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량감넘치는 연주로 교향곡 연주에 강세 보이는 독일 오케스트라의 향연!

공연일시: 425() 저녁 7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독일 중소도시 마다에는 독일 오케스트라들 중에서도 종이 한 장 차이의 실력이라는 전통의 유서깊은 오케스트라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32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가진 체코 출신의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가 이끈 밤베르크 심포니가 그렇고 4월 하순 마르코 레토냐 지휘로 내한공연을 가진 브레멘필하모닉의 첫 서울공연도 그렇다. 베를린필의 풍성하고 깊은 자장(磁場)은 아니어도 이들 독일 중소도시의 오케스트라들 역시 만만치않은 청량감넘치는 연주로 교향곡 연주에 강세를 보이는 독일 오케스트라들의 연주 향연과 면면들을 보여주고 갔다.

브레멘의 경우 챔버급의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캄머필하모니 브레멘의 빠르고 경쾌한 베토벤 교향곡 연주가 이미 10여년전부터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터여서 동향 브레멘필하모닉 풀 오케스트라급 연주는 어떠할지 관심이 모아져왔다. -독 수교 140주년 기념이자 첫 내한공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브레멘필하모닉은 약 200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전통적인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다. 브람스 생전에 브레멘에서 독일 레퀴엠을 초연한 것으로 알려져있고 정규 시즌중 브람스의 작품을 어느 작곡가의 작품보다 많이 연주하면서 브람스에 대한 애정이 다른 어느 오케스트라도 따라갈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 악단이다.

서울 에술의 전당 로비에 걸린 홍보플래카드와 자리를 함께 한 브레멘필 단원들. (사진 브레민필 홈페이지)
서울 에술의 전당 로비에 걸린 홍보플래카드와 자리를 함께 한 브레멘필 단원들. (사진 브레멘필 홈페이지)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의 관록있는 지휘의 재발견 특별한 의미!”

지난 425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 브레멘필하모닉은 예상외로 활기찬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을 시작으로 독일 중소도시 오케스트라의 청량감을 담뿍 담은 연주를 들려줬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한 브람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은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들렸으며 슬로베니아 출신의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는 중후한 지휘로 브레멘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의 중심을 잡아줬다

연주곡들의 파격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요즈음 공연장의 풍경에서 오랜만에 브레멘필은 서곡-협주곡-교향곡의 틀을 따라가는 정통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틀을 따르는 한편 브레멘필은 브람스 교향곡 4번 연주로 이 교향악단의 더 많은 교향곡 연주를 서울에서 듣지못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할 호연(好演)을 보여줘 관객들의 많은 갈채를 받았다.

특히 이번 브레멘필 첫 서울공연에서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교향악축제때 서울시향을 지휘하며 관심을 모았던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의 관록있는 지휘의 재발견으로 특별히 내게는 다가왔다.

브레멘필하모닉의 볼프강 핑크 대표는 브람스와 그의 음악은 우리 오케스트라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와의 동행은 1868410일 브레멘 대성당에서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초연으로 시작되었고 당시 브람스는 직접 지휘도 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 이후 브람스는 브레멘필하모닉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었고 상징이 되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사실 브람스 연주는 쉽지 않아 브레멘필은 브람스 음악의 전통적인 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음악적 해석을 추구해야 하는 몹시 어려운 도전에 매일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 볼프강 핑크대표의 진단이다.

이런 와중에 작곡가의 의도를 온전하게 전달하며 카랴얀의 환생으로 칭송받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마르코 레토냐의 지휘는 그런 도전에 잘 부응하며 이날 밤 새로운 브람스 음악을 들려줬다는 관객의 평들을 받았다. 참고로 마르코 레토냐는 지난해 42022 교향악축제에 서울시향 지휘를 예술의 전당과 아트센터인천 공연의 두 번의 지휘를 이끌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Op.64(발췌 버전)’의 관현악의 색채감을 전달하고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과 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에서 1악장이 서주인 만큼 이 곡의 핵심이자 심장인 2악장(아다지오)에서 때로는 숙연하고 간절하게, 때로는 하늘을 날 듯 자유롭게 솔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대화를 나누며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향한 여정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지휘를 이끌었었다.

-“브레멘필, 정규 시즌중 브람스의 작품 어느 작곡가의 작품보다 많이 연주

베를린필과 뮌헨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등과 달리 독일 중소도시의 오케스트라들 역시 종이 한 장 차이의 막상막하 연주실력을 보여주고 갔다는데 이번 브레멘필하모닉 내한공연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참고로 지난해 20221130일 크리스티안 틸레만 지휘로 베를린필과 차별화된 독일 관현악단의 독특한 음색을 보여줬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연주는 전체적인 연주 음향 분위기가 밑으로 처지지 않고 바닥에서부터 단단하게 쌓아올린 듯 했다. 어둡고 두꺼운 현파트 사운드가 강점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오페라를 병행하는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에 유연하면서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또한 주목할 만 했다.

반면 올해 202337일 정명훈 지휘로 올 브람스 사이클 연주회(Brahms Cycle)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과거 베를린필의 풍성한 울림의 자장(磁場)과는 다른 예전 동독지역이었던 고도(古都) 드레스덴의 고풍스러운 음색을 들려줬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포인트로 적시하고 싶다.

이런 독일의 대도시들과 달리 독일 중소도시 오케스트라의 온전한 퀄리티를 간직한 연주를 클래식 애호가들은 지난 3월말 밤베르크 심포니와 이번 4월말 브레멘필하모닉의 연주에서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3월 마지막주 한주간 대구와 서울, 수원의 세차례 공연장에서 내한연주회를 가진 밤베르크 심포니는 1946년부터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평온하고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밤베르크의 분위기를 그대로 음악으로 재현해낸 듯한 사운드를 오케스트라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는 연주력을 선보이고 돌아갔다. 2016년 헤르베르트 블룸슈테트가 베토벤 교향곡 6,5번 및 슈베르트 교향곡 7미완성지휘를 이끌었던 첫 내한공연과 달리 올해 밤베르크심포니는 40대 젊은 지휘자의 패기에 힘입어 젊어져서 돌아와 밤베르크 심포니의 수석지휘자인 체코 출신의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Jakub Hrusa)1981년생 40대 초반인 까닭에 지난33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들은 드로브자크 교향곡 9번 일명 신세계로부터는 더 젊어진 신세계교향곡의 연주를 들려줬다.

이어 425일 마르코 레토냐가 이끌고 내한한 브레멘필하모닉은 브람스의 섬세한 메시지를 짙은 음색으로 표현하며 독일 굴지의 악단으로 성장한 면을 보여주고 갔다. 스위스 바젤심포니와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오페라 <탄호이저>, <라 트라비아타>, <마탄의 사수>, <로미오와 줄리엣>등 많은 오페라작품을 레토나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호주등 세계 각지의 순회공연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오페라 지휘무대로 서울에서 고대할 만 하다. 참고로 마르코 레토냐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모국의 슬로베니아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로, 2003년부터 2006년 까지는 스위스 바젤심포니의 수석지휘자로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22년 까지는 호주 태즈메이니아 심포니의 수석지휘자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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