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르카토로 긴장감있고 직진하는 느낌의 사운드”

714()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

최근 KBS교향악단 연주 많이 올라가고 있다

호우 주의보속에서 이런 장마의 걱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롯데콘서트홀을 북적이게 가득 메운 관객들이 최근 달라진 KBS교향악단의 위상을 가늠해보게 해준다.

콘서트안에 들어가보니 좌우 양측 사이드석들은 물론이고 1,2,3층석들이 빼곡이 관객들로 가득차 있는 풍경이 오늘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에 대한 기대감과 초여름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KBS교향악단 연주에 대한 상큼함을 대변해주는 듯 싶었다.

콘서트 연주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서곡으로 보기에는 기악곡 이상의 연주를 보인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제3번에서부터 KBS교향악단 연주의 예전같지 않은 응집된 연주가 밖에서의 장마철의 쭈부텅하고 눅눅한 분위기의 기분을 날려버리게 했다. 훤칠한 키의 지휘자 크리스티안 라이프의 활달한 타고난 음악성과 그의 정평이 나있는 테크니컬한 지휘실력등이 레오노레 서곡 제3번에서부터 반영돼 밖의 장마철 날씨에 다운돼있던 관객들의 심성을 십분 끌어올린 것 같다.

일본계 여류 피아니스트의 확실한 세대교체를 보여준 알리스 사라 오트의 연주장면. (사진 KBS교향악단)
일본계 여류 피아니스트의 확실한 세대교체를 보여준 알리스 사라 오트의 연주장면. (사진 KBS교향악단)

-“일본출신 여류 피아니스트 세대교체의 확실한 도장 찍은 무대

KBS교향악단 사무국 관계자의 최근 KBS교향악단 연주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는 전언을 실감나게 할 만큼 국내 무대에서의 서울시향과 대등한 연주를 펼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세계적 교향악단으로의 사운드마저 점쳐볼 수 있는 정제된 사운드를 KBS교향악단은 들려줬다.

일본계 독일 여류 피아니스트인 알리스 사라 오트는 2년전인 202111KBS교향악단의 꿈결같이 흐른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 (Ravel, Piano Concerto for the Left Hand in D Major, M.82) 협연으로 내 뇌리에 박혀있는 피아니스트다.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의 레퍼토리로 18개월여만에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무대로 돌아온 알리스 사라 오트는 일본출신 여류 피아니스트 세대교체의 확실한 도장을 찍은 무대를 펼쳐보였다고 생각되어진다.

이런 일본 여류 피아니스트의 세대교체를 언급하는 까닭은 일본계 여류 피아니스트들의 면면이 잘 떠오르지 않는 국내 관객들이 일본의 여류 피아니스트 하면 미츠코 우치다(75)를 많이 떠올리기 쉽상이기 때문. 모차르트의 포로를 자처한 비할 데 없는 통역사 미츠코 우치다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No.9이나 소나타 545, 570, 576, 533/494를 녹음한 것을 들어보면 1984년 영국 실내관현악단과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를 통해 영국 런던에서 우치다의 이름을 다시 높였다는 그녀의 진가가 실감 난다.KBS교향악단과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 협연무대에서 알리스 사라 오트(35)는 타건의 싱싱함과 젊음의 풋풋함으로 일본계 독일 피아니스트로로서 최근 성가가 높다는 것을 다시금 입증해보였다. 사라 오트는 최근 국내 클래식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공부할 때에는 과거의 당대의 시대상을 공부하고 이 부분이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작곡가의 음악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작곡가들은 그 시대와 그 당대의 사람을 이해하여 작품에 반영하였으므로 내가 연주자로서 하는 역할은 이 작품이 우리 시대에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관객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자신의 연주역점의 주안점을 밝혔는데 이런 그녀의 의중을 전달한 연주였다고 본다.

무대에서 이색적이었던 것은 이날도 알리스 사라 오트는 맨발의 연주를 펼쳤는데 연주자가 기존의 정형화된 규격에 맞는 의상등을 입고 나와야 한다는 것에 자신은 비판적 입장을 취하며 연주의 자유로움을 위해 맨발의 피아노 연주를 한다는 것에 설득력이 있고 수긍할 만한 연주였다. 연주를 잘 하는 곡의 레퍼런스 같은 연주자들도 있고 특히 외모로 관객들을 기쁘게 하는 연주자가 있다면 음악은 무언가로 규정될 수 없고 예술의 자유로 말해야 해서 알리스 사라 오트는 듣는 사람을 자유롭헤 해주는 연주자였다는 평들이 많았다.

항상 마르카토로 긴장감있고 직진하는 느낌의 KBS교향악단 사운드를 이끌어낸 지휘 크리스티안 라이프의 지휘 리허설 장면. 

항상 마르카토로 긴장감있고 직진하는 느낌의 사운드

2년전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무대에서 내게는 꿈결같이 흐른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 D장조, 작품82’의 사라 오트 피아노 연주는 실제 연주에선 한 손을 사용하지만, 눈을 감고 있으면 마치 양손으로 연주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을 사라 오트는 부렸다. 한때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기도 했던 그녀가 왼손 한 손으로 가능한 한 많은 음표를 연주하지 못하거나 다채로운 음색을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나는 당시 사라 오토의 연주에서 전혀 가질 수 없었다. 자신의 세대 여류 피아니스트들 가운데서도 가장 섬세한 여류 피아니스트의 한 명으로 꼽히는 미츠코 우치다도 1948년생이므로 이미 70대 중반임을 고려하면, 사라 오트와 40년 차이의 나이 터울이어서 일본 출신 여류 피아니스트의 두어 세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예전에 해봤었는데 이번 KBS교향악단과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 무대를 통해 일본계 여류피아니스트 세대교체의 확실한 도장을 찍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반부의 슈트라우스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작품 30’KBS교향악단 연주도 강렬한 도입부에 이어 지휘자인 크리스티안 라이프의 흡사 항상 마르카토(음 하나하나를 분명히)로 긴장감있고 직진하는 느낌의 사운드의 응집력을 이끌어내 예전 KBS교향악단 사운드의 예전 같지 않아서 향후 KBS교향악단 연주행보에 주목케하는 연주였다고 보며 객원악장의 카덴차 역시 일품이었다.

지난해 텅취 창 대만계 지휘자의 섭외등 서울시향도 마찬가지이지만 KBS교향악단도 이번에 크리스티안 라이프같은 국내 관객들에게 그리 친숙하지 않지만 보석같은 중견지휘자들을 섭외해 무대에 선보이는 것이 이런 연주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견인차가 되고 있으리라는 것이 비단 나뿐만이 아니고 이번 무대를 함께 직관한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라고 본다.

때문에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과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 지휘를 공부한 크리스티안 라이프는 타고난 음악성과 혁신적인 프로그램 구성, 그리고 테크니컬한 지휘실력으로 정평이 나있다는 평을 받아왔는데 이번 무대가 그의 테크니컬한 지휘 음악성을 관객이 고스란히 받아볼 수 있었던 무대가 아니었나 한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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