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1일(금)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너무 익숙한 레퍼토리들을 특별함으로 만들다!

너무 익숙한 레퍼토리들을 특별함으로 만들다!”

20241월부터 서울시향을 5년간 이끌 차기 상임지휘자 얍 판 츠베덴의 지난 721일 금요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그의 실질적인 서울시향과의 데뷔무대도 교향곡 무대로 허례 허식없이 승부를 보고자 하는 강공(强攻) 모드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너무 많이 들어왔던 진부하고 신선함이 떨어질 수도 있을 연주 레퍼터리들을 특별함으로 만드는 묘수를 부렸다.

이날 저녁 나는 서울시향 공연감상을 마치고 강변도로로 승용차를 몰고 귀가중에 자주 듣는 KBS FM라디오의 이상협아나운서가 밤 10시에 진행하는 클래식 방송을 듣게 되었는데 카라얀과 베를린필이 연주하는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중 간주곡을 들으면서 천하의 베를린필이 더욱이 세기의 지휘자 카라얀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특별한 연주곡으로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번 서울시향도 얍 판 츠베덴이 베토벤과 차이콥스키 연주곡들로 너무 자주 들어 평범하게 비쳐질 수도 있을 레퍼토리들을 특별성으로 만드는 무대를 만들었구나 하는 자연스런 연상(聯想)을 해보았다.

관객들이 너무 자주 들어와 익숙한 곡들의 레퍼토리들을 특별성의 연주로 바꿔놓은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베토벤과 차이콥스키 연주 장면. (사진 서울시향)
관객들이 너무 자주 들어와 익숙한 곡들의 레퍼토리들을 특별성의 연주로 바꿔놓은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베토벤과 차이콥스키 연주 장면. (사진 서울시향)

-“실력으로 승부보겠다는 강공(强攻) 의지

사실 얍 판 츠베덴의 교향곡 연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강공 의지가 드러난 데뷔연주회는 올해 지난 113일 전임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의 대타로 출연한 무대에서부터 표출되어 츠베덴의 향후 지휘 레퍼토리들에 서울시향 연주회에 대한 클래식 고어들의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통상 보통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서곡, 협주곡, 이어 후반부에 교향곡 연주로 프로그램 순서를 짜는 것이 통례다. 2024년 서울시향의 차기 지휘자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서 1월 임명장을 받은 얍 판 츠베덴은 지난 1월 서울시향과의 연주에서도 이 연주순서를 통째로 바꿔 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 서울시향과의 출정에 예사롭지 않은 의욕을 보였다이에 따라 지난 112-13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시향의 얍 판 츠베덴의 예기치 않은 지휘 무대는 전반부에 전례없이 브람스 교향곡 1번의 연주로 강수(强手)를 두는 선택을 했고 이어 후반부 연주에는 얍 판 츠베덴의 장기인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중 제1막 전주곡과 <트리스탄 이졸데>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그리고 통상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가장 먼저 연주되는 것이 관례이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서곡이 맨 마지막곡의 연주로 장식됐다.

얍 판 츠베덴의 실질적 7월 데뷔무대를 앞두고 서울시향 페이스북에 올라간 지난 1월초 녹화된 얍 판 츠베덴의 <서울시향과의 새 출발에 대해 말하다> 유투브 동영상을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츠베덴의 의욕에 찬 열정이 서울시향의 연주가 새로운 차원의 연주를 열었다는데 기폭제가 되었음을 확인하며 지난 1월초의 서울시향 연주회도 되돌아본다. 얍 판 츠베덴이 서울시향과 지난 1월 대타로 나선 무대에서 선보인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은 당대 최고의 지휘자 한스 폰 뵐로로부터 이곡에 대해 베토벤 열번째 교향곡이라고 불리웠을 만큼 베토벤이 남긴 불멸의 아홉곡을 계승할 만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 오스모 벤스케의 낙상(落傷) 사고로 인해 갑작스럽게 지난 1월 서울시향과의 지휘자 데뷔시점이 앞당겨진 얍 판 츠베덴은 벤스케가 서울시향과의 데뷔 연주곡으로 20202월 말러교향곡 제2부활을 선택한 것 못지않게 자신의 데뷔곡으로 브람스1번을 선택, 중요한 의미를 함의(含意)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거인 베토벤의 발소리를 의식하면 도저히 쓸 엄두가 나지않고 그 거인의 아홉곡에 비해 내 작품이 과연 존재가치가 있을까 생각하면 자꾸만 주저하게 된다는 브람스가 첫 교향곡을 세상에 내놓을 때의 인식에도 불구, 얍 판 츠베덴이 베토벤 열 번째 교향곡 걸작의 사운드를 서울시향과 자신의 사실상 데뷔무대로 이끌어 걸작 무대를 첫곡 무대로 삼는등 계속 걸작 지휘의 연주무대를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브람스가 베토벤의 교향곡들을 정말로 존경해 40세가 될 때까지 자신의 교향곡 1번 작곡을 마치지 않았던 것은 잘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얍 판 츠베덴은 서울시향과의 연초 데뷔무대에서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중 제1막 전주곡과 <트리스탄 이졸데>중 전주곡및 사랑의 죽음을 후반부에 들려줘 바그너 스페셜리스트의 지휘자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베토벤 교향곡 제7번 4악장을 격렬한 피날레로 마치면서 이날 연주의 특별성을 부여하고 있는 서울시향 단원들.
베토벤 교향곡 제7번 4악장을 격렬한 피날레로 마치면서 이날 연주의 특별성을 부여하고 있는 서울시향 단원들.

