교향악계의 연주들이 관객들을 매혹하고 있다.

지난 217일 금요일 있었던 서울시향의 홀스트 행성연주에서 여성합창단의 우주 저 멀리로 사라져가는 선율이나 지난달말 1월 끝자락에 있었던 KBS교향악단의 말러교향곡 제5번 연주회에서 4악장 부분에 호른주자가 무대 앞으로 나와 호른 연주를 부각시켰던 색다른 아이디어들이 국내 무대에서의 교향곡 연주를 관객들에게 새삼 매력적으로 들리게 한다. 예술의 전당 전관개관 30주년을 기념해 215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한 KBS교향악단 말러교향곡 제2부활의 연주에서도 무대 바깥에서 연주하는 취주악 편성이 색다른 아이디어같은 느낌을 줬다.

특히 서울시향의 지난 17일 홀스트 행성 공연 마지막 제7해왕성(Neptune), 신비주의자연주는 지휘자 휴 울프가 시향 페이스북 동영상 휴 울프가 우주를 말하다에서 설명한 대로 무대 밖에서 노래하여 멀리서 들려오는 여성합창단의 합창이 마치 정체를 드러낼 듯 말 듯 단속적으로 이어지던 선율이 결국 아득한 우주 저 멀리로 사라져가는 독특한 느낌을 주어 이 공연을 찾았던 관객들에게 매우 이색적이고 근사한 연주감상의 느낌을 선사했다. 한편의 우주영화 한편을 보고 와서 다채롭고 훌륭한 연주에 아직 연주의 흥분감과 심장뛰는 것처럼 쿵쿵거렸던 타악기 소리들의 잔향이 가시지 않는다는 관객들의 소감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휴 울프가 우주를 말하다의 서울시향 유트브 동영상. (사진 서울시향)
휴 울프가 우주를 말하다의 서울시향 유트브 동영상. (사진 서울시향)

-“지안 왕의 엘가 첼로협주곡 연주, 여성적인 엘가 첼로협주곡이라기보다 남성적 엘가 첼로협주곡

KBS교향악단이 지난달 말 128일 신년 첫 정기연주회 곡으로 연주했던 말러교향곡 제5번 연주에서도 호른연주자를 무대앞으로 불러내어 배치, 현대적 말러교향곡 5번 연주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무대를 연출해서 관객의 많은 환호를 받았었다.

시대와 지휘자가 많이 바뀌고 3악장에 호른 연주자가 무대 앞으로 배치된 KBS교향악단의 말러교향곡 제5번의 연주는 KBS교향악단측의 예상치못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변한 시대의 무대에 이토록 현대적인 말러교향곡 5번이라니 하는 느낌을 불러올만한 달라진 말러교향곡 제5번의 연주를 들려줬다는 생각이다.

3악장에서 지휘자옆 무대 앞으로 나와 협연한 호른등의 독주를 포함해 금관파트 전체가 상당히 안정적인 연주를 들려주었고 너무 심각하고 철학적으로 접근한다기보다 참신한 음악적 아이디어가 많은 젊은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의 현대적 해석에 음악애호가들이 향후 많은 기대를 걸고 있음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었다

주말을 앞두고 지난 217일 금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2023 서울시향 지안 왕의 엘가 첼로협주곡 연주회는 지휘자 휴 울프가 흥미로운 프로그램들로 짜여져 있으니 위에 언급한 그런 참신한 연주중의 아이디어들로 관객들에게 꼭 연주회에 와 달라는 시향 페이스북의 유투브 동영상의 요청에 흠뻑 부응하는 연주회였다고 보여진다.

필자에게 지안 왕은 20141212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마지막 연주 일정을 앞둔 시점에서 정명훈과 지안 왕이 2014 서울시향 BEST3로 꼽아도 좋을 서울에서 들려줄 수 있을 최상급의 연주로 최근 불거진 서울시향 내부 파동을 잠재웠던 연주자로 각인돼있다. 지안 왕 역시 당시 연주에서 전반부의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 연주를 통해 작품성 면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이어지는 하이든 첼로협주곡 2번에서보다 특히 3악장 Allegro molto에서의 다부진, 기민한 독주 첼로의 민첩한 움직임과 상승을 이끄는 연주로 인상적 마무리를 했고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 협연에선 더욱 섬세한 소리에다 진중한 톤을 이끌어내는 첼로가 돋보였다.

 

-“서울시향 홀스트 행성연주, 연주 전체가 알알이 밴 연주같은 느낌

사실 지안 왕이 올해 2023년 연초 서울시향과 협연한 엘가의 첼로협주곡은 많은 음악애호가들이 존 바비롤리경 지휘로 자클린 뒤 프레(Jacqueline Mary Du Pre)가 연주한 런던심포니와의 엘가 첼로협주곡의 기억이 서려있는 곡으로 비운의 영국 여류 첼리스트 뒤 프레의 혼이 담긴 격정적인 연주가 엘가 [첼로 협주곡]의 명연 중의 명연으로 남아있는 곡.

때문에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들에게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와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1973,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뒤 프레의 비극적인 인생은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의 결혼 생활에도 위기를 가져오며 숱한 일화를 만들어냈다. 그녀의 첫 번째 엘가 레코딩은 거의 뒤 프레 자신과 동일시 될 정도로 유명한 음반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엘가 [첼로 협주곡]의 첫 번째 선택 음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서울시향과 연주한 지안 왕의 엘가 첼로협주곡 연주는 감정의 클라이막스에 이르는 비탄에 잠긴 첼로의 노래로 여성적인 엘가 첼로협주곡이라기보다 남성적인 엘가 첼로협주곡으로 들려왔다.

이날 서울시향 연주의 또하나의 하이라이트 구스타브 홀스트의 관현악 모음곡 [행성들] 연주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화려한 관현악 색채에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악기 편성은 숨은 여성합창단, 플루트 4(3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4주자는 알토 플루트와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3(3주자는 베이스 오보에 연주를 겸함),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3,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3, 콘트라바순 1, 호른 6, 트럼펫 4, 트롬본 3, 튜바1, 테너 튜바1. 팀파니 2, 하프 2, 첼레스타 1, 오르간 1, 5부가 동원됐다.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이 곡의 연주를 위해서는 금관악기와 타악기 진용도 만만치 않아 혼, 트럼펫, 트롬본, 테너 튜바, 베이스 튜바에 팀파니, 트라이앵글, 사이드 드럼, 탬버린, 심벌즈, 베이스 드럼, , ,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실로폰에 하프와 오르간이 가세해 거대한 음향을 선사한다. 서울시향 홀스트 행성연주는 연주 전체가 알알이 밴 연주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제4곡 목성(Jupiter-쾌락의 전령)이 첫곡 화성과 더불어 활달한 리듬감과 유쾌하고 매력적인 선율, 호쾌한 음향이 한데 어우러져 사뭇 축전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내게 가장 인상적 연주로 다가왔던 것 같다.(글: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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