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일시: 3월23일(목) 저녁 7시30분 예술의 전당 IBK홀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나 현악 오중주의 케미 주목할 만

서양 클래식 음악에서 교향곡이 갖는 무게감이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주목할 때 앙상블오푸스의 제21회 정기연주회가 브람스만의 실내악으로 연주곡들을 꾸민 것은 다시 한번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나 현악 오중주의 실내악의 매력을 일깨워주는 더없이 좋은 감상의 계기가 되어주었다.

지난해 2022310일 앙상블오푸스 제19회의 정기연주회 앙상블오푸스와 함께 하는 산책연주회가 이런 드뷔시의 피아노 삼중주와 프랑크 세자르의 피아노 오중주의 연주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숨겨진 보석을 들어내는 전업 작곡가 류재준이 예술감독을,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리더를 각각 맡은 앙상블오푸스의 정기연주회나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이 리더가 된 Trio :In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연주(202238일 저녁, 잠실 롯데콘서트홀)는 이런 피아노 삼중주와 오중주의 연주를 자주 접할 기회가 없던 클래식 고어들에게 이런 연주의 매력을 전해줄 좋은 감상의 기회가 되었듯이 말이다.

앙상블오푸스의 제21회 정기연주회가 브람스만의 실내악으로 연주곡들을 꾸민 것은 다시 한번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나 현악 오중주의 실내악의 매력을 일깨워주는 더없이 좋은 감상의 계기가 되어주었다. (사진 오푸스)
앙상블오푸스의 제21회 정기연주회가 브람스만의 실내악으로 연주곡들을 꾸민 것은 다시 한번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나 현악 오중주의 실내악의 매력을 일깨워주는 더없이 좋은 감상의 계기가 되어주었다. (사진 오푸스)

-“실내악의 매력 일깨워준 또 하나의 감상의 계기

앙상블오푸스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보석같은 작품을 통해 일반 음악애호가들이 자주 접할 수 없는 연주를 들려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많이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운 때가 많다.

지난해 2022310일 있었던 앙상블오푸스와 함께하는 산책19회 앙상블오푸스 공연도 더욱이 클래식 음악과 장르가 다른 대중음악 격인 BTS의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의 K팝 공연에 사흘간 연속 15천여명의 K팝 팬들이 운집해 열광하고, 게임은 물론 OST로도 큰 사랑을 받는 국내 대표 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OST를 한자리에서 들려주는 <심포니 오브 메이블스토리> 공연(잠실 롯데콘서트 2022, 3.12-13)20대 관객들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던 상황에서도 피아노 삼중주와 피아노 오중주의 연주회는 내게도 클래식만이 줄 수 있는 귀중한 연주 감상의 오롯한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던 기억을 안고 있다.

지난 323일 앙상블오푸스의 제21회 정기연주회 브람스 공연도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성시연 지휘의 경기필의 말러교향곡 제6번 연주, 그리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국립심포니 출연의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신춘음악회등의 관객 분산 여파로 앙상블오푸스의 공연장인 IBK홀은 생각보다 관객들로 많이 채워지지는 않았지만 정통 실내악의 묘미를 느끼기에는 최적의 연주곡들이 연주되었다는 느낌이다.

앙상블오푸스의 정기연주회는 이 앙상블의 음악감독을 전업작곡가 류재준이 맡고 있기 때문에 류재준의 작곡곡들이 많이 연주돼 왔었는데 이번에는 비올라, 첼로. 피아노를 위한 버전의 브람스 두 개의 가곡, Op.91의 편곡 작품이 첫 번째 연주곡으로 연주됐다. 브람스의 두 개의 가곡, Op.91의 류재준 편곡 연주는 화려함보다 가슴속 충만한 동경’, ‘가슴을 흔드는 갈망‘, ‘바람과 새들의 속삭임등에서 알 수 있듯 정갈함에 포인트가 맞춰진 듯한 느낌을 갖게 한 연주곡이었다.

