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테르콩탱포랭의 다양한 공연방식, 현대음악 확산에 기여

공연일시: 426() 저녁 730분 예술의 전당 IBK

영적(靈的)인 느낌을 받았다

20-21세기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Ensemble Intercontemporain)의 지난 426일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있었던 연주에 대해 어느 음악애호가는 내게 이런 코멘트를 해주었다.

이번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내한공연은 2023 예술의 전당 전관개관 30주년 음악당 기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서 특별음악회와 마티네시리즈, 기획시리즈, 인춘아트홀 Special 공연들을 제외하면 현대음악 시리즈로선 제1탄이다. 예술의 전당 전관개관 3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현대음악 시리즈 2,3탄은 동시대 지휘자중 현대음악을 유달리 많이 연주하는 지휘자로 알려진 부산시향 상임지휘자 최수열이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아 76일과 112'SAC Night Concert I'‘SAC Night Concert II'로 각각 열린다.

이번 IBK홀의 공연은 여러 나라, 다양한 스타일과 편성, 작곡가들의 세대와 성별이 고루 배치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어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은 클래식월간지 월간객석에서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올리비에 레마리 대표가 피력한 대로 좋은 관객을 위해 악단이 힘써야 할 부분으로 다양한 공연방식을 연구하는 것에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음악 연주에 대한 서울 클래식 관객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피에르 블레즈작, '6개의  악기를 위한 파생 1'(1984)을 IBK홀에서 연주하고 있는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사진: 예술의 전당)
피에르 블레즈작, '6개의  악기를 위한 파생 1'(1984)을 IBK홀에서 연주하고 있는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사진: 예술의 전당)

-“현대음악 매니아들, 현대음악 쫒는데 기존의 클래식 음악 쫒는 것에 못지않다IBK홀에서의 공연중 앵테르콩탱포랭의 이런 다양한 공연방식의 일환으로 시도된 것으로서 거명할 수 있는 것은 아가타 주벨솔로 베이스드럼을 위한 모노드럼(2020’, 하비에르 알바레즈한 명의 타악기 주자, 증폭된 마라카스와 전자음향을 위한 테마즈칼’(1984), 그리고 스티브 라이히박수음악’(1972)등이 특히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먼저 아가타 주벨의 작품에 모노드럼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 것은 베이스드럼단 하나의 악기만을 위한 곡이기 때문에 모노라고 하였고 베이스드럼을 위한 연극적 요소가 동반된 기교가 뛰어난 곡임을 보여주었다. 1978년생의 폴란드의 여성 작곡가이자 보컬리스트인 아가타 주벨은 작곡 노트를 통해 나는 큰 북을 위한 솔로 연주곡 구상을 즐긴다. 큰 북을 위한 용맹스러운 곡은 믿기 어려운 특출한 가능성들을 제공한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나아가 나는 이 가능성들을 곡의 중간에 들어간 카덴차에서 확장해보고자 했다. 솔리스트의 상상력을 많이 받아들이는 카덴차이다. 나는 모노드라마의 맥락에서 솔리스트에게 이런 자유를 남기는 것이 단지 뛰어난 기교로 빠르게 연주하는 것 뿐 아니라 자기 고유의 예술적 감수성을 길어내는등 모든 역량을 다 보여주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썼다.

한명의 타악기 주자만 출연해 타악기를 흔들어 흥미로웠던 하비에르 알바레즈(1956-,멕시코)증폭된 마라카스와 전자음향을 위한 테마즈칼’(1984)은 전자음향 파트는 멕시코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채취한 소리 샘플들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마라카스로 연주되는 리듬은 라틴 아메리카 전통음악에서 발견되는 리듬 패턴에서 가져왔다.

필립 글라스와 함께 대표적인 미니멀리즘 작곡가로 꼽히는 스티브 라이히(1936-, 미국)는 인간의 몸 외에 다른 어떤 악기도 필요없는 곡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 박수로만 이루어진 박수음악(Clapping Music)을 작곡했다고 하며 이 작품은 두 파트로 나누어 연주되며 한 파트당 1인 혹은 2인 이상의 그룹으로 연주될 수 있다.

진은숙의 피아노를 위한 에튀드 제1과 피에르 블레즈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 중굮계 호주 여성 작곡가인 리자 림(1966-, 호주)클라리넷과 첼로를 위한 잉구즈등 열곡의 현대음악이 연주된 이번 앵테르콩탱포랭의 연주회는 내게도 4월 들어서 접한 현대음악 연주회의 정점으로 여겨질 만 했다. 지난 311일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과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지휘를 맡은 작곡가 최재혁은 앵테르콩탱포랭과의 무대를 마치고 앵테르콩탱포랭은 과연 그 명성답게 단원 개개인이 새로운 음악과 소리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가득했다. 새로운 작품에 경험이 많고 작품에 대한 평가가 빠르고 냉철하다고 느꼈다. 이들이 작품에 호감을 느낀다면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앙상블에 대한 후한 평가를 내렸다.

-“앵테르콩탱포랭의 연주회, 4월 들어서 접한 현대음악 연주회의 정점

4월 들어서만 해도 열린 현대음악 연주회를 짚어보면 현대음악앙상블 소리의 동방신곡(東方新曲) 프로젝트 일환으로 열린 지난 410일 일신홀에서의 작곡가 오예승의 장르의 장벽을 넘어현대음악 연주회는 오예승마림바와 앙상블을 위한 Bedtime Story', '재즈 트리오와 앙상블을 위한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의 세계 초연 연주곡등 흥미로운 현대음악곡들을 연주해줬다.

4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시향 피에르로랑 에마르의 리게티 피아노협주곡은 현대음악에 매혹될 수 밖에 없을 풍성한 폴리리듬적 선율로 관객들을 중독시켰던 기억이 선명하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망 에마르는 리게티 피아노협주곡을 리듬의 중첩화에 주안점을 두어 폴리리듬적 살아있는 리듬을 만들어내 관객들을 매혹시켜 리게티를 어려워해 공연관람을 주저했던 관객들에게 오길 잘했다는 평들을 듣는 한편 리게티 피아노협주곡이 이렇게 쉬운 곡이었나 하며 이 난곡을 너무나도 쉽게 처리하는 피에르로망 에마르의 연주실력에 넋을 잃고 만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이어 지난 429일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열렸던 세계와 한국을 잇는 앙상블블랭크의 야심찬 프로젝트 작곡가는 살아있다현대음악 연주회는 첫곡 레베카 손더스‘Fury I for Double Bass Solo(2005)'부터 솔로 더블베이스 악기가 연주를 시작하고 이어 콰르텟 연주팀이 연주를 이어받는 이색적 연주스타일로 정교한 테크닉과 강한 터치가 요구되는 연주가 매우 어려운 난곡을 들려주는등 2022 앙상블블랭크 작곡공모 당선작인 이응진’Geste'와 오스트리아의 젊은 작곡가 크리스토프 렌하트의 ‘Echos eloquents(2016)'이 추가적으로 연주되며 흥미로운 현대음악의 향연들이 이어졌다.

현대음악 매니아들은 현대음악을 쫒는데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쫒는 것에 못지않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열정을 현대음악을 찾아 듣는데 쏟는다. 현대음악에 대한 관객들의 낮은 관심도로 인해 오케스트라들은 현대음악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는 형국에서 20세기와 21세기 현대음악의 매력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즐기게 하려는 앵테르콩탱포랭의 내한 연주회의 시점은 적절했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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