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Going Home Project-서울 클래식 애호가들의 피서 책임져”

공연일시: 8월 1-3일((화-목) 롯데콘서트홀

8월초 예년같지 않은 폭염속에 2023 Going Home Project 여름음악축제가 휴가를 떠나지 못한 서울의 클래식 애호가들의 피서를 책임졌다.

사실 그 유명한 영국 런던의 BBC프롬스나 루체른페스티벌, 브레겐즈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등 유럽의 유명 여름음악축제를 국내 관객들이 찾기에는 여기에 수반돼야할 여행경비, 항공비, 호텔체재비에다 또 이들 여행기간을 확보한다는 것이 직장인들로서는 물적경비와 시간확보등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음악애호가들에게 조차 유럽 여름음악축제 방문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기 쉽다.이런 해외 유럽의 여름음악축제를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고잉홈 프로젝트와 평창대관령음악제등 국내 클래식 여름음악축제들이 대신 음악애호가들의 마음을 달래준 것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축제들은 롯데콘서트 레볼루션 2023과 예술의 전당 여름음악축제등도 줄지어 관객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으니 유럽의 여름음악축제를 가지 못하는 대타 무대로 삼아봄직도 하다.

롯데콘서트홀 로비를 북적이게 하며 뜨거웠던 관객의 열기에 대해 고잉홈 프로젝트 연주자들은 젊음이 넘치는 활력의 연주로 화답, 필자는 어쩌다가 8월 1-3일 사흘에 걸친 올해의 고잉홈 프로젝트 전 공연을 다 감상하게 됐는데 올해 같은 시기에 겹쳐 열린 평창대관령음악제의 흡사 축소판 같은 인상을 받았다. 이는 고잉홈 프로젝트가 해외교향악단등에 많이 나가 진출해있는 우리 연주자들의 흡사 국내 무대로의 귀환 고잉홈 연주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이 프로젝트의 실질적 주체가 전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음악감독이었던 손열음과 바이올린 스베틀린 루세브의 기획과 playdirect등에 많이 영향받고 있는 것울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흘의 공연이 끝나자 평창대관령음악제처럼 2주간 공연의 기획을 중앙 무대에서 해도 괜찮을 만큼 서울에서 열리는 고잉홈 프로젝트 여름음악축제가 내년부터는 좀더 연주날짜를 늘려서 확대돼 진정한 음악축제의 승자를 겨뤄보는 축제로 열려도 좋은 것 같다는 나름대로의 생각도 해봤을 만큼 3일간 고잉홈 프로젝트 연주내용이 알찼다.

자율성과 자유로움이 올해에도 이어져 스베틀린 루세브가 playdirect 역할을 맡은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의 연주를 마치고 단원들을 일으켜 세우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 고잉홈 프로젝트 사무국)
자율성과 자유로움이 올해에도 이어져 스베틀린 루세브가 playdirect 역할을 맡은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의 연주를 마치고 단원들을 일으켜 세우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 고잉홈 프로젝트 사무국)

-“지난해에 이어 자율성과 자유로움의 전통 올해도 이어가

고잉홈 프로젝트 여름축제의 최대 특징은 지휘자 없는 연주의 실험에 기반한 자율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주자들의 어디 얽매이지 않는 것의 자유로움의 연주다.

때문에 첫날과 이튿날의 공연이 스베틀린 루세브의 playdirect등의 리드에 의해 지휘자 없이 무대에서 연주자들의 그런 자율성과 자유로움이 묻어난 연주로만 이뤄졌고 3일째 공연에는 발렌틴 우류핀이 무대에 서서 이틀간 고삐풀린 연주자들의 연주를 고삐를 다잡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히 표출됐다.

이런 관계로 올해 고잉홈 프로젝트 여름음악축제의 수미상관(首尾相關)을 형성했던 첫날의 번스타인 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중 심포니 댄스가 고삐풀린 연주자들의 연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면 마지막날 마지막 연주곡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 작품번호 45는 발렌티 우퓨핀이 고삐를 다잡는 것이 선명히 드러났다.