-“차이콥스키 교향곡 3악장 내내 현악기의 피지카토 연주와 러시아 연주단체로 화현한 느낌의 재현

클래식 애호가들이 얍 판 츠베덴의 이번 7월의 실질적 데뷔무대에서 서울시향과의 지휘무대에서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포인트를 지목한다면 너무 자주 들어와 평범한 레퍼터리들로 여겨질 법한 것들을 특별성으로 만드는 무대의 이면에 그의 연주 레퍼토리들을 대하는 특별성이 내재해있던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츠베덴의 이런 너무 익숙한 레퍼터리들이어서 명작인 것 조차 망각하게 하는 그런 평범함을 특별한 연주로 바꾸는 사례들은 그가 Netherlands Philharmonic Oechestar와 연주한 브람스 교향곡 전곡 연주에서도 관객들은 찾아볼 수 있다. 이 브람스 4개 교향곡의 전곡연주에서도 츠베덴은 자신의 유명한 string background를 무기삼아 교향곡 연주의 스킬을 보여주며 매우 균형잡힌 연주로 청자들에게 브람스교향곡 연주의 특별성을 느끼게 한다.

베토벤과 차이콥스키에서 완전히 다른 색채를 소화하게 될 것이며 고전에서 낭만으로 변화하는 적응력과 유연성을 느낄 수 있는 조합이라거나 베토벤과 차이콥스키 두 작곡가가 전달하는 우주적인 메시지는 시대를 타지 않아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 작곡의 높은 수준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문이며 특히 콘서트홀에 직접 가서 들으면 청자들이 또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는 츠베덴의 인식은 그런 연주의 특별성의 설득력있는 연주로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서울시향이 지난 21일 무대에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 연주에서 3악장의 현악기가 3악장 내내 피지카토를 연주하는 인상적 연주나 지난번 플레트네프 지휘의 연주에서도 느껴볼 수 있었던 흡사 러시아연주단체로 화현한 것 같은 힘찬 피날레의 연주인상의 느낌을 관객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피날레 알레그로 콘 푸오코에서도 선명히 감상해볼 수 있었던 데에는 얍 판 츠베덴의 베토벤과 차이콥스키의 특별성을 부여하는 해석능력에 설득력을 웅변해주는 연주들이었다.

지난 연초의 서울시향과의 신년무대가 이처럼 <박쥐>서곡, 바그너의 전주곡,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순서로 연주가 되었더라면 사실 평범한 연주회에 당연히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얍 판 츠베덴은 이런 연주곡 순서를 실력으로 승부하고 관객에게 당당히 평가를 받겠다는 당찬 도전적 프로그램 연주 순서의 뒤바꿈으로 자신의 데뷔무대를 특별성있게 만드는 것을 이번 7월말의 그의 실질적 데뷔무대에서도 다시 한번 자신있게 선보여 츠베덴이 서울시향과의 향후 지휘무대에서 계속 특별성있는 레퍼토리들로 무대를 지휘하게 될지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게 됐다.

참고로 얍 판 츠베덴은 서울시향과 2023년 하반기 연주일정으로 1123-24일에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과 하이든 교향곡 제92옥스포드’, 1130-121일 베토벤 삼중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 그릭고 연말의 대망의 베토벤 합창교향곡 제9번 지휘일정을 1221-22일 남겨두고 있는데 참신성이 떨어질 법한 레퍼토리들을 츠베덴이 어떤 특별성의 연주로 바꿔놀지 관심거리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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