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오후 1시 25분 EBS1 방영
찰스 브론슨, 질 아일랜드, 더글러스 포리 출연

사진=영화 '정오에서 3시까지' 포스터
사진=영화 '정오에서 3시까지' 포스터

[문화뉴스 임효정 기자] '정오에서 3시까지'는 1976년에 제작된 미국의 서부 영화로, 국내에서는 1977년에 개봉했다. 프랭크 D. 길로이 감독의 작품이며 배우 찰스 브론슨, 질 아일랜드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그 외에도 더글러스 포리, 스탠 헤이즈 등이 출연한 바 있다.

줄거리

별 볼일 없는 삼류 은행 강도인 그레이엄은 동료들과 함께 글래드스톤이라는 마을의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우며, 그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는 잠시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모두 은행 강도를 하다 죽는 불길한 꿈을 꾼다.

꿈에서 깬 그레이엄은 핑계를 대고 은행 강도에서 빠지고,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나중에 은행을 털고 오라고 한다. 그리고 일전에 봐 두었던, 아름다운 과부가 사는 저택으로 향한다. 저택에서 우아하고 기품 있는 과부 아만다 스타벅은 당연히 그레이엄을 보고 깜짝 놀란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내 아만다는 그레이엄에게 마음을 열고 정오에서 오후 3시까지 사랑을 나누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낸다. 그레이엄 역시 아만다에게 푹 빠진 나머지 자신의 정체에 대해 털어놓는다.

그때 한 소년이 마을에 은행털이를 시도한 강도 일당이 교수형을 당하게 생겼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레이엄은 아만다와 이대로 정착해서, 은행을 터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일하는 착실한 삶을 살 려는 마음을 가졌지만 어서 동료들을 구하러 가라는 아만다의 말에 그는 마지못해 길을 나선다.

주제

이 영화는 서부 영화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영화다. 흔히 찰스 브론슨이 출연하는 서부 영화라면 배신과 배신이 물고 물리면서 총싸움과 추격전이 펼쳐지는 액션 활극을 생각하겠지만, '정오에서 3시까지'는 서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와 이로 인한 소동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부터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을 나눈 시간을 뜻한다. 그레이엄과 아만다는 뜻하지 않게 사랑에 빠지고, 둘의 사랑을 알게 된 어느 소설가가 이를 책으로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이들의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핑거 선생이라는 돌팔이 의사로 신분을 위장한 덕에 목숨을 건진 그레이엄이 나중에 아만다와 그레이엄의 비극의 러브 스토리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후 다시 아만다에게 돌아오지만, 아이러니하게 아만다는 그토록 사랑했다던 그레이엄을 알아보지 못한다.

책 속의 그레이엄은 190cm가 넘는 장신에, 굉장한 미남이었다고 묘사되는데 이는 그레이엄과 거리가 멀었다. 아만다는 볼품없는 이 남자가 그레이엄이란 사실을 믿길 거부하지만 마침내 그레이엄이 진짜란 걸 알게 된다.

이때 그토록 절절히 사랑하던 연인과 해후하여 기뻐하지 않고, 대신에 아만다는 절망한다. 지금 그레이엄이 이런 모습으로 돌아오면 세상 사람들이 열광한 '환상'은 무참히 깨지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아만다는 진짜 그레이엄과의 사랑보다, 그 사랑에 대한 환상을 선택하는데 이는 이 작품이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서부극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레이엄 역시 아만다의 환상으로 인해 진짜 자신은 영원히 잃게 된다.

이처럼 사랑과 환상에 대한 여러 단면을 보여주며 영화는 씁쓸한 결말과 함께 여운을 남긴다.

감상 포인트

기존의 서부극에서 과묵한 캐릭터로 대사가 별로 없이 액션 위주의 연기를 선보였던 찰스 브론슨은 이 영화에서 능글맞고 비겁하며 때로는 매력적인 그레이엄 역을 소화하며 완벽하게 변신한다.

또한 실제 부인인 질 아일랜드와 함께 보여주는 호흡도 볼거리이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이 무려 11번째 함께 출연하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그레이엄이 아만다의 동정심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그 이후 둘 다 서로에게 진심으로 빠져들고, 마지막에는 사랑에 대한 환상 때문에 무너지는 코미디-로맨스-비극의 과정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다.

엘머 번스타인이 맡은 영화 음악 역시 감상에 재미를 더하는데, 골든 글러브 주제가상 후보로 오르기도 한 OST는 질 아일랜드가 직접 불렀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감독 소개

프랭크 D. 길로이 감독은 1925년 10월 13일 뉴욕에서 아일랜드계 미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 및 독일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브롱크스에서 자랐으며, 배우 메릴 스트립 등을 배출한 예일 스쿨 오브 드라마에 입학한다. 그리고 TV 방송계에 입문해 '플레이하우스 90', '옴니부스', '크래프트 텔레비전 시어터'의 프로그램 대본을 집필했다.

이후 연극계로 활동 범위를 넓혔으며 1962년 브로드웨이 연극을 대상으로 한 오비상을 수상한 '후 윌 세이브 더 플라우보이'의 대본을 썼다. 그밖에도 '더 섭젝 워즈 로지스', '더 온리 게임 인 타운' 등의 연극 각본을 썼다.

영화계에 진출한 이후로 자신이 썼던 연극 대본을 영화로 각색하는 작업도 맡았는데, 앞서 언급한 '더 섭젝 워즈 로지스'와 '더 온리 게임 인 타운' 등이 그것이다.

영화 '정오에서 3시까지' 또한 길로이가 쓴 소설이 영화화된 것이며, 직접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보다는 극작가로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였고 자식들 역시 각본가와 감독, 그리고 영화 편집자로 활동했다. 길로이는 2015년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영화 '정오에서 3시까지'는 30일 일요일 오후 1시 25분 EBS1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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