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악기로 연주하는 청량감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져'
공연일시: 5월17일(수) 저녁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문화뉴스 여홍일] 공연기획사가 홍보한 문구대로 1700년대의 시대악기로 연주를 들어야 할 이유를 보여주는 연주회였다.

풀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맛볼 수 없는 감칠 맛 나는 시대악기의 풋풋함이 지난 517일 수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필리프 헤레베허 & 샹젤리제 오케스트라(Philippe Herreweghe & The Orchestre Des Champs-Elysees) 연주에서 묻어났다.

이 오케스트라는 가장 앞선 음악학적 지식과 역사적 양식에 충실한 연주기법을 바탕으로 하여 고전과 낭만, 근현대 음악의 교향적 작품을 재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이번 내한공연을 가진 첫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일명 주피터의 연주부터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청량감이 객석의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지난 4월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연주회를 갖고 있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페이스북)
지난 4월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연주회를 갖고 있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페이스북)

-'시대악기로 낭만주의 음악을 연주하는 정점의 연주'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의 의미는 시대악기로 낭만주의 음악을 연주하는 정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현대 클래식 악기들의 연주가 대세와 주류를 이루는 오늘의 클래식계 무대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다. 첫곡 모차르트 교향곡 41주피터의 연주부터 고음악적 연주의 기품과 활력이 살아있었다. 모차르트 최후의 3대 교향곡들 가운데서도 주피터라는 부제가 붙은 교향곡 41번은 베토벤 이전에 작곡된 교향곡들 가운데 최대 규모의 교향곡이며 과연 이 교향곡은 그리스 신화에서 모든 신들의 제왕이었던 주피터의 이름에 걸맞게 웅장하고 장대한 규모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모차르트 교향곡 41주피터를 시대악기로 멋들어지게 연주해내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가 빚어낸 걸작의 산물로 여겨질 만 했다. 헤레베허만의 역동적이고 정밀하며 셤세함이 살아있는 바로크 음악 해석법은 지난 1977년 그가 라 샤펠 르와얄을 창단하여 프랑스 바로크, 고전, 낭만등 프랑스 황금기의 음악을 주로 연주하면서 곧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필리프 헤레베허는 1982년부터 2002년에는 상트 뮤직 아카데미의 예술감독을 지내며 몇몇 새로운 앙상블을 창단하여 르네상스부터 현대음악까지 전 레퍼토리들을 음악사적으로 타당하고 철저한 분석을 거쳐 연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르네상스 다성음악을 연주한 앙상블 보칼 외로펭, 1991년 창단되어 시대악기로 낭만주의 음악을 연주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가 그 대표적인 예로 적시되고 있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가 후반부에 연주 레퍼토리로 올린 베토벤 교향곡 제3영웅도 명성만큼 뛰어난 연주가 많아 명연이 수두룩한 연주곡으로 회자되는 교향곡. 서울 무대에서의 실연 연주로 내게 가징 기억에 남는 연주는 고인이 된 마리스 얀손스 지휘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201211월초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내한공연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강렬한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다.

이 작품으로 인해 베토벤은 그의 창작 시기 중 가장 드라마틱하고 혁신적이라고 불리는 시기로 완전히 들어서게 되는데 신선미 넘치고 경쾌함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시대악기의 원전연주로 꼽을 만 했다.

-“거의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시그니처 곡들의 연주 들려줘

고음악 연주단체이면서 챔버급 연주단체인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켜보면서 지난해부터 다시 몰아닥치기 시작한 최근 일련의 해외 챔버급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연주들 가운데 인상적인 몇 단체를 짚어보면 이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캄머필하모닉은 빠른 템포의 베토벤 교향곡 연주로 이미 10여전부터 서울 무대에서 센세이션과 서울관객들의 열광을 일으켰던 연주단체다. 국내 클래식 관객들이 도이치캄머필하모니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예술의 전당등에서 펼쳐진 도이치캄머필하모니의 빠르고 날렵한 베토벤 교향곡 연주로 이렇게 재밌는 베토벤 연주가 있었던가 하는 탄성을 지르게 되면서부터다.

도이치캄머필하모니가 10년동안 몰두해온 베토벤 프로젝트에서 작곡가 요제프 하이든으로 그 관심을 돌려 지난해말 마곡 LG아트센터에서 하이든 교향곡 제96기적을 연주하며 이런 자신들의 관심 전환을 국내 관객들에 알리기도 했었다. 201312월 베토벤 프로젝트, 2014년 브람스 프로젝트로 내한공연을 가진 이후 도이치캄머필은 201512월 슈만 곡들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연주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찬탄을 낳게하며 도이치 캄머 필하모니가 형식미는 없고 울림은 애매한 교향곡 따위로 오해받던 슈만 곡들의 이미지를 뒤바꾸며 인상적 연주로 또 하나의 족적을 남기고 간 기억을 많은 관객들은 안고 있다.

2022년 하반기에 유럽챔버오케스트라, 프랑스 오베르뉴 국립 오케스트라, 뷔르템베르크 챔버 오케스트라 하일브론등 일련의 챔버 오케스트라의 릴레이 내한연주의 정점(頂占)으론 지난해 2022118()의 유럽챔버오케스트라 연주의 정점을 꼽을 만 했고 올해 내한공연을 가졌던 챔버급 연주단체로는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피셔 지휘의 정점의 연주들이 볼 만했던 공연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국내의 고음악 연주단체로는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이 바로크 시대의 기악곡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시대악기 연주단체로서 최근 내 시야에 많이 들어왔는데 바로크음악을 넘어 고전 낭만음악까지 시대악기 연주를 학장하여 국내 음악계에 역사주의 연주라는 화두를 던지고자 한 것은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신선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사항은 80-90대 거장 지휘자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고 룩셈부르크필을 이끌고 내한한 구스타보 히메노의 예에서 알 수 있듯 키릴 페트렌코, 야니크 네제 세갱등 40-50대의 지휘자들이 유럽 클래식계 무대 중심에 서고 있는 시점에 올해 만 76세의 필리프 헤레베허가 고음악계의 거두로서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무대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관객들에겐 지극히 행운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최근 일련의 국내외의 시대연주 악기 단체들을 포함한 챔버 연주단체들의 연주 레퍼토리들을 견줘보면 올해의 내한연주회를 통해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자신들의 거의 시그니처(Signiture) 곡들의 연주라 할 수 있을 모차르트 교향곡 제41주피터’, 베토벤 교향곡 제3번의 연주를 들려주고 가 적절한 양감, 쾌적한 템포, 탁월한 균형감과 선명한 질감이 일품이라는 필리프 헤레베허가 지휘하는 모차르트 후기교향곡집의 음반을 조만간 들어봐야겠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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