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신상공개에 사적제재 우려
경기도교육청, 징계위원회 열기로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사안 관련 조사 결과' 발표하는 임태희 교육감[경기도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사안 관련 조사 결과' 발표하는 임태희 교육감[경기도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뉴스 박은숙] 25일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숨진 고(故) 이영승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로 추정되는 이들의 얼굴과 이름 등이 공개됐다.

신상을 공개한 계정 운영자는 “교사에 돈을 뜯어낸 학부모 악성 민원을 군대 간 고 이영승 교사가 알아서 해결하게 한 전 호원초 관리자”라며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라고 적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전 호원초 교장을 맡은 이가 과거 한 언론 매체와 나눈 인터뷰 장면이 담겼다. 해당 교장은 현재 경기도의 다른 학교에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이름과 얼굴을 다 공개해야 한다”는 식의 반응이 나온 한편, 무분별한 신상공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앞서 온라인상에는 교사들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이른바 ‘악성 민원 학부모’들의 신상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사실과 무관한 허위사실이 퍼져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고인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고 의심되는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고인이 악성 민원을 겪어온 사실을 알고도 단순 추락사 처리한 당시 호원초 교장·교감 등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교사는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기 전 호원초 학부모 A씨 등의 민원 제기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들 B씨가 2016년 수업 도중 페트병을 커터칼로 자르다가 손을 다쳤다는 두차례에 걸쳐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치료비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 교사가 군입대를 한 이후에도지속적으로 아들 치료비를 요구했고, 고인은 사비로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A씨에게 줬다. 이후 고인은 2021년에도 학부모들로부터 민원을 받았고 같은해 12월 숨졌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고 이영승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뉴스 / 박은숙 pes-1210@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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