대표 연주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을 만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곡 소개 필력도 관심을 끌었는데 생물과 철학, 종교, 정치, 언어를 모두 한꺼번에 가르치는 캔디드의 팡글로스 박사 역시 번스타인 본인의 페르소나였을지 모르겠으나 서양 정통 고전 교향악과 유대 종교음악, 재즈와 라틴 리듬이 한데 공존하는 음악적 멜팅팟이야말로 평범한 우크라이나 출신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신세계의 주인공으로 성장한 그를 키워온 환경 그 자체였으니.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써 내려갈 수 있을 만한 것이었다라는 통찰을 손열음은 빼어난 글솜씨로 보여주었다.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 작품번호 45에 대해선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이곡의 가장 슬픈 순간은 1악장 마지막 부분에 벌써 나온다. 죽음에 대한 뚜렷한 공포는 2악장에 종류별로 묘사되어 있다. 등 뒤에서 지켜보는 듯한 섬뜩함, 주술사를 연상시키는 기괴함, 피할 수 없음에 대한 무력감과 필연적인 외로움까지.... 스페인 춤곡을 연상시키는 3악장은 황소를 노려보는 투우사의 비장함까지 닮았다. 그리고 감춰진채 뼈대만 드러나던 진노의 날 주제는 곡이 진행될수록 점차 선명해져간다라고 썼다.

2022년에 처음 시작돼 지난해 730일부터 84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The Going Home Week' 연주의 특징도 자율성과 자유로움으로 꼽을 만 했는데 지휘자의 지휘에 좌지우지되는 통상적 연주회 형태가 아니라 또 당분간은 음악감독, 상임지휘자, 솔리스트등 특정음악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오케스트라 각 자리에 앉은 음악가들이 모두 주목받고 함께 기획하고 꾸려나가는 연주회 형태를 올해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개별 솔리스트들의 기량 빛을 발한 점, 올해 고잉홈 프로젝트의 또하나의 특징

지난해 고잉홈 프로젝트와 달리 올해 고잉홈 여름음악축제의 특징은 이튿날 볼레로: 더 갈라공연에서 볼 수 있었듯 개별 솔리스트들의 장기자랑 비슷하게 개별 연주자들의 연주가 빛을 발한 점을 꼽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로시니 바순협주곡중 2악장 연주의 바수니스트 유성권, 사베리오 메르카단테 플루트협주곡중 3악장 연주의 플루티스트 조셩현, 클로드 드뷔시의 첫 번째 랩소디의 클라리넷스트 조인혁,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1번중 3,4악장 연주의 첼리스트 김두민, 장 밥티스트 아르방 베니스의 카니발연주의 트펌페티스트 알렉상드르 바티가 개별 악기들의 매력을 새삼 관객들에게 전한 이런 대표적 연주자들이었다.

지난해 연주 공연 레퍼토리들과 비교해보자면 필자는 작년 고잉홈 프로젝트의 둘째날 공연 봄의 제전과 마지막날 폐막공연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의 연주를 함께 할 수 있었는데 폐막공연이 역시 지휘 후안호 메나의 지휘 집중력이 돋보이며 연주의 구심점이 모아졌다면 스베트린 루세브가 무대 지휘자 없이 오케스트라를 진행하는 플레이 디렉트(playdirect)를 맡은 봄의 제전 연주는 연주자들의 자율성과 자유로움이 열린(open) 연주회의 특성을 각각 보였던 기억을 안고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올해의 고잉홈 프로젝트에서도 팔방미인적 주축 역할을 맡아 주목을 받았고 세쨋날의 지휘를 맡은 발렌틴 우류핀은 둘째날에는 깜짝 대타 무대에 선데 이어 마지막날 고삐 풀렸던 고잉홈 연주자들의 흡사 고삐를 잡는 지휘연출을 보여 인상적 지휘무대를 연출했던 것 같다. 첫날 조지 커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선곡이었고 둘째날과 셋째 날 공연에서도 손열음은 약방의 감초격 피아니스트의 역할을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 작품번호 45등을 통해 톡톡히 해냈다.첫날 공연에서 안토닌 드로브작 교향곡 9신세계로부터” playdirect를 맡은 스베틀린 루세브는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을 다시 새롭게 듣는 기분을 선사했는데 내년부터는 보다 확대된 버전의 고잉홈 프로젝트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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