지난해 3월 제19회 정기연주회에서 앙상블 오푸스가 두 번째로 연주한 클로드 드뷔시의 피아노 삼중주가 서정성과 명료함, 잔잔한 감성이 두드러지면서 드뷔시만의 다채로우며 감각적인 음악적 분위기를 관객들이 느껴볼 수 있는 연주곡이 되었을 것이라면 올해의 브람스 피아노사중주 3번 연주는 바이올린 백주영, 비올라 김상진, 첼로 심준호, 그리고 피아노의 문지영이 다양한 조합에서 발생하는 팽팽한 긴장감과 생동감이 연주곡마다 독특한 열기와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좋은 케이스의 연주곡이었다.

앙상블오푸스의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3악장 Andante(여유있게 걷는 속도로)를 듣고 있자니 3월초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브람스 전곡 교향곡 사이클과 달리 전원(田園)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4악장 Finale. Allegro comodo(빠르지만 급하지 않게)의 큰 활 보잉으로 많은 박수를 받는 앙상블오푸스 연주자들의 면면을 보며 개별 솔리스트 공연을 펼쳐도 손색없을 연주자들의 케미가 빛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연주의 케미에 대한 관객의 감동 그만큼 컸다는 것 방증

지난해 3월의 앙상블오푸스의 마지막 연주곡 세자르 프랑크의 피아노 오중주 연주는 말하자면 오케스트라 특유의 압도적인 사운드의 물량 공세는 없으나 앙상블 오푸스의 바이올린의 김다미와 백주영, 비올라의 김상진, 첼로의 심준호, 피아노의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무대에서의 선명하게 들리는 각 파트의 음향과 그것이 섬세하게 어울려 섞이며 때로는 혼합되고 때로는 화합하며, 또 다른 때에는 날카롭게 대립하며 펼쳐내는 사운드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앙상블오푸스의 세자르 프랑크 피아노 오중주 연주가 마지막 3악장의 격정적인 코다 변주의 피날레로 구성되는 것이 가장 인상깊었다면 올해 브람싀 현악오중주도 III. 빠르고 힘차게(Allegro energico)가 마쳐지자 비명에 가까운 관객의 환호가 터져 실내악 앙상블로서 그런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터, 연주의 케미에 대한 관객의 감동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게다. 최근 311일 서울시향과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을 맨발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열연한 몰도바 출신의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받았던 그런 격한 관객의 환호와 반응을 다시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3월초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물들였던 정명훈 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브람스 교향곡 전곡 사이클이 브람스 교향곡의 정수를 들려주고 간 연주였다면 신중하고 내향적 성격의 브람스에게 소수의 인원이 심도있게 나누는 실내악은 그의 마음 깊은 곳과 맞닿은 길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음을 이번의 앙상블오푸스의 제21회 정기연주회에 참석한 음악애호가들이 인지했을 것이다. 오랜 시간과 공력이 담긴 브람스의 실내악 작품들은 심원하면서도 극히 섬세한 그의 내면의 정수를 드러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올해 앙상블오푸스의 현악오중주 1번 연주는 바이올린 백주영과 송지원, 비올라의 김상진과 이한나, 그리고 첼로의 김민지등 5명의 명망있고 개성있는 솔리스트 연주자들의 케미가 더욱 조화로와졌다고 본다. 브람스가 자신의 개성과 정서를 두터운 화성을 사용하여 깊이를 더한 작품으로는 브람스 현악육중주 2번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악기수와 연주자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음향이 풍성해지는 사실을 새삼 엿보게 한다.

앙상블오푸스의 연주회가 끝나면 매번 느끼는 바이지만 명실상부한 명문 실내악단의 하나로 성장한 앙상블오푸스가 2010년에 창단됐음에도 올해 21회 정기연주회에 그쳤다는 것은 연주단체의 연주 능력보다 활동량이 다소 많지 않았던 것으로 비쳐져 앙상블오푸스에게 보다 많은 연주 기회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국내외의 유능한 작곡가와 뛰어난 연주자들과 교류를 통해 시그니처 프로그램의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한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레퍼토리와 연주력으로 집중적인 조명과 관심을 받는 앙상블오푸스의 행보가 더욱 선명히 드러나면서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브람스 하면 일반 음악애호가들에게 4개의 교향곡이나 브람스의 헝가리 춤곡으로 널리 알려져있음에 비춰 브람싀 실내악곡들로만 연주된 연주회의 체험은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람스 실내악 연주곡들의 관객과의 만남이란 측면에서 또다른 귀중한 정통 클래식 연주의 진수를 들려준 셈이 됐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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