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영화인' 대백과사전…칸 국제영화제 특집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항상 이때쯤이면, 세계의 시선은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칸으로 향한다. 1946년 9월 20일에 처음 시작해 어느덧 제70회를 맞이한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7)'가 열리기 때문이다.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영화제로 불리는 칸은 1930년대 후반,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부의 개입으로 정치색이 들어갔던 당시 베니스 영화제에 대항하기 위해 등장했지만, 세계 2차대전 때문에 1946년이 돼서야 정식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많은 이들이 사실 잘 모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기준)부터 시작된 칸 국제영화제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국 영화를 초대했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 처음 초청받은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영화 또한 칸을 밟기 시작했다. 이번 2017년 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비롯해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와 '그 후', 그리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악녀', '인터뷰: 사죄의 날', 그리고 '김감독'까지 총 8편이다.

그래서 이번 신비한 '영화인' 대백과사전은 이전과 달리 색다르게 준비해보았다. 칸의 땅을 밟을 행운을 얻었던 한국 영화들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칸 국제영화제 최초 수상작 : 송일곤 감독의 '소풍'(1999년 경쟁부문 단편영화상)
-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은 한국 영화. 1999년에 제작된 단편 영화로 실직 가장이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동반자살하는 이야기를 그리며 IMF 시대의 우울한 초상을 스크린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 14분짜리 영화 '소풍'은 그해 김대현의 '영영', 그리고 김성숙의 '동시에'와 함께 경쟁부문 단편영화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고, 그해 수상까지 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 영화 중 처음으로 칸 영화제 수상작이 나왔다.

▲ ⓒ 문화뉴스 DB

칸 국제영화제 단골손님 : 홍상수 감독
- 칸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그의 사생활 문제가 주목받지만, 칸에서는 그의 작품은 '엄지 척'이다. 1998년 '강원도의 힘'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처음 초청받아 프랑스의 비평가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2004년('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극장전'), 2010년('하하하'), 2011년('북촌방향'), 2012년('다른 나라에서'), 그리고 2017년 올해엔 그의 작품이 무려 2편('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이나 초청받았다.

▲ ⓒ 일간스포츠 제공

칸 국제영화제 한국인 최다수상자 : 박찬욱 감독
- 홍상수 감독과 함께 칸에서 사랑받는 '깐느박' 박찬욱 감독 또한 한 획을 그은 한국인 감독이다. 칸에서 상 한 번 받는 것 자체가 영광인데, 박찬욱 감독은 무려 2번씩이나 상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 2관왕을 기록했다(2016년 '아가씨'의 예술감독 류성희가 받은 벌칸상은 제외). 2004년 박찬욱의 역작 중 하나인 '올드보이'는 칸으로 초청받아, 그해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5년 뒤인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칸 국제영화제 최초 한국인 심사위원 : 故 신상옥 감독
- 한국인 최초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은 지난 2006년에 세상을 떠난 신상옥 감독으로, 1978년 부인이었던 배우 최은희와 납북되었던 사건으로 유명하다. 북한영화 중 '소금', '불가사리'가 그의 작품이다. 신상옥 감독은 1994년에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다(당시 심사위원장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해 황금종려상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 심사위원 대상은 장예모의 '인생'과 니키타 미할코프의 '위선의 태양' 공동수상이었다.

 

칸 국제영화제가 선택한 한국인 여배우 : 전도연
- 한국 여배우를 대표하는 전도연, 현재까지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인 배우다. 전도연은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통해 그해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그리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으로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싹쓸이한 데 이어 프랑스 칸까지 진출하여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 그 후, 전도연은 2014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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